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뮤직앤픽처스 바이닐팩토리 런칭 기자간담회 열려

▲ 마장뮤직앤픽처스 기자간담회에 LP판과 턴테이블이 놓여 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아이돌 스타나 굵직한 슈퍼스타의 LP 신보가 나온다는 것은 기밀사항이다."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MP3 음원을 들을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 사라진 'LP(Long Playing)'가 다시 부활했다. 2004년 생산라인을 중단한 '서라벌 레코드' 이후, 13년 만에 대한민국 바이닐(LP) 제작 공장인 마장뮤직앤픽처스 '바이닐팩토리'가 1일부터 가동된다. 이를 알리기 위한 기자간담회가 1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열렸다.

▲ 하종욱 마장뮤직앤픽처스 대표가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하종욱 마장뮤직앤픽처스 대표는 "LP를 통해 음악의 본질을 되살리는 일에 작게나마 일조하고 싶었다"라며, "커피 가게처럼 많았던 LP 가게에서, 어떤 LP를 고를지 고심하는 동안 주인에게 눈치 받았던 진상 짓의 풍경을 다시 하고 싶었다. LP 겉면에 사인펜으로 매겼던 감상문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일기이자, 비망록이다. LP를 턴테이블에 놓고, 지지직 거리던 그 찰나는 모든 음악의 가장 경건한 인트로라고 생각한다. 이 아름다운 유희와 감상의 기능을 이 시기에 다시 찾으려는 일은 저희 마장뮤직앤픽처스가 진정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EMI뮤직과 워너뮤직 마케팅부 부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박종명 마장뮤직앤픽처스 이사는 "디지털이 선도하는 시장에서 LP 시장이 13년 만에 부활했다"라며, "모바일과 PC로 간편하게 들을 수 있는 세상에서 왜 LP 공장을 시작했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 그럼 불편을 감수하고, 듣는 음악이 오히려 좋다고 생각해서 LP 제작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음악을 듣는 행위가 소비의 행태로 변화한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 우려와 문제 제기를 주고 싶었다. 이 점에서 고민이 모여 시작된 바이닐 팩토리다"라고 입을 열었다.

▲ 박종명 마장뮤직앤픽처스 이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종명 이사는 "음악을 듣는다는 행위가 불편함을 감소하더라도 적극적인 행위로 이뤄져야 하며, 음악은 소장과 소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라며, "음악산업이 발전하면서 음악을 듣는 매체가 여러 있어 왔지만, 그런 요구를 온전히 담는 매체가 LP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박 이사는 국제음반산업협회(International Federation of the Phonographic Industry, IFPI)의 자료를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갔다.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LP 음반 판매량은 3,200만 장으로 199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과 7년 전인 2008년의 500만 장과 비교하면 무려 6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미국 음악시장에서 LP의 판매 수익이 4억 1,600만 달러(약 4,700억 원) 규모로,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수익을 넘어섰다. '포브스'에서는 2017년 LP 시장 규모를 약 10억 달러(약 1조 1천억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 마장뮤직앤픽처스 바이닐팩토리 런칭 기자간담회가 1일 오전 열렸다.

박종명 이사는 "국내에서는 LP 레코드의 판매 집계가 정확히 이뤄지지 않아서, 대형 온라인 쇼핑몰 A 업체를 근거로 산출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A 업체의 2016년 판매 매출은 약 98억으로 대략 100억원에 이른다. 판매장수는 28만으로, 30만에 가깝다. 아직은 미미한 수치다. 올해는 보수적으로 생각해서 연 15~20% 성장할 것으로 보는데, 115억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고 시장은 제외했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 5년 정도는 계속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LP가 일시적인 붐 현상을 넘어선 지속, 확대될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는 "국내에선 LP 제작 공장이 없어 일본, 영국, 독일 등 해외업체에 의뢰해서 다시 수입하는 형태로, LP 하나 제작을 위해선 평균 5~6개월 걸리는 것이 다반사였다"라며, "의사 소통의 어려움, 밀려오는 주문으로 인한 제작비 상승, 퀄리티 컨트롤이 LP 시장의 성장 저해요소였다. 이제 정식 가공을 하는데 3~4주 내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을 기쁜 마음으로 말하게 됐다. LP 생산에 있어서 프레싱 기술, PVC 제작이 국산화됐다"라고 설명했다.

