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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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난다 이 길을 걸으면

그 사람 손길이 자꾸 생각이 난다

붙잡지 못하고 가슴만 떨었지

내 아름답던 사람아

사랑이란 게 참 쓰린 거더라

잡으려 할수록 더 멀어지더라

이별이란 게 참 쉬운 거더라

내 잊지 못할 사람아

가수 이문세가 부른「사랑은 늘 도망가」의 일부입니다.

 

사랑은 어쩌면 미꾸라지처럼 잘도 도망가는 걸까요? 잡힐 듯하면서도 안 잡히고 잡은 줄 알았는데 막상 손을 펴보면 없고. 사랑을 이룬다는 것,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사랑이 아름다운지도 모르겠네요. 쉽게 이루고 쉽게 버리는 게 사랑이라면 어찌 사랑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누구나 그랬을 테지만 한때 사랑이 전부였던 시절이 있습니다. 앞뒤좌우 안 보이고 다른 사람의 말도 안 들리고 오직 사랑만 보고 들릴 때가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바보로 보일 테지만, 유치하고 우습게 보이겠지만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사랑인데 말입니다.

 

사랑에 청춘과 목숨을 빠진 유쾌한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김인권 주연의 「강철대오」였는데 주인공 대오는 짜장면 배달부, 일명 철가방입니다.

대학교에 배달을 가던 차에 한 여대생 예린을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언감생심, 어찌 철가방에 여대생과 사귈 수 있겠는가. 그는 낙담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듣습니다.

“불가능한 걸 가능하게 만드는 게 혁명이야.”

그는 혁명가가 되기로 맘먹습니다.

1985년 5월 어느 날, 예린의 생일 파티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는 파티 장소로 갑니다. 그런데 그곳은 민주화 투쟁을 하는 학생들의 모임이었습니다. 예린도 운동권이었던 거죠. 그는 예린의 관심을 얻기 위해 전설적 혁명 투사를 사칭하며 그들과 어울립니다. 그들과 어울리면서 다양한 사건이 일어나는데 급기야는 서울 미문화원 점거 농성을 하기에 이릅니다. 그는 그곳에서 정말로 혁명가로 재탄생합니다.

결국 그는 공권력에 의해 진압이 되어 경찰에 잡혀가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한 여자의 마음을 얻고자 시작한 일이 결국 원치 않는 결과로 마무리되고 말았지만, 그 이후에 예린과 연인관계로 발전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그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없었을 겁니다. 그녀와 함께 했던 그 순간이 어쩌면 그에겐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을지 모릅니다. 사랑이니까요.

그렇습니다. 사랑은 행복을 선물하고 사물과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눈을 뜨게 하고 사람을 보고 설레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용기를 줍니다. 세상의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그 사랑을 이루고자 하는 용기, 오직 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힘들고 위험한 일임에도 참고 견딜 수 있는 용기. 그게 바로 사랑의 힘입니다.

사랑, 여전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사랑은 여전히 도망 다닙니다. 사랑을 힘듭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것도 사랑입니다.

쫓고 쫓기는 가운데 우리는 나이를 먹고 생각도 깊어지고 눈물과 인생을 배워갑니다. 또한 사랑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버겁고 지친 일상을 버티며 이겨낼 수 있는 좋은 기억을 선사합니다. 한때는 전부였던 그 사랑의 기억, 그것마저 없었다면 아마도 다들 주저앉았을 겁니다. 사랑, 그때를 기억해내십시오. 너무 오래된 일이라 기억조차 없다면 다시 시작하십시오. 사랑, 그 벅찬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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