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씨어터와 안톤 체홉 학회의 전훈 사실주의 희곡전 렌트 더 리얼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MHN 박정기] 전 훈은 서울生으로, 보성고와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하고, 96년 러시아 모스크바 쉬옙낀 연극대 M.F.A.(연기실기석사)출신 연출가다. 1996년 희곡 [강택구]로 동서희곡문학 신인작가상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극단 애플씨어터 대표 겸 연출이고, 서울예대 연극과 출강중이다.

집필하거나 연출을 한 작품으로는 97 [결혼전야] (전훈/작) 아룽구지 소극장 외 다수, 97 [NANTA](Original version) 환 퍼포먼스, 호암아트홀, 98 [갈매기](체홉/작) 극단 떼아뜨르 노리-체홉 페스티발 참가작, '98 [좋은?녀석들](이만희/작) 극단 연극세상, 아룽구지 소극장, 98 경주세계문화EXPO 메인이벤트 총연출 "인류화합음악축제" "99 [벚꽃동산](체홉/작) 서울시립극단, 세종문화회관소극장 '99-2000 [樂햄릿](조광화/작) 서울뮤지컬컴퍼니, 호암아트홀, 장충체육관 2001[유리가면]-episode1″기적의?사람"(전훈/각본)-열린극장, 인켈아트홀, 2001서울공연예술제"참가-바탕골소극장- 2002 [죽음의 토크쇼] (전훈/작) – 인켈아트홀, 2002 [월미도 살인사건] (스가 고헤이/원작, 전훈/번안) – 인켈아트홀, 2004 안똔 체홉 4대 장막전 [벚꽃동산]동국대극장,[바냐아저씨]국립극단, (동아연극상 연출상, 작품상 수상) [갈매기] 정동극장, [세자매] 정미소, 2006 [유리가면]-episode5 "또 하나의 영혼" (전훈/각본) -인켈아트홀, 2008 [말괄량이 길들이기](셰익스피어/작) 서울시극단 – 세종M씨어터, 2010 [내일은 챔피온]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서울연극제 출품작, 무대미술상) 2010 [숲귀신] (안똔 체홉) 연출 게릴라 소극장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내우수작 선정), 2011 <아마데우스>(피터 쉐퍼/작> – 국립명동예술극장

2014년 전훈은 안톤 체홉의 작품전체를 공연하기 시작했다. <숲귀신> <바냐 삼촌> <파더레스> <챠이카> <검은옷의 수도사> <벚꽃동산>을 비롯해 자작희곡인 <내일은 참피온> 그리고 피터 쉐퍼의 <아마데우스>를 연출하고 2016년 6월 12일부터 2017년 7월 6일까지 아트씨어터문에서 <전훈 사실주의 희곡전>을 공연하고 있다.

사실주의 희곡작품으로는 <내일은 챔피온> <회상> <결혼전야> <죽음의 토크쇼> <월미도 살인사건> <강택구> 그리고 <렌트 더 리얼>이다.

렌트 더 리얼((Rent the Real)은 극의 배경으로 봐서는 건물의 한 방에서 일어나고 방세문제로 시작되는 것으로 집세(Rent the Real Estate)가 맞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다.

무대는 건물의 1실이다. 벽에 공원의 벤치 같은 긴 나무의자가 놓이고, 그 오른 쪽이 방의 출입구다. 출입구의 복도를 통해 건물 위층과 밖으로 통한다. 방안에는 의자도 보이고, 오른 쪽 객석 가까이에는 전자건반악기와 기타가 놓여있다. 전등을 켜지 않고 촛불을 켜놓고 있다.

이 방에는 골목길 벽이나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단체에 소속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음악활동을 벌이는 청년이 살고 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건물주 노릇을 하는 젊은 남성이 밀린 월세를 독촉하러 모습을 드러내, 화가와 승강이를 벌인다. 화가는 벤치에 누워있는 악사를 가리키며 조용히 해 달라는 부탁을 하며 꼭 월세를 갚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건물주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청하고 퇴장한다. 전기료가 여러 달 밀렸는지, 전원공급이 차단되어 촛불을 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추운 날씨에 전원이 끊겼으니, 방안에 냉기를 견디지 못해 화가와 가수는 커다란 깡통에 악보와 스케치를 한 그림을 태워 불을 쪼인다. 화가는 휴대전화를 받고 급히 외출을 한다.

