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18일 오후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 SB타운에서 2017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지난 14일 개막해 10월 8일까지 재연 공연에 돌입한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이번 프레스콜은 '은밀하게 위대하게', '기억한다 내 이름을', '가고 싶고 보고 싶고 그립고 만나고픈', '악몽', '빨래', '평범한 나라' 총 6곡의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포토타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인터뷰'와 '스모크'로 확실한 히트 콤비로 자리매김한 추정화 연출과 허수현 음악감독이 힘을 합친 창작 뮤지컬이다. 2016년 초연에 이어 올해 새로운 캐스트와 함께 재연을 들고 왔다.

오성조 제3조장 원류환 역에 이용규, 윤은채, 병헌, 흑룡조 조장 리해랑 역에 박준후, 심건우, 감시자 리해진 역에 박준휘, 이우종, 윤지온, 김태원 교관 역에 김수용, 김승환, 서승원, 란/전순임 역에 김국희, 김지유, 서수혁/조두혁 역에 장한얼, 서재홍, 국정원 요원 역에 박시윤, 정창민이 출연한다.

 

동명의 인기 웹툰과 김수현 주연의 히트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북한의 특수부대 5446부대의 정예 요원들이 한국에서 동네 바보, 뮤지션, 고등학생으로 잠입 임무를 수행한다는 설정의 작품이다. 정예 요원으로서 벌이는 화려한 안무와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여타 작품보다 특수부대 요원에 걸맞는 비주얼과 트레이닝이 요구된다.

하이라이트 시연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추정화 연출은 기자간담회 도중 "다소 급하게 준비했는데도 배우들이 훌륭히 5446부대원으로 변했다"며 짧은 연습 기간에도 멋지게 연습한 배우들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 좌측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시윤, 장한얼, 서재홍, 김승환, 윤지온, 박준후, 심건우, 김국희, 서지유, 서승원, 윤은채, 병헌, 이용규, 이우종, 박준휘, 정창민 배우.

캐릭터의 개성이 강한 작품이다. 재연을 맞아 배우들에게 새롭게 요구하거나 만든 부분이 있는지.

ㄴ 추정화: 제가 특별히 한 게 없고 워낙 훌륭한 웹툰이랑 영화가 있었다. 준비 기간이 적어서 5446부대의 춤이나 느낌, 특수요원의 몸을 만드는 게 어려웠는데 저와 함께한 한 달 동안 배우들이 단식과 운동, 5446부대를 체험하는 듯한 과정을 통해 5446부대원의 몸으로 거듭났다. 각각 특성 있는 캐릭터를 제가 도와줬다기보다 배우들이 스스로 잘해왔고 어떻게 하면 앙상블을 조화롭게 할 수 있을지를 더 연구했다. 초연과 비교해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고 부대원의 칼군무가 좀 더 세련되게 만들어 질 수 있게 김병진 안무가가 고생하셨다. 또 이 자리를 빌어 모든 배우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 추정화 연출(중).

음악감독으로서 달라진 점이 있는지.

ㄴ 허수현: 초연에 비해 달라진 건 거의 없다. 시연 때 보셔서 아시겠지만 음악 안에 담긴 드라마가 많은 걸 내포하고 있다. 드라마를 이해하고 노래하지 못하고 그냥 노래로서 하게 되면 드라마와 결합이 어려운 면이 있다. 배우들에게 당부하는 건 노래할 때도 대사처럼 편안한 호흡으로 가도록 강조했다.

▲ 김병진 안무(좌), 허수현 음악감독(중), 이규린 프로듀서(우)

최근 연극, 뮤지컬에서 활약중이다. 일반적인 연기돌의 행보와 좀 더 다르기에 눈길이 가는데 특별히 무대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는지.

