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혁 작가 ⓒ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문화뉴스] "저의 모든 작품의 저작권은 극단 걸판이 가지고 있으며, 저 또한 걸판의 동의 없이는 어떤 작품도 올리지 못합니다."

 
최근 '보도지침'과 '헨리 4세 - 왕자와 폴스타프(각색)'를 썼고, 극단 걸판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오세혁 작가가 24일 오후 본인의 SNS를 통해 남긴 글이다. 그의 사연은 다음과 같다.
 
   
▲ 지난해 9월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초연된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 포스터. 오세혁 작가는 이 작품으로 제3회 서울연극인대상에서 극작상을 받았다.
오세혁 작가는 최근 본인이 쓴 '지상 최후의 농담'을 대구 극단 처용에서 동의 없이 대구문화재단에 지원금 신청을 해 2월 선정이 된 후, 이번 달에 공연이 된다는 것을 검색을 통해 발견했다. 오 작가는 "그 과정에서 작가인 나에겐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며 "직접 대구문화재단에 전화해서 지원금 철회 및 공개사과문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오 작가에게 이번 일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번에 제주도의 모 상주극단이 내 작품을 본인들 창작품처럼 공연하려다 적발된 일이 있었고, 얼마 전엔 모 상주극단이 내 작품을 공연한다고 뉴스로 발표한 이후에야 동의를 얻으려고 연락해온 일도 있었다"며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수도 없다. 전화 한 통으로 동의만 얻으면 해결되는 문제를 왜 이렇게 힘들게 만드시는지 모르겠다. 또한, 재단에선 어떻게 작가의 동의서도 없이 지원금 신청이 가능한지도 모르겠습니다"고 털어놨다.
 
극단 처용 성석배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일으킴에 같은 연극인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죄송함을 표한다"며 "이 모든 문제는 본인의 불찰로 작가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부분에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작품의 저작권에 대해 더욱 세심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린다"고 오세혁 작가에게 공개 사과했다.
 
이어 성 대표는 "대구문화재단에 본 공연은 철회한다고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대구문화재단에서 시행하는 무대공연활성화사업엔 작가동의서가 첨부되지 않다 보니 통상 사전 허락보다는 결정이 나고, 공연 준비가 들어가면서 작가와 연락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관행에 젖다 보니 본의 아니게 결례를 범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오세혁 작가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극단에서 작품을 하기 위해 전화가 오면, 들어오는 말이 보통 세 가지다. 작은 극단이며, 제작비 받는 것 없이 우리끼리 하는 작품이며, 수익을 내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연극이 어디 있는가?"라며 입을 열었다.
 
   
▲ 오세혁 작가 ⓒ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오 작가는 "단돈 5만원이나 10만원이라도 줄 생각을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세트, 소품에 사용하는 돈은 있는데, 왜 대본 고료를 주지 않는가? 그게 화가 난다. 작가는 작품을 쓰면 기본적으로 3개월에서 6개월 정도가 필요하다. 우리가 돈 없는 극단이라는 말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특히 한국희곡작가협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저작권 권익을 담당하고 있는 오세혁 작가는 "자꾸 작가의 고료 문제로 말을 못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면 연극을 하는 사람들끼리 잘 넘어가자고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문제는 나뿐만이 아닌데, 이런 문제들을 제기하고자 SNS에 글을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세혁 작가는 본인의 SNS를 통해 "저의 모든 작품의 저작권은 극단 걸판이 가지고 있으며 저 또한 걸판의 동의 없이는 어떤 작품도 올리지 못합니다. 앞으로 제 작품에 관한 문의는 극단 걸판의 메일을 통해 공식적으로 해주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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