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11일 오후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뮤지컬 '레베카'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은 MC 류담이 진행을 맡아 네이버 생중계됐으며 하이라이트는 배우들이 번갈아서 1시간 분량을 시연했다.

옥주현과 송창의, 엄기준, 이정화는 참석하지 않은 채 김선영, 김금나, 이상현, 민영기, 정영주가 '어젯밤 꿈 속 맨덜리'와 '절대 귀부인은 못 돼'를, 민영기와 루나가 '아침 식사'와 '절벽에서', '놀라운 평범함'을, 정성화와 김나윤, 김선영, 이지혜, 이상현이 '맨덜리 가장무도회', 'I'm An American Woman', '남자들이 숭배한 그녀'와 '둘만의 비밀', '레베카 1'를, 신영숙과 이지혜가 '레베카 (긴 버전)'과 '저 바다로 뛰어'를, 김금나, 최민철이 '건지는 놈이 임자'를, 마지막으로 정성화가 '신이여'를 선보였다.

▲ 로버트 요한슨 연출

연출을 맡은 로버트 요한슨은 하이라이트 시연을 앞두고 인사말로 "저희 뮤지컬 '레베카'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무척 유명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제가 10대 때 이 소설을 처음 읽었다. 무척 오래 전 일이다. 그래서 늦은 밤까지 페이지를 넘겨 가며 맨델리 저택의 비밀이 어떻게 풀리는지 기대하며 읽은 기억이 난다"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제가 이 공연을 연출해달란 부탁을 처음 받았을 때 관객들도 제가 느낀 감정을 같이 느끼며 저택의 비밀을 하나하나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제 첫 공연을 했다. 어제 공연을 포함해서 모든 시즌의 공연에서 관객들이 제가 처음 느낀 감정을 느껴주셔서 너무 행복했다"며 뮤지컬 '레베카'에 쏟아진 찬사에 감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비밀을 알려드리진 않겠다. 극장에서 직접 확인하시라"며 인사를 마쳤다.

▲ 하이라이트 시연이 끝난 후 배우들이 인사하고 있다.

뮤지컬 '레베카'는 2013년 이후 한국에서 줄곧 흥행에 성공하며 서스펜스 뮤지컬의 새 지평을 연 작품이다. '엘리자벳'과 '모차르트!'를 만든 원작자 미하일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최고라고 극찬한 한국 무대는 4연을 맞이해 새로운 캐스트와 함께 돌아왔다.

막심 역에 민영기, 정성화, 엄기준, 송창의, 댄버스 부인 역에 김선영, 신영숙, 옥주현, 나 역에 김금나, 이지혜, 루나가, 잭 파벨 역에 최민철과 이상현이, 반 호퍼 부인 역에 정영주와 김나윤이, 베아트리체 역에 이정화와 류수화, 가일스 역에 최병광, 프랭크 크롤리 역에 정동효, 벤 역에 변형범, 줄리앙 대령 역에 이종문이 출연한다.

▲ '건지는 놈이 임자' 시연 중인 최민철 배우와 앙상블

뮤지컬 '레베카'는 현재 주요 온라인 예매처에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막 개막했음에도 이미 공연이 끝난 작품들보다도 높은 판매 순위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할인 역시 거의 없다. VIP석의 경우 평일 낮, 일요일 저녁 공연 20% 할인을 제외하곤 일반적인 방법으론 할인을 받을 방법도 없다.

그런 '레베카'는 어떤 작품일까.

신영숙은 이런 질문에 "완벽한 서스펜스를 가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대본과 완벽하게 어울리는 음악. 세련된 미장센. 대단한 연출과 탄탄한 배우가 모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촘촘하게 구성된 명작"이라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봐준 관객의 만족도도 9.9다. 정말 많은 사랑 받은 작품이고 이번 레베카도 새로운 배우들도 나오니까 놓치지 마시길 부탁드린다"며 많은 관객이 오길 당부했다.

▲ 좌측부터 민영기, 정성화, 김선영, 신영숙, 김금나, 이지혜, 루나

하이라이트 시연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는 막심 역의 민영기, 정성화, 댄버스 부인 역의 신영숙, 김선영, '나' 역의 김금나, 이지혜, 루나가 참석했다.

이들은 2010년대 최고의 흥행을 달리는 '레베카'가 주는 부담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민영기는 "처음엔 멋 모르고 했고 두 번째는 그럭저럭 했지만, 이번엔 세 번째라 정말 부담되더라. 실력 향상한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며 '믿고 보는 민막심'이란 칭호가 부담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저희 레베카는 OST도 있고 많은 정보가 있어서 미리 접해보고 오시면 공연 보는데 더 도움이 되시지 않을까 한다. 자그마한 팁이다"라고 특별히 눈여겨 볼 모습이 있다기보단 작품 전체를 봐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배우 정성화는 지난 10일 첫공연 반응이 어마어마했다는 질문에 "막심 중 저 혼자만 새로운 캐스트"라며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막심이 총 네 명인데 세 명은 이미 두 번이상 했던 분들이고 네 번 다 공연한 레베카의 화석이 계시다"며 옆에 앉은 민영기 배우를 향해 농담을 던졌다.

