▲ 'Two x Three'의 한 장면이 시연됐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영국 현대무용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안무가 러셀 말리펀트가 '제20회 서울세계무용축제' 개막작으로 한국을 찾았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제20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17)' 개막공연 러셀 말리펀트 컴퍼니 '숨기다 | 드러내다' 프레스콜이 열렸다. 러셀 말리펀트 안무가는 "'숨기다 | 드러내다'의 의미는 조명에 의해 숨겨지고 드러나는 무용수의 움직임을 이야기한다"라면서, "'Piece No. 43'과 '<<both, and>>'는 최신작이며, 'Two x Three'는 원래 1998년에 다나 푸라스를 위해 만든 솔로작품이지만, 현재는 세 명의 여성 무용수 출연으로 재구성됐다. 'One Part II'는 1997년 만든 솔로작(러셀 말리펀트가 직접 출연하는 솔로작)"이라고 소개했다.

러셀 말리펀트는 로얄 발레 스쿨에서 교육받았으며, 1996년에 러셀 말리펀트 컴퍼니를 설립했다. 그는 실비 길렘, 로베르 르빠주, 아이작 줄리앙, 발레보이즈, 라이언 오페라 발레단과 같은 명망 있는 아티스트 및 단체와 작업해왔다. 2002년 그는 자기의 작품 '쉬어'에서 뛰어난 협업으로 타임아웃 라이브상을 수상했으며, 2003년 '초이스'로 사우스뱅크쇼상을 거머쥐었다. 2003년 말 그는 로얄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된, 실비 길렘과 발레보이즈를 위한 '브로큰 폴'을 만들어 올리비에상 최고 무용신작 부문을 수상했다.

러셀 말리펀트는 9일과 10일 열린 개막작을 소개했다. 그는 "개막작의 세 작품인 'Two x Three', '<<both, and>>', 'Piece No. 43'은 지난 20년간 내가 여러 번 함께 작업했던 작곡가들인 앤디 카우튼과 무쿨의 의 커미션 음악이 사용됐다. 'One Part II'는 바흐의 음악이 사용됐다"라고 말했다.

이날 취재진에게 러셀 말리펀트는 'Two x Three'를 소개했다. 작품에 대해 러셀 말리펀트는 "처음에는 두 줄로 된 빛의 라인으로 구성된 작품을 구상했다"라면서, "연습실에서 조명 없이 마크를 한 상태에서 연습하던 도중에, 마이클 헐스가 연습을 구경하러 왔다. 라인 형태보다는 사각형으로 빛을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당시 그의 제안에 따라 현재와 같은 조명을 가진 작품이 탄생했다"라고 이야기했다.

▲ 러셀 말리펀트 안무가가 프레스콜에 참석했다.

조명을 많이 사용한 이유를 묻자 러셀 말리펀트는 "조명과 안무의 협업에 관심이 많다"라면서, "같은 공간에서도 조명에 따라 달라지고, 조명의 유무에 따라 무용수의 움직임과 비치는 것도 다르다. 조명으로 인해 건축적이고 조각적인 몸이 완성된다. 조각품을 보았을 때, 형태는 그대로 있고 빛의 움직임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 보이는 점에 흥미를 느꼈으며, 작품에도 그 기술을 접목했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이러한 조명과 안무의 협업 작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마이크 헐스와의 작업에 대해서 "마이클 헐스는 아주 뛰어난 감각을 가진 조명 디자이너"라면서, "공간과 안무지식이 있는 조명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그와 나는 약 25년간 함께 일해왔다. 'Piece No. 43'은 마이클 헐스와 내가 함께하는 43번째 협업작이며, 작품명도 고민 끝에 'Piece No. 43'이라 정했다"라고 밝혔다.

'빛의 안무가'로 불리는 마이클 헐스는 무용발전에 대한 공로로 옥스퍼드 무용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러셀 말리펀트와 마이클 헐스의 협업은 2017년 발레보이즈의 다큐멘터리 '빛과 춤'으로 제작되었으며, '텔레그래프'지에서는 그들의 작업을 "영국 현대무용계에서 아마 가장 중요하고 창의적인 파트너쉽"이라 묘사했다. 마이클 헐스는 무용과 연극을 공부한 조명 디자이너로, 러셀 말리펀트 외에도 윌리엄포사이드, 아크람 칸, 영국 국립발레단, 리옹 오페라 발레단 등과 함께 작업했다.

한편, 10월 9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제20회 서울세계무용축제'는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행사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CKL 스테이지, 디큐브시티 프라자광장 등에서 열린다. 총 19개국 45개 단체가 참여한 40여 편이 공연된다. '시댄스'는 1998년 제13차 국제무용협회(CID-UNESCO, 이하 CID) 세계총회 서울 유치를 계기로 탄생해, 올해까지 75개국 394개 외국무용단, 528개 국내 무용단이 참가한 국제무용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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