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경 벽과나사이 갤러리 관장 ⓒ 김민경 기자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홍익대학교 앞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벽과나사이 갤러리'가 위치해 있다. 이제 개관한지 2년 째 되어간 신생 갤러리에 속하지만, 최은경 관장의 말씀을 들어보면서 갤러리와 미술계가 앞으로 갈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예술은 자유롭고, 작가에서부터 진정성있게 사람을 대하는 것부터 시작"이라는 말은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던 귀감들을 상기시킨다. 모든 것에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 필요한 순간이다.

▲ 최은경 벽과나사이 갤러리 관장 ⓒ 김민경 기자

'벽과나사이 갤러리'에 대해 소개해달라.

ㄴ 다양한 장르, 국적의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작가분들을 균등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벽과 나 사이 갤러리는 지난 1주년 특별전으로 '왕이강'을 초대했고, 앞으로도 많은 해외 작가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전 세계 모든 예술은 통한다고 생각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예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자기 길을 가는 작가라면 함께 하고 싶다. 사실 이런 작가들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작가들은 생계 문제와 관련이 되어 있어서, 휩쓸리다 보면 다른 작품을 하고 잘못하면 작품성이 가벼워 질 수 있다. 작품에 최선을 다하는 작가라면 '진실성'이 보이기 마련이고, 그런 분들을 보면 함께 전시하고 싶다. 

저도, 아버지도 그림을 했고, 그런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전시를 기획하더라도 작가를 잘 이해한다. 작가가 곧 작품이기에 작가를 배제하고 작품만 상품화할 수는 없다. 완전히 작가를 이해해야 작품을 사랑하게 되고, 그 작품이 온전히 제 것이 되야 판매로 이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갤러리를 운영하고 전시를 하면서도 저는 작가 편이다.

 

이번 'PAUSE, 잠시 멈추다' 전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ㄴ 작년에 조각협회에서 전시를 했었다. 30-40명 작가가 1,2점씩 내서 그룹전을 했었는데, 그 기회로 조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 조각을 하려면 체력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 그에 비해서 많이 안 알려져 있고 전시 기획에서 소외된 측면이 있었다. 그래서 조각에 관한 전시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예술의 전당에서 올해 봄에 조각 페스티벌을 했는데, 작가분들이 좋아서 몇몇 분들께 같이 하자고 했다.

이번 전시는 무거운 주제라기보다 재밌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조각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 'PAUSE'에서처럼 관람객들이 잠시 쉬어가며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고, 작가들의 메시지에서 위안을 얻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조각에 대해서 많이 알려드리고 싶었고, 조각도 이렇게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조각은 페인팅과 결합할 수도 있고, 부조라서 벽에 걸 수도 있다. 조각은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면이 어우러져서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 

 

갤러리의 올바른 방향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ㄴ 작품을 수시로 살 수 있는 컬렉터들이 한국에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그분 상대로만 작품을 판매하는 것은 어렵다. 작가분들에게 기회를 드리기 위해 전시도 하지만, 기관이나 기업, 병원, 기업 등을 상대로 판매를 위주로 하고 있다. 예술 작품은 어디에서나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기업 같은 큰 곳에서 작품을 소장한다면 인테리어로 작품을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작품이 놓인 곳은 분위기가 달라진다. 사람들은 작품에서 위안과 평안을 얻는다.

갤러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일반인들이 갤러리에 들어가서 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사진을 찍어도 되나요? 입장료가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이 갤러리에 많이 와서 보는 부분이 중요하다. 꼭 그들이 사지 않더라도 작품을 보고 나서 공유하고, 다른 분들도 같이 오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미술 작품을 감상할 기회가 즐길거리로서 확산되야 작품 판매가 같이 이어지고, 또 갤러리도 활성화 된다. 이런부분이 안되면서 작품이 안 팔린다고 하면 모순되지 않았나. 벽과 나 사이 갤러리가 홍대 같은 유동인구 많은 곳에 자리 잡은 이유는 많은 관람객이 작품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기 위한 것도 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SNS도 활발히 하고 있다.

 

▲ 최은경 벽과나사이 갤러리 관장과 'PAUSE, 잠시 멈추다' 전시를 함께한 작가들 ⓒ 김민경 기자

현재 미술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작가보수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ㄴ 정부에서 작가와 문화예술을 키우려면 당연히 지원이 돼야 한다. 그런데 경력으로만 따진다면 정확히 어떻게 산출할지 의문이다. 보통 중견 작가일수록 여유가 있을 것이고, 반대로 적게 받는 작가일수록 생계가 어려울 것이기에, 경력만 따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있다. 어떤 작가는 국가가 제공해주는 돈을 꼭 필요하게 생각하고 받을 수도 있지만, 다른 작가는 자존심 상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작가 개개인에게 무엇이 필요할지 더 조사해서 작업 공간을 제공하는 등의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avin@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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