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황예찬(플루트), 방기수(피아노), 박병우(드럼)이 카페콘서트에 참여했다.

[문화뉴스 MHN 양미르 기자] "한 가족이 얼마나 많은 전기를 절약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가족이 에너지 절약에 참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일반 음악 콘서트에서는 들을 수 없는 환경 보호의 소중함을 알리는 강연이 끝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17일 오후 서울 노원구 더 숲에서 '푸른아시아 카페콘서트'가 열렸다. '푸른아시아 카페콘서트'는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소통하는 라이브무대로, 환경 보호 강연과 음악 콘서트를 함께 하는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푸른아시아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지구환경기금(GEF), 녹색기후기금(GCF)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TCN) 공인 NGO,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COSOC) 특별협의단체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콘서트는 어느덧 79번째 시간을 맞이했다. 이번 콘서트엔 에너지나눔연구소 심재철 소장의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에너지절약'이라는 주제 강연으로 시작됐다. 압연유 개발업체인 한국하우톤 중앙연구소의 기술이사를 맡은 심재철 소장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이사와 서울시 에너지살림 홍보대사도 맡은 '1인 3역'의 능력자다.

심재철 소장은 2009년 6월 석관동 두산아파트 입주자 대표를 맡으며, 에너지 절약의 혁신을 이뤄 녹색생활 실천을 넘어 사회적 경제를 실천한 환경인이다. 특히 최근에는 아파트 경비원을 위한 '에너지나눔 햇빛발전소' 건립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폭염이 심했던 이번 여름에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실 에어컨 사용을 반대하는 벽보를 붙여 논란이 되는 등 경비원 인권 보호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주목받았다. 이에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찜통더위에 근무하는 경비원을 위해 직접 경비 초소에 에어컨을 달아주는 사례도 등장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도 전국 LH 임대아파트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했다.

▲ 심재철 소장이 강연을 진행했다.

심 소장은 "예전에 경비실에 에어컨을 기증 할 때, 일부 입주자는 코드를 뽑아서 못 쓰게 했다.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까 봐서였다. 그러나 아파트 경비실은 누진세가 붙지 않아서 에어컨을 틀더라도 200원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것을 설명하기가 힘들었다. 경비실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이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에어컨을 틀 수 있었고, 그러면 관리비는 추가되지 않는다"라고 입을 열었다.

심재철 소장은 "지금까지 전기 절약 교육의 효과가 별로 없고, 주민의 절전 참여율이 낮았던 이유로 개인의 고통을 동반하는 방식의 전기 절약 방식, 백화점식 전기 절약 방법 제시, 일방적이고 이해가 안 되는 방식을 강요했다"라고 말했다. 에어컨 대신 선풍기 사용하기, 무조건 코드를 뽑아 대기 전력을 줄이는 방법,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지 않는 것이 예시로 등장했다.

이에 심 소장은 '실감 나는 3+1 절전 운동'을 제시했다. "설정 세 가지와 실천 하나로 우리 집의 전기 절약은 충분하다"라는 의미였다. 설정 방법은 "잠자기 전이나 외출할 때 '인터넷 관련 전원'을 끄는 것, 냉장고의 냉동실 온도 조절하기, HDTV의 절전 단계 활용하기로, 이 설정만 지켜도 전기 사용량이 현저히 줄어든다"라고 심 소장은 전했다.

또한, 심 소장은 "지하주차장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고, 차량이나 사람의 움직임이 없을 때 소등 상태가 되는 것만으로 전기 사용량이 83% 줄어들었고, 엘리베이터나 가로등의 조명 밝기를 줄여도 연간 절감률이 63.7%가 된다. 이 밖에 아파트, 경비실, 관리동 옥상 태양광 패널 설치 등 여러 조치로 2010년부터 2016년 사이 아파트의 약 60% 전기를 절약했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온실가스 감축 방법으로 심 소장은 "푸른아시아가 지구촌 10억 그루 나무심기에 동참하고 있다"라면서 "당연히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은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하므로 나무를 심는 방법이 있다. 여기에 지붕을 흰색으로 칠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흰색 페인트는 반사율이 높다"라고 말했다.

 

한편, 온실가스 감축 방법으로 원자력 발전이 대안이라는 주장에 대해 심 소장은 "나 역시 대학교 1학년 당시 원자력 발전소에 견학을 가서 엄청 좋은 기술이라고 배웠지만, 지금은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원전의 폭발 위험성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원전이 가동되면 폐연료봉이 나온다. 그것을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을 때까지 보관을 해야 한다. 보관하는 용기의 수명은 100년이지만, 그것을 1,000번 갈아야 해를 끼치지 않는다. 즉, 원자로 핵폐기물은 10만 년 정도는 지나야 방사선이 괜찮아진다. 경주 방폐장은 약 300년 정도 양밖에 가동할 수 없다. 그 정도로 심각한 문제여서 대안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이곤 유클래식 예술감독이 진행하는 가운데, 황예찬(플루트), 방기수(피아노), 박병우(드럼)의 공연이 진행됐다. 황예찬 플루티스트는 스위스 루가노 국립음대 최고연구자과정을 수료한 바 있으며, 유라시안 필하모니 객원단원으로 있다. 방기수 피아니스트도 국립 하노버 음악대학 마스터 졸업자로 아상블 클라비어 멤버다. 박병우 드러머는 서울예술대 공연창작학부에 졸업했으며, 경희대학원 포스트모던음악학과 재학 중이며, 2015년 이한진 빅밴드에 참여했다.

세 음악가는 공연 중간 관객들에게 악기를 설명하며 분위기를 유도했다. 특히 박병우 드러머는 영화 속 '위플래쉬'의 한 장면처럼 빠른 템포의 연주를 시연하며 박수를 받았다. 이번 공연엔 '카르멘 판타지',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작은 별 연주곡', '사라바드 & 파사칼리아', '차르다시', '고향의 봄', '동심초', '얼굴', '아리랑' 등이 연주됐다.

▲ (왼쪽부터) 황예찬(플루트), 방기수(피아노), 박병우(드럼)이 카페콘서트에 참여했다.

한편, '더 숲'은 노원문고에서 운영하는 문화플랫폼으로, 다양성영화와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 20평의 전시공간이 있는 갤러리, 팟캐스트 녹음 및 방송 스튜디오를 보유한 미디어룸, 인문, 페미니즘, 예술 등 큐레이션으로 이뤄진 서가, 세미나룸, 카페와 콘서트홀 등이 있다. '더 숲'은 "노원구 주민과 '더'불어 다양하고 풍요로운 문화의 '숲'을 만든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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