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아트스페이스 ‘조형미관’서 11월 15일까지 개최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조형미관’서 진행중인 조정숙의 ‘해.우.재.’전시현장  / 사진=박일희 기자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조형미관’서 진행중인 조정숙의 ‘해.우.재.’전시현장  / 사진=박일희 기자

[문화뉴스 박일희 기자] 한국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은 故 조정숙(1948.6.28.-2021.2) 화백의 독창적이고 방대한 예술 세계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소야갤러리(대표 이예지)가 작가의  50년 예술세계를 망라한 작품들을 통해  위로와 영감의 메시지를 전한다.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신원동 ‘조형미관’에서 ‘모든 근심을 소멸하고 더 높은 곳으로’라는 주제로 개막된 조정숙 화백의 전시회 ‘해.우.재.’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오는 11월 1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는 지난 8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확장한 조형미관의 첫 번째 개인전이자 갤러리 ‘소야’와의 협업으로 준비된  프로젝트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반세기 동안 활동하면서 유행에 얽매이지 않고 그 어느 작가도 범접할 수 없는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조정숙 화백은 작품을 알리기보다는 모든 에너지와 열정을 작품에 쏟아냈다. 그는 12회의 개인전과 200여 회가 넘는 그룹전을 통해 생의 자유와 인간 내면의 본성을 자유로운 역동으로 표현하며 형태를 있는 그대로 그려낸 것이 아니라 과감히 해체하고 새롭게 재구성하는 ‘자기 개성화’ 과정을 중시했다. 

한지, 아크릴, 목탄, 크레용, 연필, 유화물감 등 사용하는 재료 또한 다양했다. 한지를 겹겹이 얹어내거나 강렬한 색채를 일필휘지로 그어낸 선들은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경계 없는 개념 회화’를 창출했다. 조정숙의 작품을 ‘경계 없음’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윤곽선이나 세세한 선들 사이에 누드의 부분이 중첩적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누드의 선에서 자연, 질서, 균형을 찾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품 속에 드러나는 작가 특유의 순간적 위트와 함께 과감하면서도 극도로 섬세한 획과 색상의 다채로운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조형미관’서 진행중인 조정숙의 ‘해.우.재.’전시현장 / 사진=박일희 기자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조형미관’서 진행중인 조정숙의 ‘해.우.재.’전시현장 / 사진=박일희 기자

조 화백은 지난 2014년 예술의전당 전시 중 인터뷰를 통해 “어떤 그림이든 오랜 시간 그 그림에 집중하다 보면 소리가 들린다. 또 음악을 듣다 보면 어떤 형상이 보인다. 이 소리와 형상을 접목시킬 방법을 찾고 싶었고 그 찾는 과정이 나에겐 제스처 드로잉이었다.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두께감이 생기면 새로운 형상이 생겨나고. 드디어 그 속에서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누드크로키에 대해 “나는항상 누드를 그린다. 난 죽어있는 사물, 정지된 시물을 원치 않는다. 매일 3시간 이상씩 제스처 드로잉을 한다. 이것은 내 작업에 대한 태도이자 내 정신을 풀고 윤활의 역할이 된다”고 강조했다. 

조형 가구 작가인 이성호 조형미관 아트디렉터는 “조정숙 작가의 작품들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가 없고 하나의 작품이 구상으로 시작해 획과 터치가 더해지며 추상화로 마무리가 됐다. 작품 속에 틈틈이 채워진 누드 크로키의 형상들이 작품의 깊이를 만들고 종이란 공간을 벗어나 어느 곳이든 확장될 것 같은 무한한 생동감을 전달한다”면서 “작가에게 있어 다양한 표현 기법들은 눈앞에 있는 하나의 재료에 불과한 것 같았고 마치 손에 잡히는 대로 그 순간을 어떻게 기록하고 기억할까 하는 행위들의 반복이자 연속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생산될 수 없는 조정숙 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작품을 보면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경외감을 전하며 관람자에겐 큰 영감이 되는 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형미관’은 2017년 11월에 문을 연 '조형으로 이뤄진 작은 미술관'이란 콘셉트의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와 카페 ‘에세스커피’가 공존하는 공간과 사람, 예술과 콘텐츠를 연결하는 소통의 공간이다. 
 

문화뉴스 / 박일희 기자 ilheeba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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