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칼린 연출 "멋진 걸그룹 선조들, 잊지 않고자"
윤복희, 김명자, 고재숙 등 앞에서 공연 "잊지 못할 경험...눈물 났다"
멀티 배역 소화, 악기 연주까지..."배우들 능력 보여주고파"
11월 1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사진= 문화뉴스DB
사진= 문화뉴스DB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쇼뮤지컬 '시스터즈'가 기쁨과 안도, 감격의 눈물로 초연을 시작했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시스터즈(SheStars!)'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은 박칼린 연출과 배우 유연, 신의정, 김려원, 선민, 하유진, 이예은, 정유지, 정연, 이서영, 홍서영, 황성현이 참석했다.

지난 3일 개막한 '시스터즈'는 저고리 시스터즈부터 김시스터즈, 은방울 자매, 바니걸스까지 1920년부터 1970년대 걸그룹의 명공연을 재현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이자 쇼 뮤지컬이다. ‘처녀 합창’, ’울릉도 트위스트’, ‘What I’d Say’, ’커피 한잔’ 등 시대의 히트곡들을 그 시절 감성으로 되살린다.

박칼린 연출은 "외국 작품뿐 아니라 한국적 소재로, 한국 배우들을 통해 얘기할 수 있다는 것에 뜻을 뒀다"며 10여 년 전부터 작품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전수양 작가와 함께 국내외에 남아 있는 역사 속 걸그룹들에 관한 자료들을 수집했고, 이난영을 제외한 모든 선배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박 연출은 "작품에 담긴 얘기는 그분들과 만나 그들의 입에서 나온 얘기들을 토대로 했다"며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그려내고자 시도했다고 밝혔다.

사진=뮤지컬 '시스터즈'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시스터즈'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팝 그룹들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요즘이다. 박 연출은 "지금의 케이팝 그룹들이 한 번쯤 선배들을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 싶었다. 그 시스터즈들이 해온 역사가 있어서 오늘날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며 "한국 역사에 이런 멋진 걸그룹 선조들이 있었다는 것. 그들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다"라고 작품이 가진 의의를 전했다.

이시스터즈 김명자, 코리안키튼즈 윤복희, 바니걸스 고재숙 등은 최근 직접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그들과의 만남의 순간을 묻자 배우들과 재차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이예은은 "그날 윤복희 역으로 첫 공연이었다. 정신없이 무대를 하는 와중에 객석이 비치는데 영화처럼 윤복희 선생님 얼굴이 보였다. 환히 웃으면서 즐기고 계셨다.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뮤지컬 '시스터즈' 이시스터즈 김명자, 코리안키튼즈 윤복희, 바니걸스 고재숙과의 피날레 무대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시스터즈' 이시스터즈 김명자, 코리안키튼즈 윤복희, 바니걸스 고재숙과의 피날레 무대 / 신시컴퍼니 제공

이서영은 "공연 끝나고 선배님들과 만났는데,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온 기분이었다면서 고맙다고 하셨다. 그분들께 추억을 선물 드린 것 같아 너무 기뻤다"고 말했고, 김려원도 "현존하는 분들 앞에서 그분들의 무대를 재현한다는 것이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경험이었다. 지금도 무대에 서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순수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눈물이 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각 배우들은 주역 1-3인과 단역 3-4인을 연기하며, 날마다 소화하는 주요 배역도 달라진다. 그동안 쉽게 보지 못했던 형식이다. 박 연출은 배우들의 능력과 라이브 무대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공연이 끝나면 무대에서 해당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이름을 크게 외치는 순간을 추가했다. 박 연출은 "필수적이었다. 그동안 배우들이 무대에서 자기 이름 읊을 순간이 없었다"라며 "'배우들이 오늘날 무대에서 이렇게 잘 해주고 있구나, 멋지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뮤지컬 '시스터즈'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시스터즈'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배우들은 춤과 노래, 연기는 기본이며 악기까지 직접 연주해야 했기에 그 어떤 작품보다 철저한 연습이 필요했다. 자연스레 정도 많이 들며 하나의 팀으로 똘똘 뭉치게 됐다. 첫 공연 후에는 안도감과 뿌듯함에 겨워 다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한다.

유연은 "공연 완주하고 커튼콜 때 관객분들이 좋아해 주신다는 느낌 받았을 때 감격스러웠다. 객석에서 함께 했던 배우들이 함께 응원해 주는 모습 보니 많은 생각이 들고 눈물이 났다"고 돌아봤다.

박 연출은 "'시스터즈'는 엄청난 화합을 해야 하는 팀이다. 그룹 생활을 하면서 어떤 문제가 생겨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했다. 그걸 느끼고 있는 것 같고, 화합되면서 서로가 도와주는 모습들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사진=뮤지컬 '시스터즈'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시스터즈'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이번 작품은 쇼뮤지컬의 형태로 구성됐다. 배우들이 각 그룹으로 변신해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중간중간 그들에 관한 역사적 배경이 설명되기도 한다. 박 연출은 "그들의 비하인드가 없으면 그들의 업적도 느낄 수 없다"며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 없이 노래를 들으면 많이 다른 공연이 됐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뮤지컬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색다른 공연이다. 쇼도 아니고 콘서트도 아니고 뮤지컬도 아닌 오로지 '시스터즈'만이 하는 무대라고 본다"라며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어필했다.

한편 '시스터즈'는 오는 11월 12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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