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우람 기자] 지난 14일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연극계 대부'로 유명한 이윤택 연극연출가의 성추행을 폭로하는 글을 세계적으로 확산된 미투운동 해쉬태그(#Metoo)와 함께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이를 시작으로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의 강도 높은 성폭력 피해 경험들이 연이어 폭로되며 국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기고 있다. 

이윤택은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며 공개 사과를 했으나 '강제성 없는 합의된 성관계였다'는 발언으로 보는 이들을 더욱 분노케 하였고, 피해자들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이윤택 감독의 성폭력 피의사실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라는 청원은 4일 만에 5만 5천 명을 돌파했다. 

미투(#Metoo)운동에서 촉발된 문화예술계의 성폭력 사태에 대해 관련 주무 부처에서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작년 영화계에서 여배우에 대한 베드신 촬영 강요 문제로 논란이 거세지고 나자 여성가족부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피해자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배포했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윤택 전 예술감독의 성폭력 사태에 따른 대책의 하나로 오는 3월부터 문화예술계 성폭력 상담·신고 센터를 운영한다. 

어쨌든 우리 모두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을 또 반복하고 말았다.

피해가 벌어지고 난 후에 뒤늦게 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피해자가 겪은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미 일어난 피해를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피해를 축소해서는 안 된다. 또한, 우리가 모르는 더 많은 피해자의 경험이 있다면 알려져야 한다.

 

본지도 문화예술계의 일선에 있는 언론사로서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예술인들의 인권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했어야 했다. 

수많은 이윤택이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풍문으로 들었지만, 더 나아가 이를 공론화하여 양지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피해자 개인의 용기에 의지하여 이 사태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에 통렬하게 반성한다. 

예술인은 프리랜서로 홀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거대한 권력구조 앞에서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본지는 예술인이 권력 관계의 희생자가 되어 뒤틀린 삶을 살지 않도록 그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감시단 역할을 철저히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계의 인권 문제를 이슈화하고 제도적 변화를 이끌기 위한 협의 단체를 구성하여 움직일 것이다. 

본지는 계속해서 문화예술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에 대해 제보받고 취재원의 인권을 보호하고 앞장서서 문화예술계의 뿌리 깊은 악습과 관행을 정화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 문화예술계 산업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성폭력도 좌시하지 않겠다. 

 

pd@mhnew.com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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