ㄴ 병헌: 저는 작년에 연극, 뮤지컬을 굉장히 많이 보러 다녔다. 그런데 선배님들이 큰 무대가 아니어도 무척 행복해하신 게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저도 4월에 소극장 연극을 시작했다. 무대에서 느낀 행복이 제 생각 이상이더라. 그래서 무대에 중독된 것 같다. 당분간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많이 소통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

▲ 이용규(좌), 병헌(중), 윤은채(우) 배우.

남배우들 위주의 작품인데 하나뿐인 여배우의 인물 비중을 늘렸다거나 초점을 준 지점이 있다면. 두 여배우 역시 작품에 참여하는 소감이 어떤지.

ㄴ 추정화: 작 중 분량 자체는 크지 않지만, 권순임은 남파 간첩들의 마음을 돌리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래서 큰 비중이 있고, 5446부대 전원의 엄마 같은 존재다. 저마다 두고 온 가족 때문에 인간이라 할 수 없는 인간병기로 변한 과정을 견뎌낼 수 있던 5446 부대원들이 한국에 와서 마음이 바뀐다. 권순임 여사 때문이다. 그래서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캐릭터다. 웹툰이나 영화에선 더 많은 여자인물이 나오지만, 소극장 작품이라 많은 인물을 넣지 않았다. 그러나 고민 끝에 엄마라는 코드로 넣을 수 있는 권순임 여사와 허점란을 택했다. 란 역시 원류환이 다시 한 번 자식을 버린 엄마도 그렇게 그리워하는구나. 우리 엄마도 나를 그리워하겠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비중 있는 인물이다.

ㄴ 서지유: 연출님이 잘 설명해주셨다. 멋진 배우님들 사이에서 꽃처럼 있는 면이 행복하고(웃음) 마지막에 '평범한 나라' 노래를 부를 때 이들이 바라는 평범한 행복을 쫓게 하는, 일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바로 권순임, 허점란이다. 그래서 무척 소중한 사람이고 한 장면 한 장면 필요 이상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내 역할도 중요하지만, 상대 역을 변하게 만드는 인물란 점을 표현하려 했다.

ㄴ 김국희: 적은 분량이지만, 필요한 역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많은 아들이 생긴 것 같은 기분이다(웃음). 다들 너무 잘해주셔서 정말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다.

▲ 김국희(좌), 서지유(중) 배우.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대 작품이 방대한 원작을 줄이는데 문제가 있었다. 어떻게 선택과 집중을 했는지.

ㄴ 추정화: 정말 방대한 분량의 원작이다. 이걸 소극장에서 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어떻게 꾸려야 할까 고민했다. 남자 여섯에 여자 한명. 일곱명의 배우로 크지 않은 공간, 변화 없는 세트 내에서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그래서 원작을 아주 많이 봤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좋은 건 다 뽑아내려 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딱 하나였다. 왜 그들이 5446부대에서 인간병기로 태어났고 왜 남한에서 죽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그들의 변화를 담아내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했다. 영화나 웹툰에서 보면 야마카시 같은 동작을 선보이는데 저희는 여기서 뛰어봤자 벼룩이다(웃음). 그걸 뛰어넘기 위해 노래와 음악, 안무를 더했다. 창작진 선생님들이 제가 펼칠 수 없던 이야기를 펼칠 수 있게 힘을 주셨고 배우분들이 그걸 잘 표현했다. 박시윤, 정찬민 배우는 소극장 작품에서 사람이 붕붕 나르는 공연을 보기 힘든데 그걸 원 캐스트로 매회 해내신다. 제가 해준 게 정말 없다. 더 좋은 시스템에서 일하게 해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런데도 늘 빛나는 분들이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한 달 전에 살이 많이 붙은 채로 와서 이 작품 어떻게 하냐고 했는데 정말 그 사이에 열심히 해서 변했다. 거기에 제가 정말 감동받았다. 제가 해낸 게 아니라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해내도록 해주셨다. 이 작품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만들지 않았고 웹툰과 영화를 기대하고 오신 분들도 재밌게 보실 수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연극을 주로 많이 했는데 뮤지컬을 하며 느낀 소감이 어떤지.

