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순'의 이수경 배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Before Sunrise', 해돋이가 주는 기운은 늘 고요하면서도 웅장하다. 문화뉴스가 '비포 선라이즈'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 역시 붉은 태양처럼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예술가다. 이들의 예술혼을 앞으로 연재를 통해 독자분들의 온몸에 전하고자 한다.

여기 첫 장편영화 주연 작품의 개봉을 기다리는 배우가 있다. 1996년생 '유망주' 배우인 이수경이다. 이미 낯이 익은 관객도 있을 것이다. 김혜수 주연의 '차이나타운'(2014년)에서 '일영'(김고은)과 함께 자라오며, 마약에 손을 대고 일을 치면서 '일영'을 곤란하게 만드는 '쏭' 역할을 맡았다. 또한, 드라마 '호구의 사랑'(2015년)에서 톡톡 튀는 이미지인 '강호경'을 연기해 사랑을 받았다. 최근 개봉한 '특별시민'에서는 '변종구'(최민식) 시장의 딸을 연기해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미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용순'은 배우 이수경에게 본격적으로 엔드크레딧의 배우 이름 첫 자리에 위치한 작품이다. 8일 개봉하는 '용순'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대명컬처웨이브상을 받은 작품으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보여준 '우리들'의 제작사인 아토ATO의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용순'은 유난히 뜨거운 열여덟 여름, 달리기와 함께 첫사랑을 시작한 '용순'(이수경)의 이야기를 다뤘다.

'용순'은 첫 장편영화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신준 감독은 확실한 캐릭터 설정을 통해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여성을 바라보는 남성의 편형된 시각'을 경계하려고 애썼다는 신준 감독의 이야기는 허투루 들리지 않는 작품으로, 김유정의 단편소설 '봄봄'에서 볼 수 있는 훈훈한 지점이 필터로 더욱 반짝이는 물결처럼 펼쳐진다. 이수경 배우를 개봉 전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수경은 첫 주연 작품이라는 점에 대해 "그런 생각을 일부러 하지 않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용순'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ㄴ 매우 좋았다. 그 당시 즐겨보던 분위기의 일본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같았다. 그 영화를 챙겨보던 중이었는데, 우리나라에 이런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가 오자마자 오디션을 보게 됐다.

영화의 첫 장면은 상당히 밝은 필터로 선보여졌다.
ㄴ 예상을 하고 있었다. 감독님이 촬영 전에 사진집을 하나 가볍게 읽어보라고 주셨다. 사진이 영화 같은 분위기였다. 그리고 감독님이 원래 단편으로 제작하신 영화 '용순, 열 여덟 번째 여름'도 봐서, 감독님이 어떤 분위기를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차이나타운' 등에서 주로 강한 캐릭터를 맡았다. 이미지 변신을 하고자 한 것인가?
ㄴ 이미지 변신이라고 하면 조금 거창하다. 센 이미지로만 보실까 봐 걱정했다. 솔직히 보시면 세지 않다. 그런 오해를 풀어드리고 싶었다.

'용순'은 어떤 아이라고 생각했나?
ㄴ 사춘기 여고생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당돌하고 거침없는 그런 매력이 있는 귀여운 캐릭터였다. (실제 사춘기 시절의 경험이 들어갔는가?) '용순'처럼 행동으로 뭔가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마음만은 그랬던 것 같다.

'용순' 캐릭터 표현을 연기하면서 주안점을 둔 것은?
ㄴ '용순'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사람의 성격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예전부터 해온 고민인데, '용순'을 연기하면서 풀린 것 같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지 보여주려고 했다.

▲ '용순'의 한 장면

'용순'과 본인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 되나?
ㄴ 닮은 점은 60~70% 정도 된다. (어떤 부분인가?) 나도 사춘기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아빠랑 많이 싸우고 화해도 했다. 선생님을 '용순'과 다른 방식으로 의지하며 좋아했다. 그리고 나도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서 필사적이라고 해야 할까? 친구들을 많이 좋아하는 것도 닮았다. 조금 더 어렸을 때, 성격이 화끈했었고, 딱 부러진 것이 비슷했다. (실제로 선생님을 짝사랑한 경험이 있나?) 이성으로 선생님을 좋아한 적은 없다. (웃음) 하지만 선생님과 친하게 지냈다.

그럼 닮고 싶은 30~40%는?
ㄴ 솔직한 것과 앞뒤를 보지 않고 달려들려는 것인데, 어떨 땐 안 좋고 어떨 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투리 구사를 해야 했는데, 주안점을 둔 부분은?
ㄴ 리딩을 많이 했고, 감독님과 많이 만났다. 감독님이 충청도 분이신데, 지역 특성상 아이들의 사투리가 강하지 않다고 했다. 서울말과 전라도말의 사이쯤으로 생각해서 감을 잡기 힘들었다. 그러한 감을 잡으려 노력했다.

