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대학로의 주목 받는 네 극단이 저마다의 뚜렷한 정체성으로 그리스 신화를 관객들과 만나게 한 자리가 있다.

네 극단이 함께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무대화 작업을 거친 이유는, 바로 '소설, 연극으로 읽다'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2013년 1월부터 첫 문을 연 '산울림 고전극장'의 올해 새 참가 단체였기 때문이다. 이곳에 참가한 네 극단은 공상집단 뚱딴지, 극단 해적, 극단 달나라동백꽃, 창작집단 LAS다. 이들은 각각 연극 '프로메테우스', '난세에 저항하는 여인들', '오레스테이아',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를 공연했다.

그리스 신화를 연극적으로 잘 풀어낸 이 네 극단은 당시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으며,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와 '프로메테우스'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연장 공연을 가지기도 했다.

한편,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 산울림 소극장에서는 '산울림 고전극장 세미나'가 진행됐다. 세미나에는 네 연극의 연출가 황이선(공상집단 뚱딴지), 윤혜숙(극단 달나라동백꽃), 황선택(극단 해적), 이기쁨(창작집단 LAS)가 자리에 함께 했다.

이날 세미나는 마포 FM '김효상의 플레이투스테이지'의 사회자 김효상, 천상욱의 진행 하에 '그리스고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뤄졌다. 이번 세미나는 프로그램의 취지, 공연 제작 과정을 공개 등을 공유하는 자리로서, 산울림 고전극장이 체계적이고 연속적인 공연 제작 지원을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임을 스스로 입증하는 자리였다. 본 기사는 세미나 1부에서의 내용을 토대로 작성됐다. 2부 내용은 추후 기사를 통해 공개된다.

   
 

 

산울림고전극장에 신청하게 된 동기는?

ㄴ 이기쁨 : 그리스 비극을 원래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이전부터 산울림이라는 극단, 극장과 '산울림고전극장'이라는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와 호감이 대부분이었다. 이전에 진행되어온 '산울림고전극장'의 작품을 몇 편 관람한 적이 있었는데, 상당히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났다. 더불어 역사가 오래된 산울림 극장에서 공연을 해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오이디푸스 왕' 같은 희랍극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참가신청을 하면서도 희랍극 말고 좀 더 재미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을 하게 됐고, 신화를 가지고 창작을 하는 방향을 택했다.

ㄴ 황선택 : 예전에 산울림 극장에서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좋은 기억이 있었다. 그 영향이 컸다.

ㄴ 윤혜숙 : 어떤 것에 대한 비중이 더 컸는지 잘 모르겠다. 이전부터 산울림 고전극장 공연들을 챙겨봤다. 블랙박스형 극장이나 프로시니엄 무대가 아닌 산울림의 '극장' 자체도 매력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8년 전쯤 프린지페스티벌을 통해 산울림에서 공연을 한 경험이 있다. 그 때 무대에서 받았던 기억이 참 좋았다. 언젠가 다시 공연해보고 싶은 극장이었다.

'오레스테이아'는 극단 달나라동백꽃 내의 프로젝트그룹 '작은문공장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업이었다. '작은문공장'이란 작품 이후에 고대 그리스 비극부터 제작해보고자 하는 계획이 있었다. 그 계획이 이번 산울림 기획과 잘 맞아떨어졌다.

ㄴ 황이선 :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대웅, 오세혁 연출가가 이전 산울림 고전극장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의 공연을 관람하러 가면서 고전극장을 알게 됐는데, 일단 산울림소극장의 역사에 집중했다. 홍대에서 공연전문극장으로 생존한 역사성 말이다. 산울림은 과거의 극장이 아니라 현재진형행이라고 느낀 것이 '고전극장'이다. 그리스고전에 대한 매력은 차후의 문제였고, 어떤 주제라도 고전극장에 참여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번에 고전을 작업하면서 본인의 개인적 성향에도 맞는다고 느껴졌는가?

