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27일 오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017 뮤지컬 '아리랑' 프레스콜이 열렸다.

박명성 프로듀서와 고선웅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의 인사말과 함께 시작된 이번 프레스콜은 '아리랑' 열두 고개의 의미를 살려 열두 곡의 장면 시연과 포토타임,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뮤지컬 '아리랑'은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일제의 앞잡이가 된 노비 출신 양치성과 그의 주인이었다가 만주에서 독립군을 이끈 송수익, 감골댁과 빚 대신 팔려간 그의 아들 방영근, 일본 앞잡이들에게 유린당한 수국이와 옥비 등 일제강점기, 파란의 시대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담았다.

송수익 역에 안재욱과 서범석, 양치성 역에 김우형과 윤형렬, 방수국 역에 윤공주와 박지연, 감골댁 역에 김성녀, 차옥비 역에 이소연, 장은아, 이승희, 차득보 역에 이창희와 김병희, 그외 최명경, 한동규, 정찬우, 류창우, 함건수, 유병훈, 박시범, 변효준, 고철순, 신우석, 길현주, 서형훈, 윤정열, 이주성, 이승일, 유철호, 최광희, 백두산, 서만석, 제병진, 강동주, 최영화, 윤나리, 최미용, 박현선, 연보라, 김지선, 하혜민, 지새롬, 김수현이 출연한다.

▲ 고선웅 연출.

고선웅 연출은 "저희는 이 속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조정래 선생님도 아리랑을 쓰시려고 한 게 아니라 쓰실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운명같은 걸 많이 느꼈다. 배우나 스태프들은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각자의 사명감같은 게 있었다. 자기들이 아리랑에서 맡은 바가 있었다고 생각했기에 저는 뒷짐만 졌다"며 뮤지컬 '아리랑'을 연출한 소감을 밝혔다.

또 이어서 "달라진 것이 있었다. 이제야 보이는 것이 있었다. 초연 때는 아리랑 열두 고개를 계속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아리랑이 아리랑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조정래 선생님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아리랑이라고 하신 걸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젠 조금 알 것 같다. 지금 이 시대에 왜 아리랑을 올려야 하는지 물어보신다면 저는 아리랑이 우리의 생명, 정신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통해 애통한 카타르시스를, 한과 눈물의 역사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내면의 정체성을 가진 채 툭툭 털고 일어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아리랑은 제가 대한민국 사람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라며 '아리랑'에 대한 자신의 소감을 전했다.

 

2015년 초연 당시 68회 공연, 4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던 '아리랑'은 이번 재연에서도 끈끈함을 자랑했다. 초연에 출연한 42명의 배우 중 31명이 다시 함께해 더 깊이 있는 연기가 기대되며 한국 최고의 연출가로 손꼽히는 고선웅 연출을 비롯해 김대성 작곡가, 조상경 의상디자이너,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김문정 음악감독, 안영준 안무가, 류백희 조명디자이너와 정재진 영상디자이너 등 이름만 대도 알 법한 창작진이 뭉쳤다.

입체감을 부여하는 경사 무대와 강렬한 이미지를 무대 전체에 뿌리는 영상 효과 등이 21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이번 2017 뮤지컬 '아리랑'은 지난 25일과 26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27일 개막해 9월 3일까지 공연된다.

이날 선보인 장면 시연은 '진달래와 사랑', '꽃이여', '찬바람', '풀이 눕는다', '궁지', '어떻게든', '아의 아리아', '어미와 딸', '다른길', '사철가', '절정', '풀꽃아리랑'까지 열두 장면으로 뮤지컬 '아리랑'의 대략적인 스토리 흐름과 함께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었다. 또 서울예술단의 '신과 함께_저승편'에서 큰 주목을 받은 박동우 무대디자이너와 정재진 영상디자이너의 환상적인 콤비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장면 시연이 끝난 후 배우들이 자리해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 좌측부터 장은아, 김병희, 박지연, 김우형, 안재욱, 김성녀, 서범석, 윤형렬, 윤공주, 이창희, 이소연, 이승희 배우.

인사말과 함께 소감을 부탁한다.

ㄴ 장은아: 차옥비 역을 맡아 소리꾼을 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가치있고 소중한 무대라고 생각하고 평생 잊지 못할 무대가 될 것 같다. 발전하는 모습, 차옥비에 가까워지는 모습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봐주시면 좋겠다

 

ㄴ 김병희: 다시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설레고 떨리는 마음이다. 이런 좋은 작품에 좋은 배우와 좋은 스태프들 만나서 영광이다. 아리랑은 아픔이자 기쁨인 것 같다. 제게도 그런 아리랑이 될 것 같다. 많이 사랑해달라.

 

ㄴ 박지연: 아리랑을 처음 만났을 땐 걱정과 두려움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연습과 첫 프리뷰 공연을 거치며 점점 용기와 확신으로 아리랑에 대한 사랑이 생겨났다. 너무 감사한 작품이고 김성녀 선생님 이하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들 사이에서 공연할 수 있어서 너무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 공연 기간이 짧으니 빨리 오시면 좋겠다.

 

ㄴ 김우형: 이 작품을 하고 있으면 그냥 행복해진다. 이 작품은 제가 너무 사랑하는 작품이고 여러분도 이 작품을 사랑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

 

ㄴ 이승희: 저는 이 작품을 연습하면 할 수록 내가 판소리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회가 와서 멋지고 아름다운 배우들과 뜨거운 공연을 함께할 수 있어서 꿈만 같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ㄴ 이소연: 초연에 이어 재연까지 함께해서 영광이다. 우리가 부르는 아리랑을 통해서 우리가 느꼈던 감동을 많은 분들이 함께 느끼시면 좋겠다. 열심히 하겠다.