악사노릇을 하는 청년만 혼자 있는 방에 위층 여자가 촛대를 들고 불을 빌리러 내려온다. 불이 붙은 촛대를 들고 위로 올라가지만 잠시 후 불이 꺼졌다며 다시 내려온다. 방안에 기타와 전자건반악기가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을 가수라고 소개한다.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가수지만 오페라 라보엠의 여주인공 미미와 같은 이름이다. 때는 크리스마스이브로 설정이 되고, 깡통에 남은 온기에 손을 녹이며, 악사의 반주로 가수의 노래가 시작되면서 두 사람의 열기가 방안의 냉기를 밀어내면서 사랑의 기운까지 감돌기 시작한다. 가수는 악사에게 키스를 한다.

그 때 나갔던 화가가 체격이 좋은 행위예술을 하는 여인과 함께 등장한다. 건물주 청년의 등장으로 행위예술을 하는 여인은 건물주 부친과 재혼을 한 여인의 딸인 것으로 설정이 된다. 곧 이어 외국에서 귀국한 몸집이 퉁퉁해 뵈는 남성과 그와 동반한 귀여워 뵈는 여성이 함께 이 집을 찾아온다. 귀국한 남성도 대중음악을 하는 인물이고 여성은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생활하는 여성인데, 처음 만나자 마자 귀국남과 동행하기로 하고 이리로 온 것으로 소개가 된다. 이들 개개인의 내력과 재능 그리고 우정과 애정이 노래와 함께 극 분위기를 서서히 상승시킨다. 물론 건물주와의 갈등이 노정이 되고, 무명의 가수인 미미는 스스로 팔에 주사기를 찌르며 몸에 병이 있음을 드러낸다.

중간 휴식시간이 있고, 2부가 시작이 되면 커다란 사각의 조형물이 정면에 놓이고 거기에 부처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앞에 행위예술을 하는 여인이 가부좌를 한 채 앉아있다. 집주인 남성, 그러니까 부친의 재혼녀의 딸이니, 결국 남매인 셈인데, 두 사람의 갈등이 여전히 연출되고, 위층에 살던 여인은 악사와 가까워졌지만, 병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고, 실은 두 번이나 낙태수술을 해 건강이 악화된 것이 건물주와의 대화로 인해 밝혀진다. 귀국남과 동행한 여인은 돌발한 교통사고로 절명한 것으로 설정이 되고, 귀국 남은 동행녀의 영정을 들고 등장한다. 거리의 화가는 성공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연극을 통해 대중예술가의 어려운 삶이 소개가 되면서 젊은이들의 불꽃처럼 피어오르는 사랑이 세태를 반영하는 듯싶고 그들이 선호하는 노래와 반주가 관객을 감상의 세계로 인도하면서 열정까지 자극을 한다. 대단원에서 오페라 라보엠에서 미미가 절명을 하듯 가수 미미는 악사남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돌봄 속에서 서서히 운명을 한다.

 

황찬호가 거리의 화가, 박현욱이 악사, 조한나가 위층 여인이자 가수 미미, 황의영이 귀국한 대중음악인, 박재현이 거리에서 노래 부르는 여인, 이규빈이 행위예술가, 그리고 김두영이 젊은 건물주로 등장한다. 출연자 전원이 성격창출에서부터 호연과 열연 그리고 반주와 노래는 물론 춤에 이르기까지 나무랄 데가 전혀 없는 뛰어난 공연이라 극의 도입에서부터 관객을 몰입시키고, 필자 같은 나이든 관객에게는 젊은 날을 돌아보도록 만들며, 관객 모두를 감상과 감동의 세계로 인도하는 창의력이 돋뵈는 수준급 음악극이기에 연극인은 물론 남녀노소 모두에게 권장할 만한 공연이라 평하겠다.

음악감독 박현욱, 안무감독 장민호, 조연출 드라마트루크 한준휘, 사운드 디자인 드미트리 JH, 시닉 디자인 아오리 모다, 일러스트 디자인 Leshji 등 스텝 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애플씨어터와 안톤 체홉학회의 전 훈 사실주의 희곡전, 전훈 작 연출의 렌트 더 리얼(Rent the Real)을 작가의 창의력과 연출력 그리고 출연자의 탁월한 기량 그리고 스탭 진의 열정이 조화를 이룬 한편의 걸작 음악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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