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17일 오전 11시부로 올해 첫 폭염주의보 발효
외부활동 자제하고 냉방, 환기 등으로 기온 조절해야
온열질환 환자 발생 시 증세별 대처 방법

사진 = 15일 오후 광주 서구 내방로에서 시민들이 뜨거운 햇볕에 달아올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로를 건너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 = 15일 오후 광주 서구 내방로에서 시민들이 뜨거운 햇볕에 달아올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도로를 건너고 있다 / 연합뉴스

[문화뉴스 우현빈 기자] 올여름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17일 오전 11시를 기해 각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한다고 오전 10시 발표했다. 이번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지역과 최고기온/체감온도는 다음과 같다.

폭염주의보 발령 지역별 기온(자치단체 청사 기준, 최고기온/체감온도 순, ℃)
- 광주광역시(34/31)
- 대구광역시(35/31)
- 강원도: 춘천시(32/29), 홍천군(32/29)
- 전라북도: 완주군(32/29)
- 전라남도: 담양군(34/31)
- 경상북도: 구미시(34/31), 영천시(34/31), 군위군(33/31), 칠곡군(34/32), 김천시(34/32), 상주시(34/30), 의성군(34/31)

기상청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폭염특보의 기준을 기온에서 체감온도로 변경했다. 바뀐 기준에 따르면 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되는 경우,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에 내려질 수 있다.

이번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역 중 기상청이 발표한 시간대별 체감온도가 33도를 넘어가는 지역은 없으나, 기온이 어제보다 2도가량 오르면서 온열질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폭염주의보를 발령할 것으로 보인다. 내가 사는 지역이 폭염주의보 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관심' 수준의 폭염영향예보가 전국적으로 내려진 만큼 온열질환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이번 폭염주의보는 17일 하루로 그치고, 그 뒤로는 잠시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여름이 평년보다 더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온열질환과 그 대응 방법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폭염이 닥쳐왔을 때나 온열질환이 발생했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사진 = 여름철 폭염대비 건강수칙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사진 = 여름철 폭염대비 건강수칙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가정에서의 대응 방법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외출해야 한다면 챙이 넓은 모자를 써 햇볕을 가리고, 가벼운 옷차림을 해 열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옷은 되도록 밝은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밝은 옷, 특히 흰옷은 빛의 형태로 가해지는 열에너지를 반사하기 때문에 검은 옷에 비해 더 적은 열을 받게 하기 때문이다. 길고 헐렁한 검은 옷을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땀의 증발을 이용한 방법인 만큼 여름이 습한 우리나라에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습도가 높으면 옷 사이로 공기가 흐르더라도 땀이 잘 증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출 시 탈수에 대비해 물병 등 수분을 보충할 수단을 챙기는 것이 좋지만,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는 오히려 이뇨 작용을 촉진해 몸의 수분이 빠져나가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은 더더욱 피해야 하는데, 카페인처럼 탈수를 유발할 뿐 아니라 체온을 올리고 더위를 잘 느끼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실내에서는 냉방기구를 사용해 기온을 조절하되, 실외 기온과 너무 큰 차이가 나면 오히려 냉방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실내·외 온도차를 5℃ 내외로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여름철 건강 냉방 온도는 26~28℃라고 안내하고 있다.

만약 냉방을 할 수 없는 실내라면 햇볕을 가리고, 맞바람이 불도록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갇힌 실내 공기의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게 되며, 대부분의 차량은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는 냉방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동이 꺼진 자동차에는 노약자나 어린이만 남겨두지 않는 것이 좋고, 불가피한 경우 반드시 창문을 열어 환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외출 도중 온열질환 증세가 나타난다면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시원한 음료를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온열질환의 대표적인 증세로는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근육경련 등이 있다. 온열질환 외에도 부정맥,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이나 미주신경성 실신처럼 기립성저혈압을 동반하는 신경질환 등이 있다면 폭염으로 인해 실신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사진 = 강남구 대청경로당에 세워진 무더위 쉼터 안내 표지 / 강남구청
사진 = 강남구 대청경로당에 세워진 무더위 쉼터 안내 표지 / 강남구청

무더위쉼터를 이용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무더위쉼터는 폭염 중 노인, 어린이, 취약계층을 포함해 시민들이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냉방이 이루어지는 시설이다. 주로 경로당, 마을회관, 주민센터, 아동센터 등 냉방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이 지정되어있고, 아예 따로 무더위쉼터로 구성, 운영되는 곳도 있다. 최근에는 은행들도 이에 동참하는 등 무더위쉼터가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무더위쉼터는 안전디딤돌 앱이나 각 시군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유사시를 대비해 평소에 위치를 확인해두는 것이 더 좋다.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대응 방법

냉방이 잘 되는 회사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햇볕이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막고 환기가 잘 되도록 창문이나 출입문을 연 채 선풍기 등을 활용해야 한다.