ㄴ 이기쁨 : 앞서 말했듯이 희랍극 자체에 대한 관심이 덜한 편이었고, 그래서 눈을 돌린 '그리스신화'라는 것은, 기존엔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고 좀 더 자세히 읽어보니 무슨 전래동화 같기도 하고 막장드라마 같기도 하고 보는 시각에 따라 느낌이 너무 다른 이야기였다. 파편적이나 굉장히 거대한 관계를 쪼개고 새롭게 엮어내는 작업이 상당히 재미가 있었다.

ㄴ 윤혜숙 : 우리 극단은 김은성 작가님 작품을 위주로 해왔다. 우리 팀 내에 프로젝트 그룹 '작은문공장'이 있다. 김은성 작가가 현대사, 우리나라 역사, 현대의 이야기를 집중한다면, 우리 팀은 '연극'에 더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이번 공연은 그동안의 극단 색과는 다르게 진행됐다.

개인적으로 텍스트에 여백이 많은 작품을 좋아한다. 그리스 비극은 현대 희곡이나 드라마에 비해 텍스트의 구조나 짜임새가 아주 꽉 짜여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주 커다란 사건이 '툭' 제시되면서 극이 시작되고, 그것에 반응하는 인물들의 반응이나 인물들의 관계, 인물이 왜 그렇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여백과 점핑이 많다. 대사는 아주 길고 장황하지만 말이다. 그런 여백과 점핑이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다.

ㄴ 황선택 : 고전에 대해 문외한이라 맞다, 맞지 않다에 대해 판가름할 수 없다. 고전을 하면서 시대성 반영하는 것에 힘을 썼다. 재밌었다.

ㄴ 황이선 : 극작을 전공한 사람으로 그리스고전을 연출하다는 것이 쉽지 않았고 한계를 느끼기도 했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 아직 '젊기' 때문에 내 성향을 찾아가는 중이라 맞다 틀리다로 한정짓기 어렵다. 다시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지만, 그 기회가 안 왔으면 하는 마음이다(웃음). 고전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많이 변경되는 경우를 봤다. 연출의 의도나 관객들의 의도에 따라. 그것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썼던 작품이다.

   
▲ 좌측부터 공상집단 뚱딴지의 황이선, 극단 해적의 황선택, 극단 달나라동백꽃의 윤혜숙, 창작집단 LAS의 이기쁨

극단의 운영시스템과 연혁은?

ㄴ 이기쁨 : 창작집단 LAS는 2009년에 창단됐다. 이듬해 '장례의 기술'을 시작으로 '호랑이를 부탁해', '인터뷰', '서울사람들', '대한민국 난투극'. '소년B' 등의 작품을 올렸다. 2011년과 12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 예술인력 집중육성지원사업 선정, 2015년에는 '대한민국 난투극'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연출가전 선정, 올해는 '우리별'로 서울문화재단 Newstage 선정됐다. 얼마 전에는 아이디서포터즈 '불후의 명작 - 대한민국 희곡작가전'에서 최종 우승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총 단원은 20명이다. 이기쁨(대표/연출), 신명민(부대표/연출), 홍보람(연출/음악), 정하린(PD), 백소현(기획팀), 고동욱(그래픽), 윤지예(음악), 윤찬호(음향)이 극단 스탭진이며, 소속 배우로는 고영민, 권동호, 신창주, 윤성원, 이강우, 임현국, 장세환, 조용경, 김희연, 이새롬, 이주희, 한송희가 있다.

단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극단 제작공연이 있을 때 극단 내부에서 프로덕션 참여 희망자를 우선 섭외하고 있다. 제작공연이 없을 때는 각자 개인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편이다. 개인의 생활을 하거나, 타 극단, 기획사 공연에 출연하거나 등등. 단원이 극단 활동만 하는 것을 오히려 지양하는 편이다. 밖에 나가서 새로운 에너지를 받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편이다. 이러한 것들은 극단에서 월급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점도 분명 이유가 된다.

월급은 없고 매달 회비를 걷어 극단 연습실 운영과 공연제작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극단의 지원비(라고 해봐야 굉장히 소액이긴 하다)를 제외하고는 그 공연의 연출자가 곧 제작자가 돼 공연제작비를 개인적으로 충당하고 있다.

