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희곡 바탕, 뮤지컬 재탄생
록 스타일 강렬한 음악, 무대 위 시청각 효과 돋보여
박정원, 주다온, 정재환 등 출연
11월 26일까지 대학로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

사진=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공연 장면 / 뉴프로덕션 제공
사진=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공연 장면 / 뉴프로덕션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희곡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가 연극이 아닌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원작이 가진 이야기의 힘에 탁월한 음악이 덧입혀지니, 성공적인 재창조라 할 만하다.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는 돈 파블로 맹인학교를 배경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던 재학생들 사이로 별빛을 동경하는 전학생 이그나시오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스페인 작가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다. 

학교라는 안전망 속에서 사랑, 우정을 경험하는 것이 행복이라 믿는 까를로스, 학교 밖 불행으로 가득한 진짜 현실을 마주하고 희망을 찾는 이그나시오. 맹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두 사람의 관점 차이로 인한 갈등과 신념의 변화가 주를 이룬다.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은 서서히 증폭돼 극한으로 치닫는다. 

사진=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공연 장면 / 뉴프로덕션 제공
사진=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공연 장면 / 뉴프로덕션 제공

그 끝에 관객이 마주하는 건 어둠 속에서 발견되는 진실. 과연 본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볼 수 없다면, 혹은 보고도 못 본 체한다면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차별과 불평등 속 믿음과 진실을 키워드로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이번 작품은 연극이 아닌 세계 최초의 뮤지컬 버전 공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결국 어떤 음악을 입혔을지가 궁금한 대목.

넘버는 김은영 작곡가의 손에서 탄생했다. 다채로운 장르적 구성을 갖춘 가운데, 특히 '모두 장님이니까' 등 록사운드 기반 넘버들의 강렬함이 돋보인다. 극중 인물들의 대립을 강조하는 구성이 긴장감을 높여준다.

맹인학교를 소재로 하는 만큼 연출적으로도 시청각적 자극을 주는 부분에 신경 썼다. 시각장애인 지팡이를 활용한 움직임과 사운드 효과, 상황에 맞게 조절되는 조명 효과 등으로 관객의 동화를 유발한다. 짧은 순간 간접적으로 그들의 입장을 경험하게 하며 더욱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사진=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공연 장면 / 뉴프로덕션 제공
사진=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공연 장면 / 뉴프로덕션 제공

배우들의 시각장애인 연기도 눈길을 끈다. 앞서 성종완 연출은 “모든 장면마다 인물의 시선과 감각 등을 설정하는데 부단히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대로, 배우들의 시선 처리와 손동작, 동선 등이 디테일하게 구현됐다. 보이지 않는 '척'하는 것이 아닌, 정말로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아쉬운 점은 대사의 톤. 상당수 대사가 문어체 성향이 강해 다소 어색하고 오글거리는 느낌이 있다. 조금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풀어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한편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는 오는 11월 26일까지 대학로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에서 공연된다. 까를로스 역 박정원, 양희준, 노윤, 후아나 역 한재아, 주다온, 이그나시오 역 정재환, 홍승안, 윤재호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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