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선보인 첫 작품, 루이뷔통 메종 서울
자하 하디드와 함께 대표적인 해체주의 건축가
평범한 박스의 건축물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문화뉴스 임나래 기자] ‘세계 이색 건물’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건물이 있으니, 바로 건물의 옆구리가 찌그러진 모습의 체코 프라하에 있는 “댄싱 하우스”이다. 

화제가 된 이 건물은 이 앞에서 재미있게 찍은 사진 한 장을 시작으로 지금은 이 건축물을 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체코 프라하에 있는 '댄싱 하우스'.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한 명소가 되었지만, 건축 당시에는 도시 풍경과 동떨어진 디자인으로 많은 반대가 있었다. 건물은 건축주였던 댄서 부부를 형상화한 모습이다. /사진=Pixabay ©Nobert Pietsch
체코 프라하에 있는 '댄싱 하우스'.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한 명소가 되었지만, 건축 당시에는 도시 풍경과 동떨어진 디자인으로 많은 반대가 있었다. 건물은 건축주였던 댄서 부부를 형상화한 모습이다. /사진=Pixabay ©Nobert Pietsch

세상에는 수많은 건축물이 있지만, 사실 댄싱 하우스처럼 직관적인 형태를 보이는 건축물은 굉장히 드물다. 어떤 사물에서 영감을 받아도, 그 사물을 직관적으로 건물에 표현하지도 않는 경향이 있을뿐더러, 사물의 일부분을 굉장히 함축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시선에서 영감의 요소를 알기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댄싱 하우스 같은 건축물이 재미있고 특이한 건축물로 한번 보면 쉽게 잊을 수가 없다. 


건축가인가 예술가인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

 

프랭크 게리(Frank Gehry)/사진=핀터레스트
프랭크 게리(Frank Gehry)/사진=핀터레스트

프랭크 게리는 1929년생으로 올해 92세의 캐나다 출신 건축가이다. 92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건축계의 거장이다. 건축학계 노벨상이라고도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건축가로서 현재는 UCLA 건축대학원에서 대학원생 지도를 겸하고 있다.

프랭크 게리는 처음 들어봐도, 그의 건축물은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정도로 많은 랜드마크 건축물들을 설계했다. 대표적인 건물로 미국 LA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과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박물관이 있다.

 

 

이제야 자유를 만끽하며 눈치를 안 보고,

내가 하고픈 걸 맘껏 하는데

나이가 들었다고 그만둘 턱이 없다.

-뉴욕타임즈(NYT) 인터뷰中 

 

프랭크 게리는 우리나라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와 함께 대표적인 해체주의 건축가라고 불린다. 프랭크 게리가 건축가이지만 예술가로도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해체주의 건축은 1980년대 후반부터 나타난 건축 양식으로, 간단히 말하면 이전까지 널리 퍼져있던 근대건축의 기능주의, 표준화, 합리성과 같은 건축 언어를 거부하고 건축물에 숨어있는 가능성을 찾아내 구조적 형태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프랭크 게리의 대표작중 하나인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Walt Disney Concert Hall)/사진=Pixabay ©Falkenpost
프랭크 게리의 대표작중 하나인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Walt Disney Concert Hall)/사진=Pixabay ©Falkenpost

근대건축의 직선과 박스 형태에서 벗어나 사선과 곡선, 그리고 비 기하학적인 자유 곡선의 건물이 해체주의 건축 양식에서 나타나며, 반듯하고 공간의 최대 효율이 나타났던 근대건축과는 달리 건축물이 비틀리고 휘어지면서 기존의 건축이 가진 관습을 파괴하는 형태가 나타난다.

 

해체주의 건축과 프랑크 게리의빌바오 효과(Bilbao Effect)’

해체주의 건축의 특징 중 하나로, 단일건물을 도시보다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건축물을 설계할 때는 일반적으로 대지와 그 주변 경관을 필수적으로 고려하기에 동서양을 불문하고 한 지역의 건축물들은 대부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해체주의 건축의 경우에는 형태적인 특징으로 지역의 건축물들과는 대조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해체주의 건축은 지역의 랜드마크 건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다.

 

'빌바오 효과'를 일으킨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 이 건축물을 보기 위해 빌바오로 건축답사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종종 찾을 수 있다./사진=Pixabay ©txlopez
'빌바오 효과'를 일으킨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 이 건축물을 보기 위해 빌바오로 건축답사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종종 찾을 수 있다./사진=Pixabay ©txlopez

대표적인 예가 프랭크 게리 설계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으로부터 발생한 ‘빌바오 효과(Bilbao Effect)’이다. 지금은 한 도시의 건축물이 그 지역에 미치는 영향 또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쇠퇴하는 공업도시였던 스페인 빌바오가 구겐하임 미술관 건축으로 인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나게 되면서 건축물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현상에서 유래되었다.

 

 

건축은 그 시대와 장소에 대해 말해야 하지만,

영원함에 대해 갈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의 첫 건축물, 루이뷔통 메종 서울

 

지난 2019년 오픈한 루이비통 메종 서울. 프랭크 게리의 한국 첫 작품으로 당시에 많은 화제를 모았다./사진=루이비통 한국 공식 홈페이지
지난 2019년 오픈한 루이비통 메종 서울. 프랭크 게리의 한국 첫 작품으로 당시에 많은 화제를 모았다./사진=루이비통 한국 공식 홈페이지

청담동에 자리한 루이뷔통 메종 서울은 프랭크 게리가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인 건축물로 지난 2019년에 개장하였다. 루이뷔통 메종 서울은 루이뷔통 재단 미술관(Foundation Louis Vuitton)에 수원 화성과 학의 모습을 형상화한 전통 동래학춤의 움직임에서 받은 영감이 더해졌다.

규모는 작지만, 그 안에 프랭크 게리의 건축과 한국의 전통문화가 담긴 루이뷔통 메종 서울은 외관에서 느껴지는 역동적인 형태와 재료에서 오는 가벼운 느낌이 잘 어우러져 독특한 건축물들이 많은 청담동 거리에서도 특히 더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프랭크 게리의 해체주의 건축이 언제나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지금은 스페인 빌바오를 구겐하임미술관을 보러 많은 사람이 일부러 찾는 도시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도시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으로 주민들의 많은 반대가 있었다. 댄싱 하우스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은 건축물 하나로 ‘빌바오 효과’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고, 그의 건축물들을 원한다. 이것이 바로 건축이 갖는 문화 영향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프랭크 게리(Frank Gehry)>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건축학교 졸업

AIA 골드메달

국가 예술상

캐나다 훈장

프리츠커상 (1989)

 

해외 주요작품

체코 프라하, 댄싱하우스(Dancing House)

스페인 빌바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Bilbao)

미국 로스엔젤레스,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Walt Disney Concert Hall)

독일 바일암라인,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Vitra Design Museum)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Millennium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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