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전서현 기자]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1000년 역사의 향기가 풍기는 듯하다. 역사에 새겨진 위대한 인물과 만나는 시간, 올가을에는 홍성역사인물축제로 떠나보자.

▲ 축제장인 홍주읍성 풍경 ©한국관광공사

충남 홍성은 고려의 명장 최영, 조선 시대 절개의 상징 성삼문, 독립운동에 헌신한 김좌진 장군과 한용운 선사, 현대미술가 이응노 화백, 전통 춤의 대가 한성준 선생 등 수많은 역사 인물을 배출한 고장이다. 홍성역사인물축제는 이들 6인을 배우고 알아가는 에듀테인먼트 축제로,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홍성 홍주읍성(사적 231호)에서 열린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옛 읍성에서 타임머신 없이 떠나는 역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각 인물이 산 시대를 마을로 구성한 '생생한 역사 현장 체험'은 위인의 삶을 직접 경험해보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고려 최영 무과마을에서 무예 시범을 관람하고, 갑옷에 병장기를 갖추고 최영 장군처럼 늠름한 기상을 뽐내봄 직하다. 조선 성삼문 한글마을에서는 훈민정음 전각과 혜례본을 만들어본다.

일제강점기 김좌진 독립군마을과 한용운 독립마을은 비장함이 감돈다. 독립군이 되어 홍주읍성에서 일어난 만세 운동 퍼포먼스나 청산리대첩 모의 전투에 참가해보면 어떨까. 만해 어록 시 핀 버튼이나 독립군 인식표를 아이들과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추억이다.

근대는 예술이 꽃피는 마을이다. 한성준 전통춤마을에서 탈 만들기와 장단 체험을 통해 잊혀가는 우리 소리와 춤을 되살린 한성준 선생에 관해 배운다. 이응노 미술마을에서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창작 세계를 구축한 이응노 화백의 작품을 만나고, 추억의 영화 간판 그리기 같은 체험도 한다.

이 밖에 '히어로 교육 체험' '역사 인물 보드게임' '홍주읍성 소원 걸기' '역사 인물 아트 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농촌 체험도 아이, 어른이 모두 좋아할 만하다.

축제 기간 주 무대와 홍화문 앞에서 공연이 펼쳐진다. 역사 인물 6인을 표현한 역경을 이겨낸 영웅은 국악과 연극, 춤, 소리 등 여러 예술 분야가 결합된 무대로 관객의 시선을 끌 예정이다. 만해 한용운 선사를 주제로 꾸민 북향으로 문을 내겠소는 현대적인 춤과 국악이 어우러진 퓨전 국악극이다.

국내 최고 춤꾼 팝핀현준과 소리꾼 박애리 부부가 출연해 기대감을 높인다. 김좌진 장군과 한용운 선사의 독립운동 모습을 담은 샌드 애니메이션, 한성준 선생의 춤 세계를 LED로 재구성한 퍼포먼스 동서양 춤의 만남이 축제의 흥을 돋울 것이다.

축제를 즐기다가 잠시 쉬고 싶다면 주 무대 뒤쪽 안회당에 가보자. 홍주읍성 안에 있는 동헌으로, 고종 때 확장하면서 흥선대원군이 안회당(安懷堂) 현판을 써주었다고 하나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창문 너머 뒤뜰에 오롯이 자리한 여하정이 운치 있다. 축제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는 법. 푸드 존과 홍성한우마당에서 맛있기로 소문난 홍성한우와 광천김, 토굴새우젓 등 홍성 특산품을 저렴하게 맛보고 구입하자.

홍성역사인물축제는 밤에 더 빛난다. 홍주읍성 남문인 홍화문을 스크린 삼아 펼치는 '미디어 파사드'가 황홀하리만치 감동적이다. 화려한 조명과 웅장한 음향이 어우러지며 역사 인물 6인을 현재로 소환, 그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쫓아간다. 손전등을 켜고 곳곳에 있는 보물을 찾는 '달밤 보물찾기'도 놓치기 아쉽다.

홍주읍성 가운데 홍주성역사관이 있다. 야트막한 능선처럼 지은 역사관 건물은 통일신라 때 쌓았다는 토성을 닮았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조선 시대 홍주읍성의 모습을 복원한 모형이 가장 먼저 보인다. KBS-1TV 프로그램 TV쇼 진품명품 감정 당시 최고가를 받은 조선 후기 풍속화 '석천한유도'와 보부상 유품, 조선 후기 기호학파를 이끈 남당 한원진의 흔적도 눈길을 끈다.

축제를 즐기고 나면 홍성 곳곳에 있는 역사 인물의 흔적을 찾아보자. 축제장에서 20분 거리에 김좌진장군생가지(충남기념물 76호)와 백야기념관이 자리한다. 평생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김좌진 장군의 헌신과 투혼을 엿볼 수 있는 백야기념관 왼쪽으로 장군이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생가를 복원해놓았다. 장군의 행적을 기리는 사당 백야사도 잊지 말고 들러봐야 한다. 장군이 목숨 바쳐 지킨 독립운동 정신을 되새기게 한다.

홍북읍 노은리에는 최영 장군 사당과 성삼문선생유허지(충남기념물 5호)가 있다. 100년 시간 차를 두고 같은 마을에서 태어난 최영 장군과 성삼문 선생은 각각 고려 말과 조선 초를 대표하는 충신이다. 최영 장군 사당은 가파른 언덕에 있어 올라가기 조금 힘들지만, 이곳에 서면 홍성의 산과 들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성삼문선생유허비(충남문화재자료 164호)와 사당, 노은단은 도로변에 모여 있어 찾기 쉽다. 성삼문 선생은 세조 때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처형당한 사육신의 한 사람으로, 노은단은 사육신의 위패를 봉안한 곳이다. 인근에 부인 묘와 아버지 성승 장군의 묘가 있다. 한용운선생생가지(충남기념물 75호)와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도 찾아보길 권한다.

축제 다음 날까지 머무른다면 홍주성 천년 여행길을 추천한다. 홍성역에서 출발해 홍주의사총, 홍주향교, 홍주성을 거쳐 홍성전통시장까지 홍성의 1000년 역사를 아우르는 걷기 코스다. 특히 홍성 홍주의사총(사적 431호)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홍주성 전투에서 목숨을 바친 항일 의병 이야기가 가슴 뭉클하다. 홍주성 천년 여행길 총 거리는 약 8km, 3~4시간 소요된다.

[당일 여행 코스]
홍성역사인물축제→김좌진장군생가지(혹은 최영 장군 사당과 성삼문선생유허비·유허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홍성역사인물축제→김좌진장군생가지→최영 장군 사당과 성삼문선생유허비·유허지
둘째 날 / 홍주성 천년 여행길

[대중교통 정보]
버스 / 서울-홍성,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0회(06:40~21:30) 운행, 약 2시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5회(08:20~19:30)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기차 / 용산역-홍성역, 새마을호·무궁화호 하루 14~15회(05:35~20:39) 운행, 1시간 50분~2시간 10분 소요.

[자가운전 정보]
당진영덕고속도로 고덕 IC→덕산·고덕 방면→예덕로→도청대로→홍성역·군청 방면 좌회전→조양로→아문길29번길→아문길→홍주읍성

 

jun0206@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