ㄴ 서지유: 최근에는 주로 정극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같은 무대니까 특별히 다른 건 아니지만, 이 공연이 느린 호흡이 아니라 굉장히 빠르고 역동적인 템포로 진행되며 원작의 엑기스를 뽑아냈다. 저는 늘 공연하며 슬로건처럼 생각한게 뜨거운 배우가 되자는 거였다. 그런데 연출님들을 만나고 작업하며 제 감성이나 감정이 날뛰는 걸 옆에서 컨트롤해주시고 차분하게 정리해주신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뜨거운 배우가 되자는 초심을 잊고 있던 저보다 더 뜨거운 연출님을 만나서 오히려 제가 천덕꾸러기가 된 느낌을 받았다. 애정과 인내심을 가지고 절 지켜봐주셔서 감사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저희가 정말 즐겁고 따듯한 감동이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심건우(좌), 박준후(중) 배우.

여러 작품에서 작품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역을 맡았다. 이번 재공에도 참여하는 소감은. 혹시 이 작품에서 다른 인물을 하고 싶은 욕심은 없었는지.

ㄴ 박준후: 일단 이 작품에 다시 참가해 영광이다. 저번에도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이거 다시 시작하다고 할 때 많은 생각을 했다. 신께서 다이어트를 하라고 이 작품을 주셨나 싶다. 다시는 하기 힘든 작품일 것 같다(웃음).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이 작품은 커튼콜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개운한 마음이 있다. 저는 다른 역을 맡으면 좀 욕심내서 리해진을 해보고 싶다. 다음 생엔 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원류환 역 세 배우가 연기의 결이 다른 것 같다. 각자 본인만의 매력을 꼽자면.

ㄴ 윤은채: 저는 심성이 착하다(웃음). 그래서 동구를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계산되지 않은 웃음이나 순박한 모습이 저와 많이 닮은 것 같다. 원류환은 썩 잘맞지 않지만 동구는 잘 맞는 것 같다. 계속 발전하는 모습 보이겠다.

ㄴ 병헌: 저는 우선 용규형 은채형과 다르게 20대다. 형들에게 다시 올 수 없는 20대의 상큼한 매력 훈훈한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ㄴ 이용규: 병헌이는 20대의 순수함과 패기를 말했는데 30대의 노련미도 있다. 30대의 노련미를 잘 활용해서 병헌이, 은채와 제가 다를 수 있지만, 한 배역을 연기하지 않나. 그점을 잘 잃지 않고 좋은 메시지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열심히 하는 게 제 매력인 것 같다.

▲ 김승환(좌), 서승원(중), 윤지온(우) 배우.

이번 재연을 꼭 보러와야 할 이유가 있다면.

ㄴ 서승원: 평범한 삶 속의 기쁨을 찾는 건 사람마다 다르다. 조금 길게 이야기하자면 김태원이 악역으로 보이겠지만, 그의 생각에서 그는 악역이 아니다. 조국의 명령을 수행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 평범함을 가진 거고 한국에선 자유를 누리는 것이 평범함이다. 그 차이가 있다는 걸 연습하며 느껴서 좀 슬펐다. 그는 자신이 나쁘다는 걸 모르고 살 것 아닌가. 저마다 다른 위치에 있는 관객들이 이 공연을 보러오실 텐데 그런 서로의 차이점들을 찾을 수 있게 연기하고 싶다.

ㄴ 김승환: 우선 '은밀하게 위대하게'라는 작품이 모두 알 듯 웹툰 원작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며 느끼는 현장의 생동감이 큰 매력인 것 같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평범한 삶에서 느끼는 행복이 있다. 그게 다 각자 다른 행복이 있을텐데 그걸 배우들이 잘 표현하고 무대에서 멋진 노래와 안무를 선보이려 길지 않은 시간 열심히 준비했다. 그 매력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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