 

ㄴ 이창희: 재연을 하게 됐다. 느낌이 기차역에서 그리운 사람을 마중나온 느낌이다. 굉장히 설레고 오늘(27일) 첫 공연을 올리는데 어떤 설렘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기대 많이 해달라.

 

ㄴ 윤공주: 저도 초연에 이어 감사하게도 참가하게 됐다. 역시 아리랑은 아리랑인 것 같다. 프리뷰 공연을 했는데 아리랑은 우리의 이야기지 않나. 모든 무대가 그렇지만 아리랑은 특히 저 혼자 무대에서 공연한다기보다 관객과 함께 소통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ㄴ 윤형렬: 초연을 봤을 때 저 작품을 하는 배우들은 정말 행복하겠다 생각했는데 이번에 합류해 영광이다. 너무 좋아하고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들, 선생님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스럽다. 요즘 밀고 있는 말인데 한국인이라면 꼭 보러와야할 뮤지컬 아리랑 꼭 보러 와달라.

 

ㄴ 서범석: 대한민국 땅에서 우리 이야기로 뮤지컬을 만드는 게 어려운 환경이란 점이 참 안타깝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실 것 같아서 힘이 된다. 많은 분들이 아리랑 보고 뜨거운 눈물 흘리며 어머니도 보고 싶어하고 그리운 사람도 보고 싶어하는데 그런 추억의 시간, 가슴을 울리는 힐링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

 

ㄴ 안재욱: 초연보다 더 큰 감동을, 더 큰 사랑을 함께하고 싶다. 질책도 물론 달게 받겠다. 살짝 해달라(웃음). 열심히한 만큼 모두와 함께 큰 보람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며 외국 분들도 보셔도 된다(웃음).

 

ㄴ 김성녀: 사실 뮤지컬에서 제 나이대 배우가 설 자리가 없다. 그런데 조정래 선생님이 감골댁이란 역을 멋지게 써주시고 연출님이 잘 표현해주셔서 이 역을 노리는 선후배가 많다. 이 역을 계속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이 작품 할 때 모정이 저절로 생긴다고 말씀드렸는데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후배들에 대한 모정이 생기는 것처럼 민족, 나라에 대한 모정, 어머니의 절절한 심정이 느껴진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없고 민초 모두가 주인공이다. 그리고 아직 캐스팅되지 않은 주인공이 있다. 바로 관객 여러분이다. 여러분이 오셔서 마지막 주인공을 채워주시면 완성을 향해 열심히 가겠다.

 

모든 인물이 주인공이고 시대의 아픔을 무대 위에서 표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중 온몸으로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겪은 감골댁에 눈이 더 가는데 그 인물을 무대 위에서 소화하는 데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거나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잡은 포인트가 있는지.

ㄴ 김성녀: 연기를 할 때 캐릭터가 늘 경험했다고 해서 연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상상과 간접경험에 의해 연기를 표출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옛 선조들의 아픔을 우리가 어떻게 표현해야 절절하게 표현될까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을 100%, 200% 표현하기보단 가슴에 꽉 차게 감정을 만들되 80%정도만 표현하면 나머지 20%는 관객이 채워주지 않을까 해서 절제하며 연기하고 있다. 제가 감동받는 건 여기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시대의 아픔, 역사에 대한 것을 책이나 영화로만 접해야 했던 젊은이들인데도 연습하면서 매일 눈물을 쏟고 가슴아파하며 마치 의병, 독립군처럼 연기할 때 저도 감동받아 저절로 모성이 생기고 그로 인해 연기할 수 있어서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이 자리에 섰다고 할 수 있다. 관객 역시 젊은 분들이 많은데 그러나 같이 공감해주고 격려하고 박수쳐줄 때 감골댁의 캐릭터가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부족하지만, 여러분의 도움으로 감골댁의 역할이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저는 생각을 비우고 마음으로 느끼며 그냥 가고 있다.

 

오랜만의 뮤지컬인데 복귀한 소감이 어떤지.

ㄴ 윤형렬: 의도치 않게 긴 공백을 가지고 작품을 했다. 어제(26일) 첫 공연을 했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많이 긴장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아리랑이란 작품을 처음보고 배우들이 부럽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고맙게 제게도 제안이 와서 일말의 망설임 없이 바로 공연하겠다고 했고 긴 공백 이후 첫 작품이 아리랑이라 더욱 감사드리고 그래서 더욱 치성, 아리랑에 대해 깊숙하게 파고 들어 여러분께 큰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치성은 악역이지만, 수익과 감골댁에게 위로 받는 듯한 묘사가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치성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느끼는 감정이 궁금하다.

ㄴ 김우형: 치성이가 악역이다. 그러나 전 그렇게 생각한다. 악역으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양치성이란 괴물이 이시대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무대 위에서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는 조선인 뿐 아니라 일본인도, 양치성도 치열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치성이에게 조금만 따듯한 손길, 뜨신 쌀밥이 있었다면 덜 괴물이 되지 않았을까 싶고 아리랑이란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느낌, 우리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함께 부르고 나눈 음악, 우리의 마음이다. 마지막 씬에서 사죄하고 모두가 하나되고 화합하는 그런 모습을 연출하게 됐고 치성이가 더 가엽고 슬퍼보이려면 더 악랄하고 치열하게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 저의 진실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길 희망한다.

 

짧은 질문 시간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안재욱 배우는 "예술의전당 뿐만 아니라 세계 방방 곡곡에서 아리랑이 울려퍼지는 그날까지 배우들, 스태프들 정말 한결같은 마음으로 소중한 땀을 흘리며 더 큰 무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하겠다. 여러분의 힘찬 격려와 응원, 박수 부탁드린다"라며 '아리랑'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당부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2017 뮤지컬 '아리랑'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9월 3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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