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음악으로 기억될 사랑의 순간 '원스'가 영화에서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뮤지컬 '원스'는 2006년 아일랜드에서 제작된 동명의 인디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의 운명 같은 만남과 끌림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표현한 영화를 아일랜드 출신의 극장가 엔다월쉬, 연출 존 티파니, 음악 마틴 로우, 안무 스티브 호겟 등으로 구성된 크리에이브팀이 무대화했다.

뮤지컬 '원스'는 브로드웨이 규칙에서 벗어나 있는 작품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아닌 아일랜드 인디 영화를 원작으로 한 것이 그 시작이다.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꿈은 거의 포기한 더블린 길거리의 가수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 이 남녀의 작은 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함께 하는 일주일 동안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용기를 얻으며 빠져들게 된다. 이 두 남녀의 소박한 사랑 이야기는 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음악과 함께 '원스'만의 아름다운 결을 만들어 낸다.

작품의 포인트는 바로 치유의 힘을 가진 '음악'을 만드는 이야기란 것이다. 관객들은 '음악'을 만드는 과정, 더 나아가 '음악'을 통해 서로 위로하고 용기를 얻는 것을 눈앞에서 직접 지켜보게 된다.

특히 영화에서 사용됐던 음악 대부분이 뮤지컬에서 더욱 풍성한 화성과 화음으로 무대를 채워준다. 영화 속 명곡 'Falling Slowly'는 물론, 'If You Want Me', 'Gold' 등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뮤지컬을 위해 새로 작곡된 곡들은 이야기와 환상적인 하모니로 무대의 생동감을 더한다.
 

   
 

한편 '원스'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로 이 작품의 감동은 오롯이 배우들에게서 나온다. 등장인물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와 연기 심지어 안무까지 소화한다. 이들이 연주하는 악기는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만돌린, 아코디언, 베이스, 드럼 등 16종류, 50여 대에 달하며, 한 배우당 평균 5개의 악기를 연주해야 한다.

'원스'의 무대에는 오케스트라도 지휘자도 없다. 배우들은 연기할 땐 배우로, 연기하지 않을 땐 연주자로 무대 위를 한 순간도 떠나지 않는다. 배우들의 손짓, 노래의 가사, 특정 대사가 모두 서로의 연주와 노래의 큐가 된다. 배우들은 쉴 틈 없이 무대를 주시해야 하고, 서로가 던지는 아주 작은 사인에 반응해 곧바로 연주와 노래를 시작해야만 한다.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화합과 에너지가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며, 이들이 뿜어내는 기운으로 관객들이 감동하고 위로받는 것이 바로 '원스'의 본질이다.

독특한 구성 방식은 또 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더블린의 한 술집으로 꾸며진 무대 위에서 배우들은 기타와 아코디언, 만돌린과 첼로 등으로 즉흥 연주를 시작한다. 음악의 선곡은 매일 달라진다. 관객들은 공연 전이나 인터미션에 무대 위로 올라가 바에서 음료도 마시고 배우들이 선보이는 즉흥 연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관객들과 배우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고자 마련된 시간으로, 객석과 무대라는 벽을 완전히 없애 관객들이 무대 위의 배우들에 완벽히 이입되도록 만든다.

뮤지컬 '원스' 공연 팀은 현재 이 작품의 고향인 더블린 올림피아 극장에서 "영화보다 더 요란스럽고 외설적이고 재밌다"란 평을 받으며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더블린 공연이 끝난 후 한국 무대에서 완벽한 하모니와 앙상블로 오리지널의 위엄을 보여줄 것이다. '원스'는 오는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