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바야흐로 크리에이터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콘텐츠가 트렌드를 선도하는 요즘, 화제의 크리에이터를 소개하는 '크리에이터 세터' 코너입니다.

30개가 되지 않는 유튜브 동영상, 하지만 그 무게는 엄청납니다. '한국 남자가 서양 여자 번호 따기', '위안부 역사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 '블랙넛, 한국 힙합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 '레즈비언·게이 인터뷰' 등 자기만의 색깔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1인 미디어, '희철리즘'을 만나보았습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편집장·마포 FM_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피디쇼 DJ)
▶ 패 널 : 김도연 PD (영상콘텐츠 컨설턴트), 정성열 작가 (SNS 캘리그래퍼·작가)
▶ 게 스 트 : 크리에이터 희철리즘 (Heechulism, 본명 윤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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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철리즘 ⓒ 유튜브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ㄴ 안녕하세요? 유튜브 채널 '희철리즘' 영상을 만드는 20대 후반 청년, 윤희철입니다. '희철리즘' 채널은 여러 문화권 사람들 의견을 들어보면서 합의·존중을 지향하는 채널이다.

마포 FM 근처 홍대에는 자주 오시는지
ㄴ 영상을 제작할 당시에는 자주 왔는데, 요즘은 드물었다. 오랜만에 오니 참 좋다.

최근 근황은 어떠한가
ㄴ 작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수익 구조에 걱정이 많았다. 영어 스터디 매칭 사업을 진행하다 접고, 최근에는 글로벌 의류 사업을 준비 중이다. 한국 패션을 세계적으로 제작·판매하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웃음)

김도연 PD와 정성열 작가, '희철리즘'을 소개해 달라
ㄴ 김도연 PD: '희철리즘' 포맷 자체는 심플하다. 여러 문화권 사람들과 인터뷰를 한다. 아젠다(의제) 세팅이 잘 되어 있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확실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희철리즘' 콘텐츠에서 '선의'가 느껴진다는 점이다. 세상을 좀 더 밝게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느껴진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선하게 이뤄가고, 그에 대해 대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개인들의 지향점'이 아닐까 싶다.
ㄴ 정성열 작가: MCN 채널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데, 희철리즘은 그런 부분에서 본받을 점이 많은 선구자다.

개인들의 지향점·본받아야 할 선구자, 엄청난 극찬이다
ㄴ 제가 생각보다 좋은 일을 하는 것 같다(웃음). 감사하다.

▲ 희철리즘 ⓒ 유튜브

'희철리즘' 활동명은 어떻게 짓게 됐나
ㄴ 가수 비(본명 정지훈) 씨의 '레이니즘'에서 착안했다. 1인 미디어 활동은 제가 중심이 돼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것들을 이뤄보자는 마음에서, 제 이름을 따왔다. '자의식 과잉'이라는 악플을 받기도 했다.
ㄴ 김도연 PD: 본인 이름에 '저널리즘'을 합성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희철리즘'이라는 이름, 지금 다시 평가하자면?
ㄴ 마음에 든다. 영상 콘텐츠에서 제가 인터뷰어(인터뷰를 하는 사람)가 되는 거니까 그런 역할에도 잘 맞는다.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ㄴ 대학교 다닐 때, 하고 싶은 많은 걸 했다. 8개월 동안 시나리오 작가를 준비하기도 했고, 영화를 좋아해서 배우 학원을 다닌 적도 있다. 무려 송중기가 다닌 연기 학원이었다. 막상 해보니 재미가 없었다. 아나운서에 흥미가 생겨 알바 하면서 아나운서 학원에 다녔다. 직접 경험해보니 아나운서라는 직업도 생각보다 매력적이지 않았다. 전달력 강한 무언가를 원했다.
그런 찰나에, 친구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걸 알게 됐다. 솔파(Solfa)라는 채널이다. 그 친구가 하는 걸 보니 대기업 등 다양한 곳에서 연락이 오더라. 내가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내가 생각하는 무언가를 세상에 알릴 수 있다는 게 정말 매력적이었다.
저는 '신의 계획대로 인간이 산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신이 아닌 아주 작은 인간이, 다른 사람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이제 희철리즘을 운영한지 2년 정도 됐다.

정말 많은 도전을 한 것 같다. 대학 시절 이룬 큰 성취가 있다면?
ㄴ 저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하는 사람이었다. 25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카페 건물에 어학원이 있었다. 덕분에 외국인 손님이 많았는데 영어를 몰라 'this(이것)?' 이런 식으로 의사소통을 했다. 정말 부끄러웠다. 동국대학교에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 동아리가 있었다. 미국 유학 대신 이 동아리를 선택했다. 제가 영어를 못하니까 처음에는 외국인 친구들이 선호하지 않았는데, 결국 친해지고 영어 실력도 늘었다. 이 경험이 없었다면 외국인 인터뷰가 어려웠을 것이다.

영상 편집도 처음이라고 했다. 어떻게 배웠나
ㄴ 처음에는 영상 자르고 붙이는 기능도 어려워 보였다. 친구에게 시급 1만 원을 주고 부탁했다. 영상 만드는 데 두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첫 영상이 나왔다. 첫 영상을 만들면서 나도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하다 보니 능력이 늘어났다. 친한 친구가 카메라를 빌려주기도 했다. 10만원 짜리 카메라였는데, 화질이 좋지 않았지만 그걸로 '위안부 문제 인터뷰 영상'을 제작했다.
ㄴ 정성열: 모르는 영역이 생기면 배우려는 자세가 인상 깊다.

