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 개막
지난 프로덕션 참여한 임정모와 배수정, 배역 변경
백형훈, 김환희, 조권 등 새로 합류

뮤지컬 '렌트'의 2023년 프로덕션 공식 포스터 (사진=연합뉴스)
뮤지컬 '렌트'의 2023년 프로덕션 공식 포스터 (사진=신시컴퍼니)

[문화뉴스 배민준 기자] 젊음을 노래하는 뮤지컬 '렌트'가 오는 11월 11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극작·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그와 친구들의 삶 속에 늘 존재했지만 사회적으로 외면받았던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의 이야기를 수면 위로 드러내어, 이를 록, R&B, 탱고, 발라드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혼합해 오페레타(Operetta) 형식으로 완성하였다.

청춘을 이야기하는 뮤지컬 '렌트'는 브로드웨이의 비주류 측이었던 젊은 관객을 끌어들였고,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동시에 석권하였다.

3년 전 진행된 뮤지컬 '렌트'의 지난 시즌은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활기를 가장 근접하게 표현한 프로덕션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러한 높은 평가의 중심에는 앤디 세뇨르 주니어가 있었다.

1997 년에 ‘엔젤’ 역으로 이 작품과 첫 인연을 맺은 그는, 2011년에 '렌트'의 오리지널 연출 담당이었던 마이클 그리프와 함께 리바이벌 공연 협력연출을 맡으며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작품의 연출로 참여하며 해당 뮤지컬의 정신을 계승해 왔다.

뮤지컬 '렌트'의 9번째 한국 프로덕션을 위해 한국을 올해 다시 찾은 그는 “2023년 오디션에서 놀라운 재능과 열정이 펼쳐져, 작품의 끊임없는 힘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오디션 참가자의 노력에 많은 자극과 영감을 받았고 이 작품이 배우와 관객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라며 이번 시즌 오디션에 대해 평가했다.

“새로운 멤버와 기존 멤버가 함께하는 이번 프로덕션에선 조화롭고 다이내믹한 앙상블을 기대하고 있다. 이 작품은 배우들 사이의 연결에 기반하며 다양한 경험을 가진 배우들이 작품에 신선한 에너지와 진실성을 불어넣을 것이라 확신한다"라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 또한 전했다.

뮤지컬 '렌트'의 2020년 프로덕션 공식 포스터/(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렌트'의 2020년 프로덕션 공식 포스터 (사진=신시컴퍼니) 

2020년의 프로덕션은 어떤 캐스트 조합으로 보아도 믿고 볼 수 있다는 평을 받으며, 대한민국 뮤지컬계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었다. ‘송스루(Sung-through)’ 뮤지컬이기 때문에 음악 하나하나의 완성도가 중요한 작품인 '렌트'의 지난 시즌 배우들은 조나단 라슨의 곡을 음악적으로, 더 나아가 드라마적으로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주연 배우들뿐만 아니라 조연 및 앙상블까지 완벽한 호흡을 보였던 3년 전의 프로덕션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공연한 '렌트'의 프로덕션 중 원작에 가장 가까운 공연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지난 시즌 캐스트 중 장지후, 정원영, 배두훈, 김호영, 전나영, 정다희 배우가 같은 배역으로 돌아왔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배우들도 있다.

지난 시즌 ‘베니’ 역을 맡았던 배우 임정모는 오디션을 통해 콜린 역으로 새롭게 합류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임정모 배우는 “지난 시즌 '렌트'를 하면서 무엇도 차별하지 않고, 누구도 깎아내리지 않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배웠어요. 그래서 다시 한다면 꼭 함께 하고 싶었어요. 특히 엔젤과 콜린의 이야기가 너무 아름다워서 이번엔 콜린으로 오디션을 봤습니다. 콜린을 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좋아하는 작품인 만큼 잘해내고 싶어요.”라며 새 배역을 맡게 된 소감을 전했다.

앙상블에서 '조앤' 역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된 배수정 배우는 “지난 시즌 앙상블과, 조앤 커버를 했어요. 이번에 새로 오디션이 진행될 때 ‘모린’ 역으로 지원했지만 연출이 저에게 ‘조앤’을 제안했고 최종 캐스팅이 됐습니다. 정다희 배우가 워낙 잘해서 부담도 되지만 즐기면서 열심히 잘 해내야겠다 다짐하고 있습니다.”라며 새로운 조앤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로저’의 시니컬하고 고독한 느낌을 잘 표현한 백형훈을 비롯하여, ‘미미’ 역의 김환희, 이지연, 그리고 ‘모린’ 역의 김수연은 요즘 세대에 걸맞게 과감하고 용기 있는 표현들을 선보이며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디션장을 걸어 들어오는 순간부터 엔젤의 모습이었다는 조권은 처음 맡는 역할답지 않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주었고, ‘콜린’의 따듯한 목소리를 재연한 윤형렬 배우 또한 마찬가지였다. ‘베니’ 역의 구준모는 배우의 특성을 살려 초반엔 악역으로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친구를 사랑하는 면모를 보여주는 ‘베니’의 캐릭터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며 캐스트에 최종 선발되었다.

2000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처음 한국에 상륙한 뮤지컬 '렌트'는 문화적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며, 열광적인 뮤지컬 팬 문화를 만든 최초의 작품이 되었다.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2011년까지 공연되었고,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20년에서야 다시 공연되었다.

그해 여름은 '렌트'가 처음 공연된 1996년의 뉴욕과 비슷했다. 바이러스로 도시는 어질러졌고, 관객을 만나야 하는 아티스트들 중 여럿은 실직자가 되었다. 불안한 환경 속에서 시작되었지만, '렌트'는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막을 내릴 때까지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갔다.

2020년에 이어, 올해 ‘마크’ 역으로 다시 돌아온 정원영은 “코로나로 인해 마지막 공연이 찢겨 나간 2020년은 그마저도 ‘렌트’스럽다 생각해요. 그동안 빨리 이 작품이 다시 돌아오길 기다렸는데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다시 이 작품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합니다”라고 올해의 '렌트'프로덕션을 다시 만난 소감을 전했다.

이 작품의 원작인 ‘라보엠(La Bohême)’은 프랑스어로 보헤미안이라는 뜻이며, 이는 집시를 의미하는 말이다. 다만 19세기 후반 사회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방랑자, 자유분방한 예술가, 문학가들을 일컫는 말로 승화되었다.

이렇듯, 예술과 가난한 삶 속에서 고통을 겪으며 성장하는 젊은 청춘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라보엠’은 1996년 '렌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고, 원작 ‘라보엠’의 탄생 이후 100년 넘게 지났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젊은이들의 치열한 삶이 계속되는 한, 시대가 바뀌어도 이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렌트'는 언제나, 이보다 더 시대적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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