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문섭, 관계(위치) Relation(Placement), 1972, 철판, 시멘트, 작가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이 한국 미술사의 주요 원로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해 온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의 조각부문 '심문섭, 자연을 조각하다'전을 10월 9일까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심문섭의 시기별 대표 조각 작품뿐만 아니라 드로잉, 회화, 사진들도 함께 전시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의 부제인 '자연을 조각하다'는 자연의 근원에 가까운, 자연이 빚은 조각을 의미한다. 자연의 형상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그것 자체로' 있는 현상을 드러낸다는 의미에 가깝다. 그의 작업 경향은 나뭇가지와 바위, 시멘트, 밧줄 등 지극히 일상적인 재료를 통해 자연과 문명에 대한 사색과 성찰을 표현한 유럽의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가난한 미술)와 연결 지어 볼 수 있다. 그러나 삶과 예술의 근접성을 추구하며 특징적인 우울함을 내포하고 있는 아테르 포베라와 달리 심문섭의 작업은 자연을 일깨우는 제시물에 가깝다. 그는 작품을 둘러싼 빛, 바람, 대기의 흐름까지 포함함으로써 자연의 순환을 통한 창조를 제시하고 있다. 그가 지니고 있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은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동양적 사고관이며, 또한 통영 앞바다에 떠있는 수많은 작은 섬들 사이에서 꿈꾸었을 순수하고 근원적인 미지의 세계, 즉 자연에 대한 동경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1970년대 이후 한국 조각계에 주요하게 등장했던 물질의 개념이 심문섭의 작업 전반에 어떻게 반영, 전개되어 왔는지 그 의미를 살펴본다.

▲ 심문섭, 제시 The presentation, 2005, 철, 돌, 전기설치 ⓒ 국립현대미술관
▲ 심문섭, 목신 Wood Deity, 1992, 나무, 작가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 심문섭, 제시 The presentation, 2001, 돌, 광섬유, 작가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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