대표의 뜻은 1년 중 극단 공연이 2~3편은 올리기를 바라는 지점이 있다. 그러다보니 연출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열심히 제작비를 모아야 상황이다. 더불어 국가지원금이나 각종 협회, 공모전, 연극경연대회 등에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할 수 없이 번 돈 모조리 쓰는 거고. 7년 동안 극단 운영하면서 꼭 지키고 싶은 것은 '기상프로젝트'다. '신작 발굴 워크숍'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통해 반응이 좋은 공연은 극단의 레퍼토리화를 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고, 극단에서 최대한 지원금을 많이 쓰는 사업이기도 하다.

ㄴ 황선택 : 단원이라고 정해 놓지는 않았다. 자기 할 일 하다가 공연을 제작하게 되면 모이는 시스템이다. 수입은 없고 아등바등 공연 올리는 실정이다.

ㄴ 윤혜숙 : 달나라동백꽃은 '달빛 아래 꽃으로 터지는 극장'을 뜻한다. 극단은 2011년 8월 창단했으며, 작가 김은성, 연출 부새롬, 윤혜숙, 의상디자이너 김미나, 기획 나희경, 배우 전석찬, 배선희, 이지혜, 강기둥, 허지원, 노기용, 박주영, 조재영이 함께 하고 있다. 달나라동백꽃은 작가, 연출, 배우, 디자이너라는 역할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연극창작자로서의 작업을 지향한다. 극장이 연극과 세상이 새롭게 만나는 공간이 되기를 소망하며, 극장의 비밀을, 연극의 비밀을, 세상의 비밀을 찾고 있다.

2012년 '달나라 연속극'을 시작으로, '로풍찬 유랑극장', '달의 뒤쪽', '아이엠파인투', '이건 노래가 아니래요' 등의 작품을 올렸고 2011년 11월부터 현재까지 팟캐스트 '희곡을 들려줘!' 발간 중에 있다. (www.facebook.com/moontheater00) 제작비는 주로 (아니 거의 대부분) 지원금을 통해 충당한다. 현재 김은성 작가와 부새롬 연출이 공동대표로 있다. 작품 개발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김은성 작가의 신작과 극단원들의 공동창작 작업이다.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병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ㄴ 황이선 : 우리 극단은 문삼화 연출님과 내가 연출을 맡고 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젊은 극단, 젊지 않은 극단으로 구분된다. 대표는 문삼화 연출님이고, 현재 공연 중인 '후산부 동구씨'가 대표작이다. 또한 '런닝머신 타는 남자'는 극단 고정 레퍼토리다.

2008년 최치언 작, 문삼화 연출의 '너때문에산다'가 창단기념으로 공연됐다. 처음에는 프로젝트 그룹의 형태였고 점차 극단의 형태를 갖고 있다. 정기공연을 주로 창작극으로 한다. 작년에 지상최후의 농담, 재작년 봄은 한철이다. 그 외 워크샵 공연, 프로젝트 공연이 많다. 가장 바쁜 극단 중 하나라고 자부한다. 작년에 신입단원 9명이 들어오면서 갑자기 단원수가 많아졌다. 연출이 두 명이라는 점이 특이 사항이다. 앞서 가장 바쁜 극단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연출이 거의 쉬지 않고 작업을 한다.

또한 대다수 극단과 같이 주요 수입원은 공모지원사업이다. 공연자체로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지만 공모에 선정이 안 된다고 공연을 쉴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수입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우리 극단은 월 1만원 이상 후원해주시는 후원회원 제도가 있다. 후원회원비로 연습실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소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후원회원들에게는 극단 공연의 초대권을 드리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드린다. 후원회원이 점점 늘고 있다. 극단 활동의 보람 중 하나다. 돈을 떠나서 극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지켜봐주시는 거니까.

