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인터뷰에서 음악 얘기만 해도 괜찮다고 해서 너무 좋다. 사람들은 나를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사람처럼 말하지만 아니다. 난 여전히 최고의 연주를 할 수 있다"

'국내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라는 수식어를 들으면 생각나는 한 사람. '유진박'을 문화뉴스에 만났다.

이 날 음악적인 이야기는 물론이고, 그동안의 개인적 일들에 대해서도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털어놓는 유진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13년 소속의 감금˙폭행 등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동안 많은 매체를 통해 그는 '몰락한 천재'로 보도되어 왔다. 그러나 13일 문화뉴스와 만난 그는 여전히 최고의 연주자였다. 바이올린과 음악을 사랑하고, 대중에게 최고의 연주를 들려주고자 하는 음악가이자 예술가 유진박.

문화뉴스는 그가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음악적 메세지를 전달하고, 그 스스로도 음악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문화뉴스에서 만난 유진박은 밝은 모습이었다. 지난 2013년 부산의 한 고깃집에서 허름한 모습으로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는 모습이 공개 된 후, 유진박을 둘러싼 좋지 않은 사건들이 세간에 알려졌다. 그의 사연은 가십거리로 소비 되었고, 유진박의 '음악'은 뒤로 가려지게 됐다. 유진박은 이런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했다.

"저희와는 음악 이야기를 하는 게 어떨까요"라는 말에 유진박과 김상철 대표가 박수를 치며 환하게 웃었다. 김상철 대표는 유진박을 발굴해 낸 장본인으로, 2014년 유진박과 재회했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ㄴ 유진박(이하 박): 강서구청 근처에 거처를 마련해 사장님과 단 둘이 살고 있다. 요즘은 기분이 너무 좋고, 연습도 많이 하고, 실력도 많이 늘었다.

대표님과 함께 있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어떻게 다시 재회하게 됐나.

ㄴ 김상철 대표(이하 김): 2002년도에 부산의 곱창집에서 연주했던 것이 기사화 됐었다. 속상했다. 부산의 허름한 곱창집에서 연주하는 것을 보고 너무 속상해서 미국의 부모님께 연락을 했다. (유진박의) 어머님 돌아가시기 보름 전에 연락이 닿았고. 2014년 4월부터 함께 활동하기 시작했다.

   
 

다시 활동하기 어려웠을 텐데 어떤 일부터 시작했나.

ㄴ 김: 주로 지방을 돌아다녔다. 연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았다. 지방에는 축제가 많기 때문에 활동 할 수 있었다.

현재 유진박의 건강상태는 어떤가

ㄴ 김: '그 사건' 이후에 유진이에게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 의심이 심했다. 조울증은 그 전부터 있었지만, 매년 한번씩 꼭 찾아왔다. 아주 심할 때는 일년에 1, 2주, 길면 한 달 정도 연주를 하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게 유진이의 연주나 활동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다른 매체들을 보면 꼭 조울증 때문에 연주를 못하는 것처럼 자극적으로 내보내기도 하더라.

ㄴ 박: 작년 2월쯤 조울증이 왔다. 친구가 그 원인이랄까. 마크 론슨(Marc Ronson) 이 고등학교 친구다. 사랍고등학교에서 같이 다니면서 함께 음악공부를 했다. 마크 론슨이 그레미 상을 받았더라. 질투가 나기도 했고, 우울했다.

19일부터 22일에 거쳐 국내 데뷔 20주년 콘서트를 하는데, 이번 공연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ㄴ 박: 이번 공연은 20주년 공연이다. '크로스 오버'를 제대로 선보이고 싶다. 20년 만에 팬들에게 선보이는 공연인데, 우선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제일 크다.

   
 

이번 공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자 주력했는지.

ㄴ 박: 일단 상징적인 곡인 비발디의 '사계'중 '윈터(winter)'를 연주한다. 클래식 곡으로는 '차르다스(czardas)'를 연주한다. '차르다스' 는 집시풍의 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All of me', 'Lambada', 'I will survive', 'Dramatic punk' 등을 연주한다. 대중적인 곡으로는 비틀즈 메들리를 선보일 예정이고, 자작곡도 연주하고 노래도 부른다.

2016년 6월 방송 된 '인간극장'에 출연한 것을 봤다. 그 때 연주한 '드라마틱 펑크'는 정말 현장에서 들어야 할 곡 같다. 일렉 기타와 크로스 오버가 인상적인데, 요즘 결합을 시도해보고 싶은 음악은 어떤 것인가.

ㄴ 박: 락과 재즈, 블루스다. 지금은 블루스에 기반이 있다. '지미 핸드릭스(Jimi Hendrix)' 정말 좋아한다,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도 듣는다. 나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 어디 가서 재즈를 모른다고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요즘 쉴 때는 어떤 음악을 듣나.

ㄴ 박: 심심할 때 60년대 음악을 듣는다. 컨트리 송에도 관심 많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60년대, 80년대, 90년대 음악은 지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습이나 합주는 어떻게 하고 있나.

ㄴ 박: 바이올린 연주는 내게 '밥' 같은 것이다. '밥'을 먹어야 산다. 바이올린은 그런 존재다. 나는 내가 전자 바이올린 연주자로서는 독보적이라는 믿음이 있다. 연주자에게는 그런 확신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연주에 믿음이 있어야 청중도 연주자를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 같나.

ㄴ 박: 그동안의 훈련 결과다. 어릴 때부터 즉흥 연주를 하는 방식으로 훈련되어 왔다. 당시에 만들어진 상황에서 연주를 잘 해내는 연주자들은 많았지만, 나처럼 유연하게 연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16살, 17살 그 쯤에는 클럽에서 밴드를 보면 함께 연주를 하고 싶었다. 재즈 클럽가면 재즈를 연주했다. 그러면서 배웠다. 물론 클래식의 경우는 선생님에게 배웠다.

   
 

한국 뮤지션 중에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누구인가.

ㄴ 박: 나는 요즘 정말 놀랍다. 한국에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너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의 '김세황' 좋아한다. 콜라보를 하고 싶다. 사실 모든 장르에 관심이 많다.

공연 이후에 올해 활동 계획은 어떤지.

ㄴ 박: 일단 20주년 공연을 마무리하면, 다음 공연을 계획 할 예정이다. 그리고 방송 쪽으로도 활발하게활동하고 싶다. 31일쯤 '아침마당'(KBS1)에 나올 예정이다. 대중에게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ㄴ 박: 대중들과 만나기 위해 열심히 연습한다. 바이올린 많이 늘었다. 열심히 하겠다. 많이 사랑해주시고 팬들이 음악을 통해 감동 받기를 바란다. 20주년 콘서트를 할 수 있었던 건 모두 팬들 덕분이다. 고맙다. 공연에 많은 관심 바란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그동안 유진박의 이름 앞에 뗄 수 없는 수식어로 붙어 온 말이다. 맞다. 누가 봐도 그는 천재고, 스스로도 자신의 재능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음악 앞에서의 유진박의 태도다. 그는 3살 때 바이올린을 처음 잡은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런 그의 현재 소망은 '대중에게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다. 또 힘이 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것이다. 대중 앞에서 연주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는 '그 자신'이 된다.

   
▲ 유진박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포스터

유진박의 국내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는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Sh아트홀에서 열린다. (1월19~20일 오후 7시30분, 1월21~22일 오후 6시)

[글] 문화뉴스 박소연 기자 soyeon0213@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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