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페이크 다큐'도 여러 장르가 있다. 진짜를 가짜처럼 만드는 형식도 있고, 내 영화처럼 페이크 다큐 전의 '메이킹 영상'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실제 염전 노예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섬. 사라진 사람들'이 지난 3일 개봉했다. 이지승 감독은 21세기인 현재에도 인권유린이 아직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이 감독은 '이기주의, 탐욕' 등의 키워드를 떠올렸고, "근본 대책을 세워줄 수 없는 현재의 시스템과 부조리 속에서 누군가는 작은 목소리도 내야 하지 않을까?"라는 시작으로 지금의 작품을 만들었다.

 

   
▲ 이지승 감독(왼쪽)이 배우 박효주(오른쪽)에게 디렉션을 주고 있다.

영화는 극 중 기자인 박효주와 카메라 기자인 이현욱 배우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본다. 기자라는 설정을 도입하여 카메라를 들고 취재를 하며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메이킹 영상' 방식을 도입했으며,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숨 막히는 서스펜스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페이크 다큐' 형식도 영화 속엔 등장한다.

'페이크 다큐'는 말 그대로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다큐멘터리처럼 보이고 싶은 극 영화 형태를 의미한다. 그 대표작으론 '블레어 윗치'와 '보랏 -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 '클로버필드' 등이 있다. '페이크 다큐'는 단순히 다큐멘터리처럼 보이려고 한 초기와 다르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이지승 감독 역시 영화를 만들기 전에 '페이크 다큐'에서 많은 참고를 했다고 한다. 그러한 영화 3편을 감독의 코멘트와 함께 살펴본다.

 

   
▲ 영화 '노로이'

1. '노로이'(2005년) / 감독 - 시라이시 코지 / 제작국 - 일본

출연 - 고바야시 마사후미, 마츠모토 마리카, 타카기 마리아 등

ㄴ 내용으로 참고할 건 없었지만, 형식을 많이 빌렸다. 주인공 기자는 남자이며, 이 사람을 따라가는 카메라 기자가 있다. 카메라 기자는 영화 속에 나오지 않는다. 남자 주인공을 '페이크 다큐'로 찍어가는 형식을 많이 참조했다.

 

   
▲ 영화 '알.이.씨'

2. '알.이.씨'(2007년) / 감독 - 하우메 발라게로, 파코 플라자 / 제작국 - 스페인

출연 - 마누엘라 벨라스코, 하비에르 보텟, 페란 떼레사 등

ㄴ '블레어 윗치'처럼 전설적인 '페이크 다큐' 영화다. 어떤 제한된 공간 안에서 좀비의 습격을 피하는 페이크 다큐다. 긴장감을 유발하는 것 중엔 "내가 본 최고의 영화"다 싶었다. 이것을 많이 참고했다. 속편으로도 많이 나왔다.

 

   
▲ 영화 '트롤 헌터'

3. '트롤 헌터'(2010년) / 감독 - 안드레 외브레달 / 제작국 - 노르웨이

출연 - 오토 제스퍼슨, 한스 모르텐 한센, 토마스 알프 라르센

ㄴ 앞서 말한 영화와 같은 결에 있는 작품이다. 괴물을 찾아가는 대학생과 밀렵꾼들의 이야기를 진짜처럼 보여주는 가짜 영화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픽션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작가의 의도가 뭐냐에 따라 형식도 달라지는 재미를 느낄 것이다.

문화뉴스 양미르·김진영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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