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최초 물 활용한 퍼포먼스 핵심
실물 크기 동물 퍼펫, 화려한 의상, 세트...예술적 요소 돋보여
직관적으로 전해지는 놀라움과 즐거움...남녀노소 사로잡아
12월 31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세계적인 아트서커스 그룹 태양의서커스의 신작 '루치아'(LUZIA)가 한국에 상륙했다. 곡예는 곡예대로 놀라움을 안겨주면서 예술적 완성도까지 높였다.
'루치아'는 스페인어로 '빛(luz)'과 '비(lluvia)'의 소리를 합쳐 만들어진 단어다. 낙하산을 타고 온 여행자가 꿈속의 나라에서 만나는 신비한 종족의 문화, 자연, 신화를 보여준다. 라틴 아메리카 분위기의 음악, 멕시코 전설과 신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다양한 동물 코스튬과 실물 크기의 퍼펫 등으로 구성된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투어 최초로 물을 활용한 퍼포먼스가 핵심이다. 무대 위 14m(미터) 상공에서 비처럼 뿌려진다. 아티스트들은 물을 맞으며 'CYR 휠 & 트라페즈'(CYR WHEEL AND TRAPEZE), '에어리얼 스트랩'(AERIAL STRAPS) 등 공중 곡예를 선보인다. 또한 공중에서 떨어지는 물에 2차원 이미지를 생성, 다양한 서사적 표현도 그려내며 감탄을 자아낸다.
그 외 트레드밀 위에서 후프를 통과하는 '후프 다이빙 온 트레드밀'(HOOP DIVING ON TREADMILLS), 7개의 핀으로 선보이는 '저글링'(JUGGLING)을 비롯해 '아다지오'(ADAGIO), '핸드 밸런싱'(HAND BALANCING), '스윙 투 스윙'(SWING TO SWING), 풋볼 댄스(FOOTBALL DANCE)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워낙에 고난도 곡예를 펼치는 탓인지, 일부 구간에서 약간의 실수도 있다. 그러나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분위기에 흠뻑 매료된 관객들은 되려 환호성으로 응원하며 호흡한다. 또한 관객들과 비치볼로 공놀이로 소통하는 것 역시 색다른 재미다.
지난해 한국에서 공연된 '뉴 알레그리아'와 비교하면 서커스 곡예가 특별히 업그레이드된 느낌은 아니다. 대신 예술적 측면은 확실히 더 뛰어나다.
정교하게 구현된 말, 재규어 등 실물 크기의 동물 퍼펫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동식물을 모티프로 제작한 화려한 의상과 세트 역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초현실주의 미술 작품들이 눈앞에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여기에 이국적인 음악까지 더해지니, 신화 속 환상의 공간에 초대된 느낌을 받게 된다.
공연의 끝에 관객이 마주하는 건 어떤 대단한 메시지가 아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직관적으로 느끼는 놀라움뿐. 그 짜릿한 즐거움이 관객의 삶에 에너지를 주니, 그 자체로 '루치아'의 의미이자 메시지겠다.
한편 '루치아'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 2024년 1월 13일부터 2월 4일까지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내 빅탑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 장민수 기자 jms@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