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열리는 '아트스펙트럼 2014'전은 송호준과 이완을 비롯해 김민애(33), 박보나(37), 심래정(31), 이은실(31), 장현준(32), 정희승(40), 제니 조(29), 천영미(36) 등 젊은 작가 10명이 참여한다.

2001년 호암갤러리에서 시작된 전시 '아트스펙트럼'은 삼성미술관 리움의 큐레이터들이 연령, 장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향후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되는 한국 작가들을 선정하여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고자 기획되었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지금까지 총 4회의 전시를 통해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처럼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다양성을 보여주는 한편, 비교적 젊은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작년 9월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 세계 최초로 개인 인공위성을 만들어 쏘아 올린 사연을 소개해 화제가 됐던 '일반인'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의 설치작품은 미술관에서 퀴즈 쇼를 열었다 
 작가는 단순히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인공위성이 "우리 삶의 일부"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 이완은 "아침에 마시는 당근 주스에 들어가는 설탕을 만들기 위해" 직접 설탕의 산지인 대만으로 갔다. 직접 사탕수수밭에서 수수를 채취해 한 숟가락의 설탕을 만들어 냈다. 미얀마에서는 "수 백만원을 들이고 3주가 걸려" 순도 99.9%의 금 3g을 채취했고 태국에서는 비단옷을 만들었다.
 
짐짓 "허무하고 쓸데없어 보이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작가는 이런 과정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근대사를 읽어내고, 전 세계가 어떻게 얽혀있는지를 탐구한다.
 
   
 
 
김민애는 공간을 해석해 상행 에스컬레이터 밑에 가짜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만들고 에스컬레이터 앞에 깔린 카펫을 연장해 천장까지 잇는 등 어디까지가 원래 건축이고 어디부터가 예술인지 헷갈리게 한다.
 
전통 회화를 현대적으로 바꾼 이은실은 전통 가옥이 해체된 속에 벌어지는 동물의 교미 장면을 통해 금기와 허울을 벗어난 본연의 모습을 일깨운다. 일반적인 전시 공간과 다르게 벽의 네 모서리가 만나지 않도록 구성된 점도 인상적이다.
 
이밖에 장현준은 건축가인 아버지가 설계한 공간에서 즉흥 퍼포먼스를 벌이고, 박보나는 배우와 가수, 개그맨 3명이 오디션 경험을 얘기하는 인터뷰 영상을 선보인다.
 
올해는 외부 평론가·큐레이터도 작가 선정에 동참했다. 특히 리움 개관 10주년을 맞아 '아트스펙트럼 작가상'을 신설, 전시 기간에 외부 심사를 통해 작가 1명을 선정해 상금 3천 만원과 플라토에서의 개인전 개최 기회를 주기로 했다.
 
삼성미술관 관계자는 "작가들의 전공 또한 미술뿐 아니라 공학, 무용 등 다변화하는 동시대 한국 미술의 현황을 보여 준다"며 "관객 참여로 완성되는 과학퀴즈나 전시장 현장 퍼포먼스같이, 기존 리움 전시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풍경들이 젊은 작가들의 도전으로 가능할 수 있게 된 점도 이번 아트스펙트럼전만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문화뉴스 신일섭 기자 invuni1u@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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