올해 무언극, 즉 거리에서 공연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개발했다. 과거 '런닝머신 타는 남자의 연애갱생 프로젝트'라는 공연으로 군부대 순회공연도 했다. 레퍼토리 개발은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에 항상 염두하고 작품을 개발한다. 그 발전 가능성은 역시 관객을 만났을 때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레퍼토리 만들겠다 마음을 먹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이번 세미나의 첫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2016 '산울림 고전극장'

각 극단은 공연을 제작하는 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는가?

ㄴ 이기쁨 : 회비를 걷고 있다. 공연 제작할 때는 연출자가 제작자의 역할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일어나더라. 우리 극단에는 세 연출가가 있다. 각자 본인 작품을 할 때 본 제작비를 알아서 충당하고자 노력한다. 각종 재단의 지원 사업에 지원하는 경우도 있기도 하지만, 열심히 개인들이 아르바이트 등으로 벌고 있는 상황이다.

ㄴ 윤혜숙 : 우리도 상당 부분 지원금에 의존한다. 지원금 없이 공연한 적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ㄴ 황선택 : 우리는 지원금을 못 받는다. 우리의 입장을 그나마 잘 반영해주는 곳과 후불로 대관비를 내고 있다. 포스터 제작비나 연습실 비용도 공연 수입으로 지불한다. 초반에는 연습실 빌리기도 힘들어 산에서 연습했다. 북한산에 특히 자주 갔다(웃음). 요즘에는 그나마 연습실 비용을 후불로라도 지불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날씨 좋을 때는 산에서 연습하는 게 제일 좋다. 요즘은 다행히 같이 작업 하자고 하는 곳들이 생겨서 나아진 편이다. 밥은 각자 조금씩 싸온다. 신기한 것은, 다들 돈이 없는데 술값은 잘 나온다는 점이다(웃음).

ㄴ 황이선 : 앞의 극단들과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 주로 지원사업에 매진한다. 그래도 연출가가 제작자 역할을 현재까지 하지는 않았다. 연출가가 개인 돈을 써서 제작하자는 건 벗어나자는 취지가 있다. 감사드리는 부분은 후원관객이 있다는 점이다. 어떤 분은 상당 금액을 보내주기도 해주셔서 그게 기초 운영자금이 된다. 안정적인 기반을 그렇게 갖추고 있다.

ㄴ 김효상 : 어려운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주목할 부분은, 이 네 극단의 이야기가 현재 대학로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소위 '인정받는' 극단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 이번 세미나 사회를 맡은 마포FM '김효상의 플레이 투 스테이지' DJ이자 플레이티켓 김효상 대표

이번 고전극장에 대한 관객반응은 어떠하였나? 보통 어떤 식으로 관객의 반응을 수렴하는가? 그리고 그 반응에 대한 극단내부의 의견은 어떠하였는가?

ㄴ 이기쁨 : 초연은 세 여신의 수다 느낌이었다. 그래서 사랑과 이별,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더 많이 받아들여 주셨다. 그런데 앙코르 때는 작품에서 소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과 현재 여성 인권이나 남녀평등 등 이슈가 되는 문제들이 맞아떨어지면서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극으로 많이 봐주고 계신다. 현재의 상황에 따라 극을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지는 부분이 흥미롭다.

우리는 관객들의 리뷰를 상당히 꼼꼼히 찾아보는 편이다. SNS나 인터넷 서치는 거의 다 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그리고 리뷰들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지적해주신 부분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라면 한 번 더 생각을 해본다. 예를 들어, 공연을 보신 한 관객이 트위터에 우리 극이 '퀴어포빅'한 내용을 담고 있어 불편하다는 리뷰를 쓰셨다. 작가와 배우들과 한참을 두고 고민을 했는데 그 지점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작가가 직접 멘션을 보내 그 관객분과 일대일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것을 통해 어떤 지점이 그렇게 보였는지 알게 됐고, 우리가 어떤 의도로 그런 내용을 담아냈는지 설명하는 시간도 있었다. 지금 공연에 바로바로 적용하진 못하더라도 이후 재연, 삼연을 할 때 되짚어보는 지표가 되는 이야기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ㄴ 황선택 : SNS를 안 한다. 그러나 관객을 위해서 공연을 하니 반응을 보는 건 당연하다. 걱정을 좀 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앵콜 공연을 하게 됐다. '난세에 저항하는 여인들' 공연을 준비하면서 이 공연이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공연이 됐으면 했다. 영화에 비유 들자면, 천만 영화라고 해서 누구나 다 좋아하는 영화는 아닌 것처럼, 누군가가 우리 작품을 좋아한다면, 누군가는 극렬히 싫어할 수도 있는 게 당연하다. 이번 공연도 5대 5로 나뉘었으면 했는데, 대체로 좋아해주신 것 같다.