"LP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장뮤직앤픽처스에서는 LP 생산 외에도 아날로그 관련 상품에도 큰 관심이 있다"라며, 박 이사는 "턴테이블, 스피커 제작에도 오랜 기간을 제작해서 그 결과물은 추후에 알려드리겠다. 국내 최고의 오디오 전문가, 공학박사, 제작사가 함께해서 내수뿐 아니라 수출에도 역점을 두려 한다. 턴테이블은 LP를 처음 듣기 시작하는 비기너들을 위해 간편한 구동과 어느 정도의 오디오 파일적인 음량을 다 낼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 백희성 마장뮤직앤픽처스 실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백희성 마장뮤직앤픽처스 실장(전 마장싸운드 스튜디오 레코닝 엔지니어)은 "레코딩 엔지니어로 LP를 만드는 작업의 초보인 내가 지금 위치에 올 수 있던 이유는 1세대 레코딩 엔지니어인 이청, 이태경 선생님께 자문 및 기술 전수를 받고, 마스터들의 손길을 이어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해서 PVC 원료, 프레싱 머신 등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넣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레코드의 청음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해외 LP에 뒤지지 않고, 사운드가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최근 오프라인 음반 시장에서 특히 아이돌 팬덤이 강세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아이돌 LP 제작 계획은 없는지 묻자 박종명 대표는 "저희한테 계속 국내 굴지의 음반 유통사가 연락을 해주고 계시고, 이 자리에도 몇 분이 참석하셨다. 아이돌 앨범이나 슈퍼스타 앨범이 나오는 곳이라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계신다. 아이돌 스타, 굵직한 슈퍼스타의 신보가 언제 나온다는 것은 기밀사항이다. 하지만 꾸준히 대화를 나누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종명 대표는 최근 어떤 장르가 많이 LP로 판매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LP 장르로 대다수는 1970~80년대 가요 명반의 재발매 이슈가 있다. 특이하게 클래식 LP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외국에서 제작되는 LP로는 글로벌 유통사인 소니, 워너, 유니버설 뮤직이 포함되어 있다. 일반 팝 앨범도 상당수로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서울사운드 대표인 이태경 마장뮤직앤픽처스 기술고문은 "LP 부활에 많은 기자분이 참여할 줄 몰랐다"라며, "미약하나마 내가 아는 것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원판을 녹음하는 소리가 LP의 생명을 좌우한다. 마장뮤직앤픽처스 바이닐팩토리 퀄리티는 단연 세계적인 수준에 와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틀림없이 점차 오프라인 시장을 LP가 주도해나갈 것이라 믿는데, 마장 바이닐팩토리의 생산품이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태경 마장뮤직앤픽처스 기술고문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어 모니터링을 진행한 박성수 스테레오사운드 편집주간은 "일반 시장과 마니아 시장을 엄격히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일반 팬들이 3만원짜리 LP를 누가 살 것인가라는 의문이 있을 텐데, 10여 년 전부터 타워레코드 정규 매장이 생길 정도로 커지고 있다. 새로 나온 음반을 여러 장 모니터링했다. 음질 따질 때 소리의 표정만 따질 수 있는데, LP는 더 깊은 영역으로 간다. LP에 기계적인 부분이 많아서, 모든 기술이 노하우가 아닌 것이 없다. 모든 요소가 잘 결합되어, 안정감 있는 소리를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박성수 편집주간은 "특정 부분에서 제조환경의 문제가 생겨 소리가 튈 수 있다고 하는데, LP 특성이 아니냐고 할 수 있다"라며, "그것은 결함이다. 그 결함을 최소화하는게 중요하다. 안정감있는 음향의 특성이 있는 그릇에 음악을 담는 것이다. LP에 대한 음질 퀄리티는 CD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마장에서 나온 LP는 안정감이 상당히 좋다. 옛날 LP와 좀 다른 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다. 바로 그것이 요즘 21세기 LP 제조사들이 추구하는 하나의 최종 목적지다. 옛 소리를 복원하는 차원을 넘어서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mir@mhns.co.kr 사진=ⓒ 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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