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일)까지 회색인간 프로젝트 part.1 '산난기', '인싸이드' 공연
12월 9일~31일까지 part.2 '고시원', '애쉬'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서 공연

예술공간 혜화 외관/사진=문화뉴스 
예술공간 혜화 외관/사진=문화뉴스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지난 2일, 도심 속 '예술공간 혜화'에서는 극단 '달팽이주파수'의 회색인간 프로젝트 준비가 한창이었다.

도착했을 땐 리허설이 곧 시작할 즘이었고, 세트와 소품들을 이곳저곳에 옮기는 소리와 배우들의 대사 연습 소리가 맞물려 분주한 상황이었다. 

그 열정 가득한 현장 속에서 극단 대표 이원재 배우와 나눈 이야기엔, '달팽이연구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극단 '달팽이주파수' 공찬호 배우/사진=달팽이주파수 제공
극단 '달팽이주파수' 공찬호 배우/사진=달팽이주파수 제공

Q. 극단 '달팽이주파수'는 어떤 극단인가요?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연기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대본 하나 놓고 노는 극단입니다.
조명, 음향, 대본 모든 것들을 배우가 해결하고 있습니다.

저희 극단은 상대적으로 연기를 뒤늦게 시작한 배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달팽이주파수'라는 이름이 달팽이처럼 조금 더디고 느리더라도 주파수를 함께 맞추면서 연극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Q.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 in 안동, 예천 네트워킹 페스티벌에서 연출상 무대예술상을 수상한 인싸이드도 이번 '회색인간 프로젝트' 두 번째로 공연을 올립니다. 수상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대상 받고 싶었는데 그게 좀 아쉽네요.(웃음) 대상을 노렸는데, 연출상과 무대예술상을 수상하게 되어서 기쁘죠. 기쁩니다.

 

극단 '달팽이주파수' 강일범, 이윤수 배우/사진=달팽이주파수 제공
극단 '달팽이주파수' 강일범, 이윤수 배우/사진=달팽이주파수 제공

Q. 코로나19로 연극계도 많이 어려우셨을 것 같습니다. 극단을 지켜나가기 위해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극단을 지킨다기보다도 현실적으로는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자영업자 분들이 정말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가게 문을 그렇다고 안 열 수 없는 것처럼 저희도 저희 일을 하는 거죠. 배우가 연극하는 게 일이고 다만 무대가 사라지면 안되겠죠. 관객분들도 많이 찾아 와주셔야 하는 거고···.

공연이 지켜지는 건 배우들이 지키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지켜내는 것 같습니다. 방역 잘 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와 주시길 바랍니다.

빨리 코로나가 안정이 되면 좋겠습니다. 요새는 지인 분께 초대를 하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기도 하고 3인 이상 집합 금지이기도 해서, 단체 관람 자체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 아쉽기도 합니다. 동아리나, 관련 학과, 팬 분들께서 단체로 와주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수 없는 게 힘들지만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습니다. 
 

극단 '달팽이주파수' 한동희 배우/사진=달팽이주파수 제공

Q. 회색인간 프로젝트란 무엇인지 프로젝트 탄생비화가 궁금합니다. 
국가에서 일부 지원해주는 중장기 프로젝트에 선발 되었는데, 3년동안 네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 19년부터 20년까지 해마다 두 작품씩 올렸고 올해 2년치를 정리해서 보여드리는 게 회색인간 프로젝트입니다. 

Q. 사회이슈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접근할 때 어려웠던 점, 참고했던 점, 유의했던 점 등이 있는지요?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작품에서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게 밖에선 연극보다 더 말이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더라고요.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는 있겠다, 이 연극을 통해서 작은 이야기지만 다양한 일들이 얽히고 설켜 있잖아요. 나도 저랬었지, 저런 일이 있었지.

극단 '달팽이주파수' 공찬호 배우/사진=달팽이주파수 제공

저희는 딱 한 줄,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한 줄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고시원' 같은 작품은 '이곳에 사람이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전달해주고 싶었고, '인싸이드'같은 경우에는 SNS와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진정한 '나'를 잃어가는 거 같아 시작한 작품입니다.

 

극단 '달팽이주파수' 감독 이원재와 한동희 배우/사진=달팽이주파수 제공
극단 '달팽이주파수' 감독 이원재와 한동희 배우/사진=달팽이주파수 제공

Q. 달팽이주파수 극단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과 공연을 볼, 또는 망설이시는 관객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희 극단 작품은 굉장히 에너제틱합니다. 배우들에게도 항상 하는 말이지만 열정, 기세, 허세가 똘똘 뭉쳐서 연기가 부족해도, 자본이 부족해도 모든 게 완벽할 수 없으니 그 세가지는 충만하게 가지고 연기하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회색인간 프로젝트' 포스터/사진=달팽이주파수 제공
'회색인간 프로젝트' 포스터/사진=달팽이주파수 제공

 

한편, 2020 제8회 대전 청년 유니브 연극제 대상, 연출상을 수상한 연극 '산난기'로 회색인간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공사장의 소음 가득한 철거 예정인 낡은 집, 한 소년이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 어느 날, 한 소녀가 한 마리 새처럼 소년에게로 날아 들었고 위태로운 그곳에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을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9월 12일까지 공연하는 연극 '산난기'의 소년 역 강일범 배우는 '달팽이주파수'의 단원으로서, 배우로서 지칠 때도 있을텐데 어떨 때 다시 힘을 얻는지에 대해 "연극배우로 사는 것이 녹록치 않지만, 다시 힘을 얻는건 아무래도 관객분들이 박수쳐 주실 때 인 것 같다"고 전했다.

"세상 모든 직업 중에 퇴근 때마다 박수를 받는 건 배우 밖에 없는 거 같다"는 그의 말은 배우로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관객으로서 기대가 되는 답변이었다.

 

극단 '달팽이주파수' 강일범, 이윤수 배우/사진=달팽이주파수 제공

영화, 드라마 참 다양한 곳에서 연기를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무대 위에 서는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강일범 배우는 "빈 무대는 배우들의 숨으로 채워 내는 곳 같아요. 우리의 땀과 숨, 상상력으로 채워 낼 때 관객분들도 그걸 믿고 하나의 숨으로 소통하고 연결 될 때 가장 매력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녀 역을 맡은 이윤수 배우는 "무대에 서기 전까지의 동료들과 작업과정, 그 동료들과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 무엇보다도 그날의 관객분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 나가는 현장감 그리고 생동감이 늘 무대에 서고 싶게 만드는 이유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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