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생문'에서 '산적'으로 출연한 배우 김태훈. ⓒ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문화뉴스]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무대에 서는데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일이 벅차지 않으냐'와 '나의 연기를 보고 제자들이 질책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두렵지 않으냐'인데 두렵진 않다. 스스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떳떳한 배우이자 교수가 되려 한다. 선배님들을 존경하고,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다면 굉장히 행복한 일이다. 앞으로 좋은 작품 만나서 성실히 한 무대 한 동작 최선을 다할 것이고, 지금의 모습만이 아니라 미래 대한민국 연극계의 작은 반항을 일으켜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 김태훈 배우와의 인터뷰 中

지난 연말 '제15회 김동훈 연극상', 3월 '제34회 영희연극상',  김태훈 배우는 올해도 연극 무대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고, 세종대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올해의 '땀방울'을 가장 많이 흘린 배우라 손색이 없다.

먼저 그는 4월 10일부터 5월 16일까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나생문'에 출연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으로 알려진 '나생문'에서 '산적'으로 출연한 그는 "최근 연기한 작품들이 주로 지식층 역할이었는데, '산적'은 굉장히 야생적이고, 단순하고, 무식하고, 남성성이 강조화된다. 이런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점이 재밌었다"고 이야기했다. 연습실을 방문했던 기자는 연습 현장에서도 무릎 패드를 하면서 구르기를 마다치 않는 그의 열정을 보며 감탄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생문'이 열리는 중인 4월 23일부터 29일까지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에서 민주화 운동이 한창인 1980년대 고문을 받고 길거리에 버려진 대학생 '영웅'을 연기했다.

   
▲ 배우 김태훈이 연극 '가을 반딧불이'에서 '슈헤이'를 연기했다. ⓒ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지난여름엔 KBS1 저녁 일일연속극 '가족을 지켜라'의 '준구' 역을 맡아 섬세하고 자상한 아버지로 등장했다. 연극 무대를 주로 선 김태훈 배우가 드라마를 출연하게 된 계기는 "가르치는 선생으로 다양한 경험을 가져야 후학들을 가르쳐내고, 계속 방송드라마를 하기 위한 경험뿐 아니라 배우로 좀 더 성장시키기 위해서"였다. 드라마와 동시에 연극도 병행했다. 7월 4일부터 8월 30일까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막이 오른 김제훈 연출 작품 '가을 반딧불이'에선 자신의 아내 배 속에 있는 아이를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가는 '슈헤이'를 연기했다.

9월 4일부터 11월 1일까지 충무아트홀에선 한국 초연 40주년을 맞이한 '에쿠우스'에서 '다이사트' 의사를 연기했다. 그는 "'에쿠우스'는 이 시대의 '누수탐지기'다. 건물에서 물이 조금씩 새면 근원지를 몰라 내버려두지만, 시간이 지나 10년, 30년이 되면 결국 건물은 무너지고 말기 때문이다. 물이 어디서 새는지 잡아 내는 게 바로 누수탐지기다"라고 밝혔다. 현재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을 통해 다시 한 번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 한국 초연 40주년 기념 '에쿠우스'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김태훈 배우. ⓒ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에쿠우스'가 끝나자마자 그는 두 편의 연극에 동시 출연했다. 11월 25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리는 '터미널'과 지난 5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 중인 '종일본가'가 그 주인공이다. 공연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그는 "공연 욕심이 있는 것은 누가 뭐래도 분명한 것 같다"며 "극장이나 연습실에 있지 않은 나 자신을 특히 연말엔 너무 싫어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의 연기 투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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