ㄴ 윤혜숙 : 관계도나 이름이 어려워서 관객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만들었다. 그러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었고, 관객 반응은 대체로 갈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학예회 같았다고 혹평한 관객도 있고, 처음으로 그리스 비극을 보며 '파토스'를 느꼈다고 한 관객도 있다.

인터파크 후기나 개인 블로그에 올라오는 리뷰,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올라오는 공연에 대한 단상 등을 꼼꼼히 모니터링하는 편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이 어떻게 보는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관객의 의견을 수렴해서 작품 수정에 반영하는 노하우는 딱히 없다고 생각한다. 재공연을 할 기회가 있다면, 이전 공연에 대한 이런 저런 관객의 반응들을 고려해 수정하고자 하는데, 사실 그것보다도 작업자들이 각각 작품에 대해 느꼈던 아쉬움이나 발전시키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질문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ㄴ 황이선 : '프로메테우스'는 평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많이 담았다. '프로메테우스'의 경우 원작을 알고 있는지 또는 이 공연을 현대의 어떤 인물, 사건과 연관 지을 수 있는지가 관객반응을 갈리게 했다. 주로 지인의 평, 블로그 후기들을 본다. 수정할 수 있는 건 즉각적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워낙 형식이 강한 작품이라 본질적으로 수정하긴 어려웠다. 이번의 경우 재공연을 하면서 뒷부분을 완전히 수정했는데 다른 코멘트보다 연출로의 메시지를 강하게 하고 싶어서였다. 내부에서는 프로메테우스를 장기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 일단 정권이 바뀔 때까지는 계속하고 싶다.

 

   
 ▲ 관객들의 좋은 반응으로 여름에는 두 작품의 앵콜 공연을 가졌다.

보통 대학로에서 공연할 때와 산울림에서 했을 때의 관객연령대나 층이 다르다고 느껴졌나? 그리고 작업했을 때 대학로 여느 극장과 비교하여 산울림에서 느꼈던 차이점이 있다면?

ㄴ 이기쁨 : 보통은 2, 30대 관객들이 많은데, 산울림에서는 나이가 있으신 관객 분들이나 어린 관객들이 꽤 많다고 느껴졌다. 산울림이라는 극장을 신뢰하고 찾으시는 관객 분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외에 다른 점은 크게 없다. 아, 산울림이 극장을 보유한 극단이기 때문에 일반 소극장을 대관하는 것과 극단 산울림에게 받는 서포팅이 든든하게 느껴진다는 장점이 있다.

ㄴ 황선택 : 다르다. 개인적으로 홍대를 좋아한다. 스무 살 때 갔던 클럽의 기억, 밤 공기, 곱창 등이 좋다. 향수가 있어서 홍대를 좋아한다. 연령대가 다양한 것은 사실이다. 산울림이 젊은 극단들과 젊은 작품들을 공연함으로써 다양성이 생기는 것 같다.

ㄴ 윤혜숙 : 크게 차이를 느끼지는 못 했으나, 어느 날 하루, 아마도 토요일 공연으로 기억하는데, 초등학생 5-6학년쯤으로 보이는 누나가 초등학교 1-2학년쯤으로 보이는 동생에게 '오레스테이아'를 관람 하기 앞서, 아트레우스 가문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을 봤다. 대학로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ㄴ 황이선 : '프로메테우스'를 대학로에서 공연하지 않아 차이점을 확실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별 차이를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홍대이다 보니까, 음악하시는 분들, 가령 음악감독인 rainbow99 승현감독의 음악친구들이 극장을 찾아오기는 했다. 홍대문화와 대학로문화가 나뉘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긴 했다.

