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배우' 주호성이 '장나라의 아버지' 타이틀을 벗고 1인극 '빨간 피터'로 돌아온다.

프란츠 카프카의 1인칭 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서'로 세계 각국의 많은 배우들이 모노드라마로 공연한 유명한 작품이다.

삶의 목표를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빨간 피터'는 인간으로 하여금 삶을 반추하고 관조하게 하는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인간군상의 부조리를 설파, 참된 인생을 논하는 원숭이 피터로 분해 90분간의 명연기를 펼친다.

우리나라에서도 작고한 연극배우 추송웅이 초연한 '빠알간 피터의 고백'을 필두로 김상경, 장두이, 이원숭 등의 배우들이 공연한 바 있다.

주호성의 1인극 '빨간 피터'는 인간에게 포획돼 '유인원 인간화 훈련'을 마친 원숭이의 눈으로 본 인간 사회는 어떤 것일까에 대한 이야기다. 삶의 목표를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빨간 피터'는 인간으로 하여금 삶을 반추하고 관조하게 하는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원숭이 피터의 눈으로 본 인간군상의 부조리를 설파, 참된 인생을 논해 보는 작품이다.

주호성은 "이 연극은 청년기부터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이다. 그러나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2003년 중국에 진출한 딸 장나라가 중국어로 연기하는 걸 부담스러워해서, 다른 나라 말로도 연기가 가능하다는 걸 몸소 보여주려는 마음으로 기획했다. 스스로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욕으로 장나라의 북경 '음반 발표회장'에서 발표부터 해버렸다"라며 “연습하면서 '이걸 왜 한다고 했나' 땅을 치며 후회했지만 6개월 넘게 연습에 힘을 쏟았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고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초연을 하게 됐던 이유를 전했다.

뿐만 아니라 주호성의 북경공연은 한국적인 연극형식을 갖춰 중국 연극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고, 많은 중국인에게 새로운 방식의 '한중교류'라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2008년 중국 북경에서 중국어로 초연한 이후 산동성 제남에서 개최된 '제3회 세계소극장연극제'에 참가, 연출상, 작품상, 연기상 등 3개 부문의 수상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주호성의 무대를 본 중국 평론가는 "호랑이는 늑대를 낳지 않는다"라며 딸 장나라와 함께 아버지 주호성을 극찬하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주호성은 "소원대로, 한국에서 우리말 공연을 하게 돼서 기쁘고 즐겁다. 대사도 김태수 작가가 매끈하고 재미있게 써줘서 감정도 더욱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고 한국 공연의 소회를 전했다. 이어 "이 연극은 스스로 연출하며 연기했기 때문에 이번 한국 공연에도 연출은 없다. 그리고 지난달부터 시연회를 개최, 매일 다른 관객들을 불러 시연한 후 비평과 충고를 들었다. 특히 청주에서는 3월8일 청주문화재단과 청주대학 연극영화과의 도움으로 시연회를 개최, 관객을 미리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작품 토론을 거쳤다. 이 작품의 연출은 내가 아닌, 시연회를 지켜봤던 관객들이었다"라며 그 동안의 독특한 연습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주호성은 2008년 초연 당시 함께 했던 분장사 정완식과 다시 호흡을 맞춰, 중국 공연과 마찬가지로 '싱크로율 100%' 파격적인 원숭이 분장으로 무대에 나선다. 중국 공연 당시, '북경 신경보'는 분장솜씨가 놀랍다며 한국 분장사 정완식을 특별 인터뷰까지 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우연히 인간 사회에 진입한 원숭이의 시각을 통해 인간사회의 문명과 진보를 풍자하는 일인극 주호성의 '빨간 피터'는 오는 3월 23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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