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가공할 우주의 넓이에 내던져진 인간의 삶, 그 단 한 번의 유한함이 갖는 의미를 묻는다.

극단 피오르의 연극 '우주의 물방울'이 오는 19일부터 3월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극단 피오르는 창단 이래 창작 텍스트를 통해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를 묻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인간 존재와 삶에 관계된 보편적 주제들을 상대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대답함으로써 다시 질문 앞에 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연극 '우주의 물방울'은 드라마로서 대중적 코드를 지니면서도 가공할 우주의 넓이에 내던져진 인간의 삶, 그 단 한 번의 유한함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묻고 있다. '우주의 물방울'에서는 각 인물과 현실의 삶이 갖는 절실한 구체성을 잘 반영하고 있으므로 연극 미학적으로 평온하고 관객이 수용할 만한 진실성이 잘 갖추어져 있다.
 

   
 

'우주의 물방울'에는 네 가지의 삶이 있다. 변두리 술집 반주자인 '일봉'과 집안에 갇혀 살아야 하는 아픈 아내 '화수'의 삶, 아파트 경비로 찌그러진 채 왕년 타령만 하는 아버지 '만수'와 내일에 대한 희망 없이 술집 웨이터로 살아가는 아들 '병만'의 삶, 맛이 간 술집 작부 신세에서 자살에 이르는 '미스 홍'의 삶, 좁쌀만한 씨에서 나와 누에가 되고 누에고치가 되고 누에나방이 되어, 마침내 날아가지 않고 다시 좁쌀만한 알을 낳고 죽는 누에나방의 삶이 그것이다.

그러나 '우주의 물방울'은 하루하루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끝없는 복잡함과 무질서해 보이는 모순들 속에서도 이 모든 사태를 궁극으로 밀고 가는 동력인 '사랑'에 대해서 말해준다. 사랑 때문에 오늘을 살고 내일을 약속한다. 사랑 때문에 어제에 대해 속죄하고 오늘에 충실해진다.

한편, '우주의 물방을'은 한국연극연출가협회와 한국예술종합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9회 신작희곡페스티벌의 대본 공모 당선작이다. 극단 피오르의 대표인 김성민이 쓴 작품은, 극 형상화를 위한 대본의 완성도가 높고 삶에 대한 섬세한 시각과 시선이 현실적이면서도 표현주의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2015 연극 창작 산실 시범공연지원 선정 작품 및 2015 연극 창작 산실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 작품이기도 하다. 극단 피오르는 "세계 초연이 될 이번 공연에서는 인간의 존재뿐만 아니라 자연의 존재 양식에까지 관심을 넓히려는 의도를 더해 새롭게 텍스트를 손질하여서 예술적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의 공감을 끌어낼 좋은 공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이야기했다.

임후성 연출은 "'누에상자'로 드러나는 은유적 연극성과 '우주'라는 상징성을 무대 언어로 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무한과 유한의 대비와 무거움과 가벼움의 대비를 통해 일회적인 삶의 의미를 끌어내는 것이 극 행동의 핵심이므로 이것은 드라마 말고 또 다른 스타일의 고민을 요구한다. 결국, 이 작품은 극 행동의 드라마를 간결하게 진행하되, 은유와 상징적 요소를 무대화하기 위한 스타일을 동시에 가져가는 방향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일봉' 역엔 승의열, '안화수' 역엔 한소정이 연기한다. 또한, 김동곤, 김현중, 차은재, 장우현, 임후성이 출연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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