 

네 작품 모두 무대가 간소하다. 무대를 간소화하는 것이 연출의 취향인가? 제작비를 고려함인가?

ㄴ 이기쁨 : 언제나 간소화하고 싶다. 무대 전환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크다. 무대 전환이 많은 극은 무섭다. 하지만 늘 전환이 많았다. 그래서 한 공간에서 전환 없이 쭉 흘러갈 수 있는 그런 극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이번 극이 그런 간소한 무대가 상당히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제작비를 줄이는 것은 무대뿐만 아니라 공연 제작하는 중에 굉장히 큰 목표 중에 하나다. 최소의 투자로 최고의 공연을 만들어 내는 것, 비상업극단들이 가장 바라는 지점이 아니겠는가?

ㄴ 황선택 : 제작비를 고려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연극에 무대 요소가 꼭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ㄴ 윤혜숙 : 무대는 작품과 극장을 고려해 결정한다. 크게 사실적으로 갈 것인가 추상적으로 갈 것인가를 선택하게 되는데, 특히 '오레스테이아'의 경우, 여배우 세 명이 10여명의 등장인물들을 표현해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공간 등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매력적인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보기에 간소하고 아름답고, 그 자체로 하나의 은유이며, 배우의 동선을 발생시키고 관계를 드러낼 수 있는 무대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개인적으로 간소한 무대를 좋아하기도 한다.

ㄴ 황이선 : 프로메테우스는 양쪽 다다. 일단 무대가 공연을 설명하는 것을 싫어한다. 무대가 상황을 한정하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다. 제작비 문제도 물론 고려대상이다. 하지만 제작비가 넘쳐났어도 프로메테우스 무대가 채워지진 않았을 것이다. 무대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모두 철수하고 아무것도 없는 그 '0'의 상태이다. 그 안에서는 무엇이든지 가능해진다. 앞으로 프로메테우스를 시점으로 계속 이런 방향을 전개시킬 것 같다.

 

   
▲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향후 산울림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재공연의 계획이 있는가? 그리고 객석이 더 큰 공연장으로 사이즈를 늘려갈 생각은 없는지?

ㄴ 이기쁨 : 일단 다행스럽게도 연장공연을 진행할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마치 재공연의 기분으로 연장공연까지 마쳤다. 지금도 당연히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하고 싶다. 모든 여건이 맞는다면 말이다. 이 말이 상당히 중요하다.

대표로서 굉장히 조심스럽고 신중한 선택을 하는 편이다. 다른 말로는 겁이 많다. 도박은 절대 못하는 성격이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쉽게 선택하지 못한다. 무조건 객석이 더 많은 극장이라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200석 이상의 극장에서 5명을 두고 공연을 했던 적이 있다.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이었다. 따라서 '모든 여건이 맞는' 곳이라면 당연히 하고 싶다.

ㄴ 황선택 : 주변에서 레퍼토리로 만들라고 말들을 많이 하신다. 재공연을 하고 싶다. 그러나 여의치 않는 상황에서 재공연을 하는 것보단 신작을 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그래서 지원금이 중요하다.

ㄴ 윤혜숙 :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하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서 꿈꾸고 있다. 이 작품을 잘 발전시켜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큰 극장에서 한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산울림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ㄴ 황이선 : 야간에 야외 거리극으로도 하고 싶고 지방 관객들도 만나고 싶다. 기회를 계속 보고 있는 중이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니 – 머릿속 한 켠에 항상 프로메테우스 여섯 글자를 남겨두고 있다.

 

   
▲ 연극 '프로메테우스'

작품제작기를 듣고 싶다.

ㄴ 이기쁨 : 산울림 고전극장을 참여하자고 마음을 먹었을 때, 연출도 여자고 작가도 여잔데, 여자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곡들이 죄다 남자들 위주다 보니까 늘 여배우들의 불만과 속상함이 있었다. 대놓고 여자들이 주인공인 공연을 한 번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리스 신화의 여신들을 앞세우게 된 부분이 있다.