교복도 입어야 했는데, 교복 설정은 어떻게 했는가?
ㄴ 먼저 교복을 입어서 되게 좋았다. 예고를 나왔다. 그래서 실기수업이 많다 보니, 교복을 많이 입지 못했다. 또한, 저희 교복이 요즘 아이들에게 맞춰진 타이트한 것이어서 감독님한테 일부러 치마가 길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게 더 귀여웠다. 왜냐하면, 편하게 찍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짧으면 불편해서 긴 치마로 찍게 됐다.

이 작품에서 '용순'은 달리기를 한다. 달리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신준 감독은 무엇이라 말했나?
ㄴ 내가 잘할 수 있는 운동이 달리기여서 다행이다 싶었다. 감독님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을 택하고 싶으셨다고 말씀하셨다. 다른 운동 종목을 생각해 보셨는데, 달리기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달리기를 선택했다고 했다. (촬영하면서 많이 달렸을 것 같다. 덥지는 않았나?) 사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반 이상 덜 달렸다. 더위를 내가 잘 안 타는 편이어서 다행히 잘 찍었다.

▲ '용순'의 한 장면

'용순'이라는 이름을 듣고 어땠나?
ㄴ 그런 이름을 좋아하는데, 정감 간다. 용 용(龍)에 순할 순(順)이라는데, 센 느낌과 순한 느낌이 공존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개봉되는 작품으로는 첫 주연 작품이다. 기분이 묘할 것 같다.
ㄴ 그런 생각을 일부러 하지 않았다. 뭔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게 더 맞아떨어진 것 같다. '용순' 혼자서 많이 나오는 캐릭터도 아니고, 주변 인물이 많이 나와서 그런 부담감은 적었다. (작품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많은데,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감독님은 캐릭터가 무언가 하나씩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덕문 배우와 부녀 연기를 펼쳤다. 언론 시사회 당시 최덕문 배우는 "아버지 연기를 할 줄은 몰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ㄴ 최덕문 선배님과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호구의 사랑'이라는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적도 있다. 이번 촬영을 하면서, 같은 소속사(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선배님을 만나 제일 편했다. 덕문 선배님 의지를 많이 했는데, 덕문 선배님도 편하게 해주셨다.

최여진 배우와 감정 연기를 많이 펼쳐야 했다. 부담감은 없었나?
ㄴ 걱정이 많이 됐다. '용순' 성격상 캐릭터가 눌리면 안 되는데, 선배님한테 무참히 눌릴까 봐 걱정됐다. 선배님이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셔서, 촬영 걱정을 많이 하셨다. 처음 만나자마자 되게 편했다. 이야기도 하면서 몸을 풀었는데, "걱정하지 마"라고 편하게 말씀해 주셨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대명컬처웨이브상'을 받았다.
ㄴ 부산에 가서 상을 받을지 몰랐다. 상 받아서 영광이었다. 분위기도 좋았다. 개봉한다는 말은 있었지만, 이렇게 할 줄 몰랐다. 언론/배급 시사회나 VIP 시사회나 반응이 다 좋았다. 그래서 '나만 좋은 게 아니지?'라는 생각도 했다.

 

VIP 시사회에 참석한 지인 중 기억에 남는 반응은?
ㄴ 진짜 친한 친구가 보러왔다. 내 얼굴 포스터가 있어서 놀란 것도 있겠지만, 나랑 닮은 것 같아서 눈물이 났다는 말을 했다. (웃음)

포스터가 상당히 잘 나왔다.
ㄴ 티저 포스터도 그렇고, 메인 포스터도 그렇고 마지막 촬영 끝나고 난 후에 찍은 것이다. 이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 (웃음)

새엄마로 등장하는 얀츠카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ㄴ 언니가 한국말을 너무 잘하신다. "이 언니 몽골 사람이었지"라는 생각이 촬영 중에 문득 떠올려질 정도였다. (웃음) 나는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배우는데, 나는 영어도 잘 못 하는 것을 보면 더 그렇다. 언니가 연기도 잘하셔서 좋았다.

촬영은 주로 어디서 했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ㄴ 개울가 장면만 충청북도 옥천이었고, 학교나 집 장면은 경기도 양평이었다. 스태프, 배우분들과 함께 한마을에 같이 사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러다 보니 진짜 새까매졌다. 예전에 찍은 사진을 보면 그렇게 까말 수 없다. 선크림을 엄청 발랐는데도 그랬다.

'앞만 보고 달려'라는 의미의 쪽지가 등장한다.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는가?
ㄴ 느낌으로 와닿은 것은 '용순'이 앞뒤 없이 행동하는 것 같지만, '용순'에게도 무서운 것이 있었을 것이다. '체육'(박근록)한테 무슨 짓을 써서라도 잡으려 하지만, 떠날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있더라도, 자신이 없는 그런 상황이 아닐까 싶었다.

[비포선라이즈] '용순' 이수경 "'좋은 연기' 하는 배우 되겠습니다" ②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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