이어서 "뉴 캐스트로서 긴장도 바짝하고 공연했다. 공연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 안 날 정도였는데 그래도 잘 흘러가서 무척 신기했다. '레베카' 자체가 가진 구성이 튼튼하다는 걸 그때 느꼈다. 작품의 구성이 정성화란 사람을 막심이란 캐릭터로 인도하더라"라며 '레베카'의 탄탄한 스토리를 칭찬했다.

정성화 배우는 마지막으로 "내리막길 내려가면 멈출 수 없듯 큰 힘과 대단한 음악이 저라는 부족한 배우를 잘 이끌어주는구나 싶더라. 그런데 오늘은 가사가 기억 안 나서 실수했는데 죄송하다.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중간에 또 틀렸다. 네이버 생중계에 트라우마가 있다. 뮤지컬 '영웅' 때도 가사를 틀렸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틀려서 네이버, 레베카 관계자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본 공연에서는 얼마나 잘하나 하고 확인하러 와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장면 시연에 있던 실수를 재치있게 사과했다.

▲ '신이여' 시연 중인 정성화 배우

김선영 배우는 본인만의 댄버스 부인이 있는지 묻자 "특별히 다르게 하진 않았고 극에서 가장 이상한 사람이지 않나(웃음). 그런데 예전에는 평범한 시절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레베카와 함께한 어린 시절부터 더듬어가며 평범한 그녀가 왜 변한건지 더듬어봤다"며 본인이 생각한 댄버스 부인을 이야기했다.

그녀는 이어 "레베카의 야망, 마음, 감정 등을 같이 공유하면서 그게 내 것이 되기도 하고 혹은 내 것이 아니란 데서 오는 감정도 있어서 어떤 순간 나에게 분신과 같던 레베카가 사라진 걸 인정하지 못하고 광기로 질주하게 된 첫 모습을 거슬러 가려 했다. 댄버스 부인은 장면을 계속 뛰어넘고 나오니까 이 여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히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신영숙 배우는 4연째 하고 있는 댄버스 부인에게 공감되는 점과 되지 않는 점이 있는지 묻자 "만약에 제가(신영숙이) 댄버스를 만났다면 인사 정도만 하고 피해다녔을 것 같은 인물이다. 자기 생각에 갇힌 예민하고 모난, 날선 인물이다."라며 답변을 시작했다.

그녀는 "그래서 밖에서 보면 공감하기 힘든 캐릭터인데 댄버스 캐릭터 안으로 들어가서 연기하기 시작하면 단 한 순간도 공감 안 되는 부분이 없는 것 같다. 자신의 전부였던 소중한 사람(레베카)을 잃은 슬픔. 레베카와 함께한 공간을 보존하고 소품 하나를 추억하고 그릴 정도로 깊은 슬픔. 그리고 그런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하는 행동이 나중에는 너무 가엽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댄버스 부인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신영숙 배우는 또 가장 좋아하는 대사가 무엇인지 묻자 '들려요? 바다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라는 대사를 언급하며 "제가 '레베카'를 하고 나서 바닷가에 가서 파도치는 소릴 들으면 정말 작품 속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파도 소리가 '레베카-' 하고 들린다. 나중에 여러분도 파도를 들어보시기 바란다"라며 본인 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댄버스 부인과 레베카에게 공감해보길 권했다.

다음은 새로운 '나(I)' 역을 맡은 김금나, 이지혜, 루나 배우의 차례였다.

▲ '절대 귀부인은 못 돼' 시연 중인 김금나, 정영주, 민영기 배우

캐스팅 합격 소식을 듣고 김금나 배우는 "초연 때 너무 재밌게 봐서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모든 걸 초월한 사랑이란 주제가 와 닿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MC 류담이 '오디션 때 본인이 될 줄 알았는지' 묻자 "정말 그런 생각은 없었고 그저 진심을 다해 불렀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특별한 연습 방법이 있는지 묻자 "특별한 건 없고 작품 들어가면 외우려고 한다기보단 재밌어서 달고 산다. 특히 '레베카'는 정말 재밌어서 화장실 자고 일어날 때도 계속 생각했다. 일상화했다"며 특별한 방법보단 작품에 빠져사는 자신의 방법을 밝혔다.

▲ 이지혜 배우

이지혜 배우는 "저도 공연 보면서 '나'가 힘들겠단 생각했는데 직접 극에 들어가니 더 힘들더라. 극에 많이 등장하고 많은 여정을 그려가는 캐릭터라 오디션 붙자 기뻤지만, 부담도 됐다. 너무 큰 사랑 받은 작품이라 부담이었다"며 합격 후에 느낀 부담감을 토로했다.