댄디한 이미지가 있다. 방송 성격과 본인 성격이 일치하는 편인가
ㄴ 비슷한 편이다. '그릿(GRIT, 열정적 끈기)'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이미지라면 맞는 것 같다. 평소에는 막내로서 수다스러운 편이다.

'희철리즘'이 인기를 끈 후, 주변인들에게 연락이 왔나
ㄴ 만들었던 콘텐츠가 언론 보도가 됐다. 덕분에 많은 사람의 연락을 받았다. '너 원래 그렇게 열린 사람 아니잖아'라는 반응도 있었다. 저도 편견이 있는 편이다. 게이·레즈비언 인터뷰를 했지만, 열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진 않았다. 그런 부분을 스스로 극복하려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현재 6개월 정도 새 콘텐츠가 올라오지 않았다
ㄴ 다시 만들려고 기획 중이다. '요즘 왜 안 만드냐'는 메시지도 받았다. '우리 함께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영상을 찍고 싶다.

지금까지 연재한 고정 코너는?
ㄴ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다양한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자는 영상이 많았다. '문신한 사람은 험악할 것이다', '백인은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다' 이런 편견을 바꾸는 인터뷰였다. '방향'만 있지 구체적인 코너가 있진 않았다.

'Reaction', 'Try', 'Interview People' 등 카테고리가 있다.
ㄴ 카테고리를 나누면 좋다고 해서, 비슷한 성격 동영상을 모은 것이다. 'Reaction' 코너는 특정 콘텐츠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과 생각을 담았다.

인터뷰 대상자 섭외는 어떻게 하나
ㄴ '블랙넛&한국 힙합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 편에서는 페이스북 흑인 모임 커뮤니티를 참조했다. '이런 영상을 기획 중이니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분들은 연락달라'고 글을 올렸다. 인터뷰하기 전 무조건 커피를 마시거나 밥을 먹는다. 사전에 이야기를 나눠야, 좋은 인터뷰가 가능하다.

'Try' 코너에는 '한국 남자가 서양 여자 번호 따기'라는 콘텐츠가 있다
ㄴ 2015년 6월 콘텐츠인데, 이전까지 비슷한 콘텐츠가 없었다. 덕분에 많은 화제가 됐다.

'Interview People'에는 성적인 화제도 보인다
ㄴ 남성 사이즈가 중요하냐는 화제 역시 제가 가장 처음 인터뷰했다. 우리 사회는 성에 대해 너무 보수적인 분위기가 있다. 수면 위로 성적인 화제도 끌어올려, 건강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성적인 콘텐츠가 조회 수가 잘 나오는 것 같다
ㄴ 모두가 궁금한 부분인데,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아서 관심을 받는 것 같다.

▲ 희철리즘 ⓒ 유튜브

가장 애착이 가는 영상이 있다면?
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한국에 사는 흑인들' 콘텐츠다. 흑인에 대한 편견들이 있는데,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 처음에는 '네가 뭔데 흑인을 취재하냐'는 반응이 있었지만, 영상을 올린 후 그런 반응이 사라졌다. 오히려 취재해줘서 고맙다는 반응을 받았다. 두 번째는 '한국계 미국인 입양인들' 인터뷰다. 누구도 다루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고, 그 분들을 보면서 우리도 느끼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영상 콘텐츠에서 새롭게 기획한 방향이 있다면?
ㄴ 혼자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볼까 싶다. 예를 들어, 일본인이 앞에서만 친절하고 속마음은 다르다는 편견이 있다. 이런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 역사와 문화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문화를 이해하면 개인도 포용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설명해보고 싶다. '외국 사람이 우리나라 옷을 입어본다면?' 등 패션 콘텐츠도 구상 중이다.

'희철리즘', 누군가를 영입할 생각도 있나
ㄴ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아직 파트너를 만나지 못했다.

유튜브 활동이 활발하던 작년, 수익 구조는 어땠나
ㄴ 유튜브 광고 수익으로 한 달 200만 원 정도 벌었다. 그것만으로는 안정적 수익이 어려우니 다른 영역에 많이들 도전하신다. 저 같은 경우,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한국인과 원어민들을 매칭 해줬다. 중계 수수료를 받았다.

'패션' 사업은 어떤 걸 구상 중인가
ㄴ 비디오 커머스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장사할 사람들을 모아 제가 마케팅을 담당하고, 우리나라 옷을 해외에 파는 것이다. 어머니가 오프라인 옷 장사를 하신다. 아버지가 은행을 다니셨는데, 보증으로 집안이 휘청거리면서 어머니가 일을 하게 됐다. 장사로 버는 돈이 은행 월급보다 많았다. 집안 영향도 좀 있는 것 같다.

▲ 희철리즘 ⓒ 유튜브

비디오 커머스 시장 속, 본인만의 '필살기'가 있다면
ㄴ 바이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비디오를 많이 봐야 물건이 팔린다.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사람들이 보고 싶은 영상을 기획하는 능력이 생겼다. 그런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희철리즘과 윤희철, 1년 뒤에 어떤 모습일까
ㄴ 1년 뒤에는 함께하는 사람들과 같이 커 나가고 싶다. 같이 공부하고, 같이 일할 팀이 꾸려졌으면 좋겠다.

마무리 인사 부탁드린다
ㄴ 사업 준비로 불안함이 있긴 하다. 응원을 받고 가는 기분이다. 희철리즘을 기다려주는 분들이 있다면, 유익하고 재미난 콘텐츠를 만들어 보답하겠다. 과분한 사랑에 늘 감사드린다.

무언가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모델을 구식으로 만드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라고 합니다. 진짜 뉴미디어를 만들고 있는 희철리즘, 미디어 업계에 신선한 돌풍이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jhle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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