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오는 16일 오후 5시 정선아리랑 센터에서 공연될 '한일중 컬처로드'를 마무리하는 연극 '햄릿_아바따'에 출연하는 배우 이선을 만났다.

그녀는 한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유명인이다. 우리에겐 배우보다 '뽀로로' 성우로 잘 알려졌기 때문. 1992년 KBS 공채 23기로 데뷔한 이래 '달의 요정 세일러문'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을 통해 감동과 꿈을 전한 그녀. 하지만 성우이기 이전에 연극 '두 메데아', 영화 '짐작보다 따듯하게' 등 계속 다양한 위치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다.

'한일중 컬처로드'는 2018년 평창,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올림픽 개최국 간의 지속적인 교류 및 문화 협력을 강화하고자 준비된 행사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 '햄릿_아바따'를 포함해 3개국의 전통공연을 공연하는 '전통극 초청공연'이 핵심으로 꼽힌다.

연극 '햄릿_아바따'는 임형택 연출과 극단 서울공장의 작품으로 상상과 현실 세계를 오늘날의 시선으로 바라본 '햄릿'의 이야기다. 여기에 인도에서 '화신(Incamation)'을 의미하는 '아바따(영혼)'를 통해, 지금 이 시대의 군상을 대변한다. 현실 속 나의 모습이 아닌 연극 속 '아바따'를 통해 비로소 진실해지는 우리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연극 '햄릿_아바따'에서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 역을 맡은 그녀와 이야기를 나눴다.

 

"말하자면 손님 맞이"라며 자신의 역할을 겸손하게 표현한 그녀는 "올림픽을 계기로 동북아 평화의 작은 힘이라도 보태게 됐다는 것에 대해 무한한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이선 배우는 "사실 외국 배우분들이 많이 걱정하셨다. 언어적으로 다른 것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도 있고 기존에 완성된 한국 작품에 들어오셔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제가 그런 입장이었어도 무척 떨렸을 것 같다."며 삼국 배우들이 함께 모인 장면을 기억했다.

이어 "그런데 너무 놀라웠던 건, 아티스트로서 경지에 오른 분들이라 언어의 장벽이 전혀 문제되지 않고 연출님이 원하는 역할에 대한 핵심을 딱 인지하는 순간 그 자리에서 바로 표현됐다."며 함께하는 중국, 일본의 배우들에 대한 놀라움을 표현했다.

또 "작품에 임하는 태도들도 대단하다. 저희는 연습 시작 전에 다 같이 몸 푸는데 대단한 경력자들이지만 절대 소홀함이 없이 늘 일찍 와서 열심히 한다. 또 그런 과정에서 예컨대 중국 경극의 걸음, 한국무용의 걸음, 일본의 걸음. 그런 걸 서로 공유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새롭다. 우리가 문화가 정말 비슷하구나 싶고 그래서 작품에서 만나지는 지점이 더 빨라지기도 한다. 그들이 지닌 특별한 동작 없이도 느껴지는 무대 위의 존재감 같은 것은 따라갈 수 없는 연륜에서 오는 거라 극단 서울공장의 배우들도 배우는 게 많고 작품도 풍요롭게 만드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올림픽을 맞아서 같이 삼국이 합쳐져서 만드는 의미가 아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라며 삼국의 배우가 함께하는 '햄릿_아바따'에 대한 기대와 기쁨을 밝혔다.

하지만 그녀 역시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자 하는 열정은 다르지 않았다. 햄릿의 엄마이자 클로디어스와 재혼하는 거트루드 역을 맡은 그녀는 "기존에 한국 배우들과 했을 때와 또 다르다."며 "가오 무 츈(高牧春, 고목춘)선생님과 아주 중요한 감정씬에서 만나게 된다. 제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선생님과 거울을 사이에 둔 장면인데 거울에 비치는 사람은 저의 상상 속에 나타나는 인물이긴 하지만 그 인물을 통해 제 내면을 투영하는 과정이다. 거울을 사이에 두고 눈으로도 교감하고 무대 위에 존재하면서 똑같이 움직여야 하는 장면이 있다."고 중점을 둔 장면을 설명했다.

이어 "내면의 교감이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에 따라 달린 부분인 거 같다."고 말한 그녀는 "워낙 존재감 있는 분과 함께하는 장면이기에 잘될 것 같다."고 긍정적인 답변으로 '햄릿_아바따'를 기대하게 했다. 

끝으로 "연습이 급해지면 파편적으로 언어가 섞여가며 '우주의 언어'가 나온다. 그런데 그걸 다같이 알아듣는 게 너무 재밌다."며 삼국 배우들이 모인 언어의 어려움도 재미로 승화한다고 밝힌 그녀는 "무대미학적인 측면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경지를 보실 수 있을 거다. 배우들의 기량을 뛰어넘어서 언어가 달라도 마음이 통할 때 얼마나 아름다운 에너지들이 뿜어져 나오는지 모든 세계는 하나라는 올림픽 정신에 얼마나 부합되는 아름다움의 극치인지 느끼실 거다."라며 말한 뒤 "이전에 '햄릿_아바따'를 보신 분들도 보다 발전된 면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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