또 '나'가 연약하지만, 점차 성장하는 캐릭터기에 연습하며 '나'에 대해 생각이 변했는지 묻자 "관객으로 볼 때랑 차원이 다른 캐릭터였다. 조금 단조로운 캐릭터고 청순한 역이라 생각했는데 전막에 걸쳐 여정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캐릭터다. 저희 셋은 다 처음이기도 해서 이야기 많이 하면서 서로서로 도움 많이 받았다. 지금도 찾아가는 과정이다"라고 성장하는 '나'를 기대하게 했다.

한편 루나 배우는 "저도 너무 좋아하던 작품이고 예쁘고 잘하는 언니들과 함께한다고 해서 너무 행복했다. 오디션 합격 소식에 걱정했다. 제가 아이돌 출신이라 그에 대한 걱정이 있어서 잘할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 그래서 언니들 선배님들께 많이 묻고 배웠다"며 겸손함과 행복함을 보였다.

▲ 루나

또 지난 10일 공개된 '하루 또 하루' 뮤직비디오를 언급하며 네 명의 막심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서로 다른 점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정성화 배우는 파워풀하고 강인한, 칼날 같은 남자"라며 답변을 시작했다.

그녀는 "민영기 배우는 정말 부드럽고 신사 같은 느낌이다. 송창의 배우는 애교가 넘치면서 신사적이다. 엄기준 배우는 '차도남'이다"라며 각 배우에게 느낀 차이를 자연스럽게 답변했다.

루나는 마지막으로 "무척 디테일하지 않나. 저는 연습하며 느끼는 게 (배우마다)정말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생각했다. 저도 공연할 때마다 새롭고 배우고 있다"며 배우에 따라 달라지는 극의 느낌을 이야기했다.

뮤지컬 '레베카'는 탄탄한 서스펜스 스토리가 일품이지만 '레베카'를 비롯해 많은 명곡 또한 존재한다. 이에 배우들이 각자의 추천 넘버를 말했다.

 

민영기는 가장 힘든 넘버라면서 시연에서 선보인 '놀라운 평범함'을 꼽았다.

그는 "이 곡은 정말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소리가 안나온다. 제가 세고 강한 노래는 잘부르는데 이렇게 멜랑꼴리한 발라드풍의 곡은 힘들다. 그래서 노래가 컨디션이 조금만 안 좋아도 허스키하게 나와서 제겐 현존하는 뮤지컬 곡 중 가장 어렵다. 제가 잘 소화하는 날은 목상태가 좋구나 아시면 된다"고 밝혔다.

정성화 역시 "가사만 생각난다면 신이여가 제일 좋다"며 재치있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근데 2막에 보면 '칼날 같은 그 미소'라는 노래가 있다. 7분 정도 혼자서 부르는데 막심이 가진 연기력, 가창력, 집중력의 종합선물세트다. 가장 어렵고 스태미너가 많이 필요한 곡이다"라며 '칼날 같은 그 미소'가 작품을 선택한 계기라고 밝혔다.

김선영은 "저는 특별히 좋아한다기 보단 '레베카'를 계속 부른다. 커튼콜까지 5개 버전 정도 있는데 2막 마지막 버전이 댄버스를 설명하는, 완성하는 노래인 것 같다. 그 노래 부를 때 정말 가슴 아프다"고 대답했다.

신영숙은 '영원한 생명'을 꼽았다. 그녀는 "무대 위에 댄버스와 난초만 있으면서 관객들이 (댄버스 부인이)레베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느끼게 하는 넘버고 가장 부드럽고 인간적이다"라며 이유를 꼽았다.

김금나는 '행복을 병속에 담는 법'을 꼽았다. "'나'가 막심과 헤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그와의 사랑을 병속에 담아두면 버틸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애절한 노래다. 저도 살면서 이 순간은 지나가지 않았으면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래서 공감가는 넘버고 좋아하는 넘버다"라며 이유를 밝혔다.

이지혜는 "뮤지컬 '레베카'는 이야기의 주체가 되는 '나'가 지휘자 인사도 없이 노래를 시작하며 작품이 시작되는데 그 부담감도 있고 프롤로그의 감정과 에필로그의 감정이 완전히 달라서 그걸 지켜보면 다른 관점에서 보이시지 않을까 싶다. 둘 다 같은 멜로디지만, 다른 감정이기에 좋아하는 넘버다"라며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루나는 반 호퍼 부인의 'I'm An American Woman'을 꼽았다. 그녀는 "레베카에서 가장 신나고 숨을 크게 쉴 수 있게 만들어주는 노래다. 저 역시 너무 신나서 소대에서 방방 뛴다. 관객들이 행복하게 들으실 수 있는 넘버다"라며 해맑게 답했다.

뮤지컬 '레베카'는 11월 12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some@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