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27일 오후 대학로미마지아트센터 풀빛극장에서 '서울지역 청년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주거비 down 창작 up 프로젝트'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단법인 주거복지연대가 주최하고, 대학로발전소가 주관, (사)대한민국가족지킴이, 아름다운주택포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이름대로 청년예술인들을 위한 주택을 공급하는데 초점을 둔 프로젝트다.

주거복지연대는 2001년 창립돼 취약계층, 서민중산층을 위한 적정주거 및 사회서비스의 제공을 통한 지속가능한 주거복지사업을 위하는 단체다. 임대주택정책 방향전환, 님비극복을 위한 인식 개선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확보한 386개 공가 중 일부를 활용했다.

▲ 한국주택토지공사(LH) 김상엽 서울지역본부장에게 남상오 대표가 감사패를 전하고 있다.

2016년 설립된 대학로발전소는 '오백에 삼십', '액션스타 이성용' 등을 기획, 마케팅하며 대학로에 뿌리내린 기획사다. 공연기획부터 티켓 매니지먼트, 문화 체험 기회, 청년 인턴십 등 공연의 전방위에 걸쳐 활약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마포구 1곳, 강남구 3곳, 서초구 4곳, 강서구 1곳, 양천구 1곳, 강동구 1곳, 남양주시 1곳, 의정부시 2곳, 구리시 1곳 등 총 15채의 주택이 개보수를 통해 보증금 50만원, 월세 5만원 가량의 임대주택으로 다시 태어나 청년예술인들, 취약계층 등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

▲ 주거복지연대 남상오 상임대표

주거복지연대 남상오 상임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청년들의 부담을 줄이거나 없애서 우리 사회가 더 밝아직도록 주거복지연대가 해나가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 그동안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했는데(웃음) 생색내는 건 아니지만 우리 사회와 신뢰를 갖고 하겠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이런 공식적인 자리를 만들었다. 우리 단체의 운영방침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넓은 아량으로 맞아주시고 이걸 공론화해서 더 투명하게 하겠다는 취지가 있기에 이 자리를 하게 됐다"고 이번 기자회견을 연 소감을 밝혔다.

남 대표의 말처럼 이번 자리는 공론화를 위한 첫 걸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밝힌 바에 따르면 주거복지연대는 현재 청년문화예술인 4명을 비롯해 총 15명과 주거지원 업무협약(MOU)를 맺은 상황이다. 이를 향후 지속적으로 늘려가 주거가 필요한 청년문화예술체육인 등을 대상으로 2018년 3월까지 100명에게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대학로발전소 노희순 대표

행사를 주관한 대학로발전소의 노희순 대표는 "이번 행사를 국회나 남산 등 큰 곳에서 보람차게 할까 했는데 제가 오히려 대학로에서 아담하고 사람냄새나게 행사 진행하고 싶다고 말슴드려서 여기서 하게 됐다. 앞으로 미흡한 부분은 추후 행사에서 보완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말대로 미마지아트센터 풀빛극장은 입주예정자 중 한 명인 박아정 연출이 친구들과 함께 모여 살며 아동극, 상업극에 전화상담원까지 하며 배우를 꿈꾸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만든 연극 '오백에 삼십'이 공연되는 장소다. 연극 '오백에 삼십'은 돼지 빌라 사람들의 정과 웃음이 넘치는 이야기로 어려운 대학로 상황 속에서도 의미 있는 흥행을 이끌고 있다.

노 대표는 이어 "다들 기사나 뉴스로 접하셨겠지만, 공연계가 세월호 메르스 때부터 해서 블랙리스트 등 공연문화 종사자들이 정말 많이 힘들다. 단순히 생계유지를 떠나서 분위기가 침체된 것도 있고 제작자들의 안 좋은 소식도 있었다. 이런 좋은 취지의 행사를 통해 작게나마 한걸음 내딛을 수 있고 활력이 됐으면 좋겠다. 주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 공연 종사자들에게 뜻깊은 행사 마련하는 기획사 되도록 하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 좌측부터 방현준 프로듀서, 문현승 대표, 박아정 연출, 이재원 조연출.

이날은 15명의 입주예정자 중 4명이 직접 참석해 소감을 밝혔다.

학교폭력 예방 뮤지컬을 순회공연하는 공연기획자 방현준 프로듀서는 "뜻깊고 아주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하다. 계속 하던대로 저소득층 청소년의 문화예술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며 해외 문화 공연을 통한 한류 붐 전파에 앞장서는 문현승 대표는 "캠페인 이름처럼 주거비가 다운된 만큼 창작 업해서 좋은 작품 만들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박아정 연출은 "월세 없어지는 세상은 멀겠지만, 아직도 공사장에서 일하고 서빙 알바 하면서 연습하는 후배들 많다"며 감격 어린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렇게 좋은 취지로 저희를 도와주셔서 앞으로 우리나라 연극 발전에 정말 많은 도움 될 것 같다. 후배들 힘냈으면 좋겠다. 안 좋은 소식도 많이 있는데 저변 확대되도록 젊은이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창작활동하고 무대에 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박아정 연출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아정 연출과 함께 '오백에 삼십' 초연부터 배우이자 조연출로 활약한 이재원 조연출 역시 "지원 받았다고 해서 멈추지 않고 원래 하던대로 하던 꿈 계속 열심히 해 꼭 이루겠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하다"며 감사를 표했다.

주거복지연대 남상오 상임대표는 이어 "청년들의 주거나 결혼이 우리사회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에 그걸 풀어가는 게 시대정신인 것 같다. 다소 작은 부분이라도 연대를 시작해서 주거부문 해결하는데 노력하겠다"며 앞으로의 방향을 설명했다.

남 대표의 말에 의하면 앞으로 이런 청년예술인들의 주거지는 지역 문화예술의 뿌리를 단단히 하는 거점이 될 전망이다. 블랙리스트 논란 등으로 예술계의 시선이 어지러운 이때 대학로발전소와 주거복지연대가 함께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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