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이 본지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문화 人]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 "여성 대상 범죄 불편함? 오해 말았으면" ② 에서 이어집니다.

* 영화 '청년경찰'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적들에 의해 깨지는 장면'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장면의 '롱쇼트 롱테이크'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인 액션 합은 어떻게 짰는가? 
ㄴ 어떤 컷으로 '다찌마와리'(편집자 주 : 일본어로 난투 장면을 의미)를 구현하면, 물리적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 하나 찍고 맞는 장면 하나 찍는 형태로 하는 편인데, 이 영화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애들이 하는 싸움을 하는 장면이고, 촬영감독님과 CCTV에서 보는 듯한 싸움 장면을 연출하기로 했다. 싸움이 발동되는 순간부터 엔딩까지 쭉 보여주는데, 그때 나오는 느낌이 관객들이 "와, 싸움이 시작됐네"라면서 눈이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 된다. 둘이서 공격하고 회피하는 게 어렵겠지만, 도전해보자고 했다.

배우들이 고생했다. 다행히 운동 신경이 어마어마해서 정해진 합 아래에서 진행됐다. 예를 들어, 의자를 던지는 장면에서 강하늘 씨가 피하려고 할 때 움직이는 모습들이 즉흥적으로 나온다. 물론 어디로 던지는지에 대한 디렉션은 한 상태로 촬영했다. 배우분들한테 상당히 고맙다. 잘 나온 장면이라 만족스럽다.

▲ 김주환 감독이 언급한 영화 '청년경찰'의 격투 장면

쇼박스 홍보팀, 투자팀을 거치면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 참 신기한 이력인데, 어떻게 영화를 쓰고 감독하게 됐나?
ㄴ 언젠가 디즈니나 픽사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다. 이야기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여인의 향기'와 같은 영화를 미국에서 유학하는 기간 봤다. 영화는 최고의 친구가 됐다. 대학교에서 전공 외로 시나리오 공부를 시작했다. 언젠가 영화를 하고 싶었고,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니 연줄이 없었다.

때마침 쇼박스 홍보팀 공채가 나서 운 좋게 합격을 했다. 영화를 일로 하면서, 내가 어떻게 하면 업계 안에서 영화를 만들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다. 월급이 들어오는 대로 단편을 만들고, 맨땅에 헤딩해서 방법을 찾게 됐다. 그 연장 선상에서 이렇게 영화를 만들면 관객이 좋아하는구나 아닌가를 마케팅하면서 공부했다.

▲ 영화 '안내견' 포스터

그 결과물로 지난해 단편영화 '안내견'이 칸 영화제 단편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어떤 작품이며, 초청 소감을 들려 달라.
ㄴ '안내견'은 조선족 노동자가 비루한 삶을 살다 유기견과의 우정을 쌓고, 그 유기견을 구하기 위해 몸을 바치는 인간과 동물 이야기다. 조선족 노동자가 핍박을 받는데, 이 친구가 노숙인 사이에서도 차별을 받는다. 그런 삶에서 유기 안내견을 만나 삶이 변하고, 성장한다. 되게 슬프고, 마음 아프고, 액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청년경찰'에서도 살벌한 20분이 있는데, 적대적 공간에서 물리적 위험이나 극명한 위기에서 목숨을 왔다 갔다 하는 순간이 있다. 그 영화의 서스펜스, 스릴을 다루면서 '청년경찰'을 구현할 수 있는 경험이 생겼다. 새로운 장르를 노력해보고, 도전해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도 공포 요소를 넣게 됐다. 주인공, 피해자 모두 그 공간에서 느끼는 정서가 있는데, 큰 영화에서 연출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장르적 특성을 쓰든 간에 관객이 계속 눈을 스크린에 둘 수 있도록 호흡 조절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야 했다고 봤다.

제20회 판타지아 영화제, 제16회 오덴세 국제 영화제 등 다양한 곳에서 초청받았는데 엄청 좋았다. 영화를 못 만든지 오래됐었는데, 칸에서도 초청을 받게 됐었다. 현장에 나가서 짧은 연출 경험이지만 좋았다. 그러면서 관객을 겨냥한 감정을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은 연출이라는 내 존재의 확인이었다. '안내견'과 '코알라'를 롯데 투자팀에서 보셨다. 내가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고, '청년경찰'이 그렇게 나오게 됐다.

▲ 영화 '청년경찰'의 한 장면

영화의 엔드 크레딧 마지막 부분에 '마블 자막'처럼 속편을 암시하는 쿠키가 등장한다. 속편에 대한 기대나 계획이 있는 것인가?
ㄴ '청년경찰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라는 내용으로 자신 없게 조그맣게 넣었다. (웃음) 영화로 돌아오는 것도 있겠지만, 언젠가부터 이 세상에 청년경찰이 많다고 느꼈다. 그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힘을 얻으면 좋겠다고 봤다.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경찰대생 두 명을 취재했다. 그중 한 친구가 "형, 나도 '청년경찰'이에요"라면서 근무복 셀카를 찍어왔다. "이게 영화다"라는 느낌이 있었다. 영화적으로 가짜 문법을 다루지만, 실존 인물이라는 생각으로 찍으면서 진정성으로 접근했다.

속편은 나의 의지와 관객이 이 영화를 사랑해주는가의 비례로 생각한다. 그게 반비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의무와 책임으로 더 큰 웃음, 스릴있는 전개를 노력해서 찾아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실 지금은 언급하기에 시기가 이르다. '리썰 웨폰' 시리즈를 다 봤고, '나쁜 녀석들' 시리즈를 다 봤다. 3편도 나온다는 소식이 있다. 그런 시리즈물이 한국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기획, 영화 완성 과정, 현장 모두 좋았고, 이는 배우들의 케미가 좋아서 가능한 것이었다. 더 좋은 플롯만 나온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기고 싶나?
ㄴ 가장 중심적인 것은 인간의 휴머니즘이다. '청년경찰'도 피해자와 그들을 구하려는 보이지 않는 정, 친구 사이의 보이지 않는 정, "나쁜 놈들이 이러면 안 돼"라는 교수님의 정의가 있는 이야기 등 인간에 대한 내용인데, 어떤 장르와 톤으로 이야기할지 고민한다. 진지하고 강한 이야기도 접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무섭고 센 느아르, 혹은 인간을 깊게 다루고 싶은데, 앞으로 도전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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