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은서 인턴기자]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북한 여성들도 기회만 됐다면 '미투'를 외쳤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날 런던에 위치한 북한 주민 지원단체 '한국 미래 이니셔티프'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여성혐오적' 사회 내 전 부문에 만연한 성폭력 실태를 전했다.

북한의 정치범 처형이나 극악한 수용소 상황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북한 여성들이 매일같이 겪는 성폭력에는 국제사회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성폭력이 각종 정부기관과 공직자들, 전 사회에 만연하도록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여성들은 계급, 나이, 지위에 따라 성폭력에 대한 보호를 각기 달리 받는다고 폭로했다.

여성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은 유명무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력이나 돈,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남성이라면 손쉽게 처벌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강제 입맞춤, 신체접촉을 비롯한 성추행과 성폭행에 처벌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로써 "정신적으로 여성을 지배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한 탈북 여성은 자신이 집을 구하는 데 도움을 받고자 시장(市長)실을 찾아갔을 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이 여성은 "그 대가로 집 한 채를 받았다"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의 열악한 경제 상황에 따라 15세 정도의 어린 소녀들이 성매매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교내 성폭력도 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탈북 여성은 "많은 성폭력이 학교 주변에서 일어난다. 피해자들은 어린 아이들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그들을 보호하려고 하지만 그 보호조차 계급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만약 가해자 계급이 피해자의 계급보다 높다면, 전화 한 통이면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작성자인 제임스 버트는 보고서 말미에 "얄팍하게 위장된 여성 혐오증이 정부가 다루는 모든 부분에 퍼져 있다"며 "성폭력 가해자들은 정부기관과 사회에 내재된 가부장적 관습을 통해 도피처를 찾을 수 있다"고 적었다.

보고서는 40여명의 탈북 여성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북한은 이러한 성폭력이 자국 내에 전무하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2014년 북한의 열악한 여성 인권을 지적한 유엔 보고서에 대해 자신들은 "여성들의 천국"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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