연습을 할 때는 배우들이 불안해했다. 계속 이렇게 해도 되는 거냐? 질문하면서. 대사하다가 춤추다가 액션하고 울고 웃고 한 장면도 그냥 넘어가는 부분이 없었다. 무슨 종합선물세트를 만드는 느낌이었다. 근데 연습할 때 항상 가지는 생각이 있다. 내가 재미있으면 관객들도 재미있어 한다는 거다. 그러다보니 밖에서 보는 나는 재미있는데 배우들은 영원히 불안해하는 상황이 생기곤 한다(웃음).

ㄴ 황선택 : 재밌고 치열했다. 다른 얘기인데, 연극 연출가라는 직업이 요즘에는 안 좋은 것 같다. 많은 생각이 든다. 신기하게도 다른 연출가들은 대본을 받으면 바로 바로 하더라. 연극은 매회 공연을 해야 한다. 어떻게 배우한테 자극을 줄까 고민을 하는데, 자극을 주는 과정들이 딱히 좋은 과정은 아니구나 싶었다. 공연을 하고 싶을 때 하는 편이다. 주로 주변에 시간 되는 배우를 찾고 그들이 모이면 그 인원에 맞게 글을 쓰고 이야기를 만든다.

ㄴ 윤혜숙 :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오레스테이아'는 극단 달나라동백꽃 내 프로젝트 그룹 '작은문공장'팀의 두 번째 작품이었다. 첫 번째 작품은 '작은문공장'이란 작품이었고, 다원예술 시대에 연극이라는 장르 고유의 매력이 무엇인지 탐색해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야기보다는 연극적 표현들에 중점을 두었는데, 그러다보니 이야기가 빈약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다음 프로젝트부터는 텍스트를 기본 재료로 출발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고대 그리스 비극부터 출발해보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스 비극의 많은 작품 중에서 오레스테스 3부작을 선택한 이유는 이 작품이 고대 그리스 비극의 연극적 형식을 지금의 연극적 언어로 풀어보기에 적합한 텍스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흔히 고전(古典)작품을 공연할 때 '주제적 재해석', '새로운 스타일'을 중시한다면, 이번 '오레스테이아'는 고대 그리스 비극의 형식을 재해석 해보는 데 무게를 두고자 했다. 기원전, 어떤 한계를 극복하고자 고안된 장치들, 관습적으로 굳어진 형식들을 어떻게 지금 우리의 연극성으로 재해석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중요한 질문 중 하나였다. 우리는 '합창과 대화가 반복되는 극의 구조, 세 명으로 제한된 배우들이 여러 배역을 맡음으로써 발생하는 아이러니, 코러스의 운용'을 중심으로 이것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연극성과 어떻게 만나는지 고민해보고자 했다.

원래 프로젝트 '작은문공장'의 멤버는 연출 윤혜숙, 배우 배선희, 이지혜, 박주영이다. 이번 고전극장에서는 배선희 배우가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강말금 배우가 함께하게 됐다.

ㄴ 황이선 : 처음에는 '황금당나귀'라는 소설을 각색하려 했는데 그게 연극 '변신이야기'더라. 난감했던 차에 더 나이 들어서 하고 싶었던 '프로메테우스' 카드를 좀 더 일찍 꺼내 들었다. 캐스팅의 경우 홍대 근처 사는 배우들을 우선 섭외했고(웃음), 극단에 신입단원을 우선 캐스팅했다. 신입단원들과 호흡을 맞춘 첫 작품이기도 하다.

수정을 정말 많이 했다. 원작에 충실하되 지금의 이야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많이 요구됐다. 배우들이 많이 기다려줬다. 그리고 많이 믿어줬다. 물론 설득하기 쉽지 않은 날들도 있었지만 결국 해내줬다. 지난 1월에는 고전을 잘 보여주자는 의도가 있었다면 앙코르에서는 정치적으로 보이길 바랐다. 프로메테우스가 정치적 선동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더욱 야외에서 공연했으면 싶었다. 두려워하지 않도록 노력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겁이 나기도 했다. 누군가를 연상시키는 작업이어도 되는지, 이 극장에 폐가 되지는 않을지 두려웠다.