또한 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시간을 주되, 장시간 한 번에 쉬는 것보다 짧게 자주 쉬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당연히 야외 행사, 체육대회 등 외부 행사는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야외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실외 작업장이라면 물, 그늘, 휴식을 제공하는 폭염 안전 수칙을 항상 준수해야 하며, 특히 온열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2시부터 5시 사이에는 무더위 휴식시간제를 적극 시행하는 것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사진 = 2017년 환경부의 쿨맵시 홍보 포스터 / 환경부
사진 = 2017년 환경부의 쿨맵시 홍보 포스터 / 환경부

직장인이라면 넥타이를 풀고 재킷 없이 반팔 셔츠 등을 입고 출근하는 등 시원한 옷차림으로 출근하는 것이 좋다.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10~20분 정도 짧은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학교에서는 에어컨 등 냉방장치를 충분히 가동하되, 교무실과 교실 등 교직원과 학생이 머무르는 곳 모두 냉방이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만약 시설 문제 등으로 냉방장치 운영이 곤란하다면, 무리하게 학사일정을 강행하기보다 단축수업이나 휴교 등의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운동회 등 야외활동 역시 되도록 폭염 기간을 피해 진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학교는 단체 식중독에 매우 취약한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했다면

사진 =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의 건강진료센터의 모습. 각 대학에는 건강센터, 진료센터 등 보건시설이 마련되어있다 / 홍익대학교
사진 =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의 건강진료센터의 모습. 각 대학에는 건강센터, 진료센터 등 보건시설이 마련되어있다 / 홍익대학교

만약 온열질환 환자를 발견했다면 우선 그늘 등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상태를 살펴야 한다. 학교 등 보건시설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으로 옮겨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경우 보건실이 있으므로 그곳에서 도움을 받으면 된다.

의외로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대학교의 경우에도 보건시설의 설치가 의무화되어있다. 건강센터, 건강진료센터, 보건진료소 등 이름은 다양하지만 하나씩은 존재하는 시설이므로 평소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환자의 의식이 있는 경우 시원한 곳에서 쉴 수 있도록 하고, 시원한 물 또는 음료를 마시게 해 수분을 보충하고 체온을 낮출 수 있게 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하지만 의식이 없거나 혼미하다면 절대 물을 먹이지 말고 환자의 증상을 살펴야 한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물을 먹이려고 했다가는 자칫 물이 기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땀이 나지 않는다면 열사병일 가능성이 높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가 열을 견디지 못하고 기능을 상실한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의식이 없거나 혼미해질 수 있고, 땀이 나지 않으므로 열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체온이 40도가 넘게 올라가 피부가 건조하고 뜨거워진다. 이로 인해 빈맥, 빈호흡, 저혈압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다발성장기손상 및 기능장애와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열사병의 치사율은 일반적으로 25~30%에 달하며, 즉각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80%까지도 올라간다. 따라서 열사병 환자가 발생했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열사병이 발생했다면 이미 체온이 40도를 넘긴 상태에서 체온 조절 능력을 상실한 것이므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체온을 최소한 39도 아래로 빠르게 낮추는 것이 급선무다. 옷을 벗기고 찬물을 붓거나 얼음물에 몸을 담가서라도 체온을 낮춰야 한다. 그러기 어렵다면 옷을 벗기거나 느슨하게 하고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에 몸을 적셔 부채나 선풍기 등을 이용해 체온을 떨어뜨리는 방법도 있다. 얼음주머니를 구할 수 있다면 목, 겨드랑이 밑, 사타구니 등 혈류량이 많고 피부와 혈관의 사이가 가까운 위치에 대주면 좋다. 

사진 = 온열질환 응급조치 안내 / 질병관리청
사진 = 온열질환 응급조치 안내 / 질병관리청

땀이 정상적으로 난다면 최소한 당장 119를 불러야 할 정도의 응급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땀으로 수분과 염분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고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열탈진(일사병)이 가장 흔한데, 이 경우 체온이 40도를 넘어가지는 않으므로 열사병의 경우처럼 급속 냉각요법을 쓸 필요까지는 없다. 하지만 열탈진이 지속되면 수분 손실로 인해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시원한 곳에서 휴식하며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능하면 이온음료 또는 소금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하면 좋다.

근육경련이 발생했다면 열경련일 가능성이 크다. 열경련은 땀으로 인해 전해질, 특히 나트륨이 빠져나가 생기는 저나트륨혈증 증상이다. 이 경우에도 물을 섭취하게 해주면 도움이 되지만, 자칫하면 체내 나트륨 농도가 더 떨어지면서 상황이 악화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소금을 탄 물이나 이온음료를 주는 것이 좋고, 급하다면 식염수를 먹여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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