 

   
 

다른 세 작품의 장·단점을 평가 한다면?

ㄴ 이기쁨 : 정말 죄송하게도 '난세에 저항하는 여인들'은 보지 못했다. '프로테메우스'는 우리 극이랑 등장하는 신들이 많이 겹치는데, 극 분위기가 정말 하나도 같지 않았다. 너무 달라서 신기할 정도였다. 이오가 제우스에게 당하고 그를 거부하는 여인으로 해석하는 지점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오레스테이아'는 단 3명의 배우로 극을 꼼꼼하게 채워가는 부분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강말금 배우님의 팬이다. 역시나 좋았다.

ㄴ 황선택 : 다른 작품들을 다 안 봐서 모르겠지만 잘 하셨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ㄴ 윤혜숙 : 패스하겠다(웃음).

ㄴ 황이선: 기쁨 연출님의 연극을 1월에 보고 우리는 비극성에 더 초점을 맞추며 앙코르를 준비했다. '난세에 저항하는 여인들'의 경우 연출이 용감해서 부러웠다. 나는 그 정도까지 용감하지 못하다. 모두 무언가에 저항하고 있었다. '오레스테이아'는 아쉽게 보지 못했다. 죄송할 따름이다.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는 원작 없이 고전극장을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배우들 집중력도 좋았다. 관객들이 많이 좋아해주셨다기에 샘도 난다.

 

   
▲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낸 천상욱 기자

이 프로젝트에 대해 향후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이번 고전극장은 지난 번과 달리 주제를 정했기 때문에 혹시 예술감독의 역할을 필요로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ㄴ 이기쁨 : 개선해야겠다는 점을 특별히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주제를 주셔서 재밌었다. 색깔이 워낙 다른 팀이 만나서, 공통된 큰 선으로 함께 달려가니까 좋았다. 프로젝트 준비를 할 때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사실 초반 모임이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 할 말이 없다. 세 극단과 좀 더 교류하고 싶었는데 못 만나다보니 아쉬웠다. 황선택 연출님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처음 대화를 나누는 거다. 좀 더 교류하고 친해졌다면 서로 작품들이 어떤 방향인지도 미리 알았을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큰 테두리를 두고 그 안에서 서로 간의 자율성이 보장된다는 것은 상당히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ㄴ 황선택 : 예술감독의 역할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이대로도 나는 만족한다. 적극적으로 작업에 참여했는데, 산울림 극장 팀이 공연 진행을 잘 도와주셔서 정말 좋았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다 같이 엠티를 갔으면 했다.

ㄴ 윤혜숙 : 개선됐으면 하는 지점이라기보다, '왜 그리스비극인가' 라는 공통의 질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산울림 고전극장은 몇 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왜 고전인가' 에 대해서는 깊이와 철학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 비극부터 앞으로 연극사의 굵직한 흐름을 함께 하고자 한다면, 그 큰 밑그림과 더불어 각 주제 별로 '왜 지금, 우리가 이것을 다루는가' 에 대한 공통적인 의제를 설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ㄴ 황이선 : 글쎄 예술감독이 필요하다고 느끼진 않는다. 작품에 대해 작업자들이 충분히 고민하고 충실하게 임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지 컨셉을 논의하는 게 필요할까 싶다. 이번 산울림고전극장의 경우 서류심사를 했기 때문에 이미 어느 정도의 레벨이 있는 극단들이 모인 프로그램이었다. 아주 말아 먹진 않을 것이라는 거다. 젊은 연출가들의 자리 아닌가,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맘껏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좋다고 본다.

고전극장이 현대성을 지니는 것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젊다는 것이 천 년 만 년 가는 것도 아닌데, 예술감독님까지 모셔서 원숙함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는 거다. 어차피 그런 건 하게 돼 있다. 이 시간을 이 모진 시선들을 그 극복되어지는 과정의 가능성 그것이 고전극장의 미덕이라고 본다.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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