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자연적 현상 다룬 미스터리극...마니아에겐 기시감도
대화, 음향, 마술 효과...촘촘한 서사, 연출로 긴장감 높여
아이비, 김지철, 방진의, 차용학 등 출연
9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이 서스펜스를 한가득 채워 한국 초연 무대를 펼치고 있다. 극이 끝나면 다시 앞을 돌아보고 싶어지니, 최소 두 번은 봐야 하는 극이 아닌가 싶다.

'2시 22분 – A Ghost Story'(이하 '2시 22분')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두고 펼쳐지는 두 커플의 대화로 이뤄진 작품이다. 202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으며, 한국어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귀신, 혼령, 엑소시즘 등 초자연적 현상을 소재로 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인물들이 겪었던 초자연적 사건이 소개되기도 한다. 관객 입장에서는 그들의 모임에 초대돼 함께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이 같은 장르라면 긴장감 유지가 관건이다. '2시 22분'은 이 점에서 분명 성공적이다. 2시 22분마다 반복되는 기묘한 현상, 그 실체는 무엇일지 추리하게 하며 끝까지 긴장감을 붙든다. 

다만 해당 장르의 마니아에게는 반전과 결말이 다소 싱거울 수 있겠다. 그럼에도 극이 끝나면 뭉클한 잔상이 남는다는 점에서는 인상적이다. 또한 촘촘히 짜인 대화와 서사 덕에 처음부터 다시 보며 놓친 부분들을 찾아내고 싶은 욕구가 들기도 한다.

연출적으로는 음향 효과를 위주로 텐션을 유지한다. 특히 적절한 타이밍에 터지는 여우의 울음소리는 관객을 놀라게 하기 충분하다. 그러나 이 같은 반응을 싫어하는 관객이라면 썩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초자연적 현상을 무대 위에서 구현하기 위해 마술적 효과들도 준비했다. 마술사 이은결이 매직컬 디렉터로 참여했다. 극 후반부 펼쳐지는 일종의 마술쇼는 극의 하이라이트. 몰입도를 최상으로 높이며 작품에 대한 만족도도 함께 끌어올린다.

극은 네 인물이 펼치는 대화가 주를 이룬다. 일상적인 대화 속에는 인물들의 과거뿐 아니라 사건의 내막을 알 수 있을 만한 복선도 숨어 있다. 긴장감 조성은 기본, 유머도 곁들여 대화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믿느냐 믿지 않느냐를 두고 첨예한 논쟁이 펼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누구보다 내 편이어야 할 아내, 남편에 대한 믿음.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사진=연극 '2시 22분 – A Ghost Story' 공연 장면 / 신시컴퍼니 제공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태훈 연출은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건 '소통'이 아닌가 싶다"라며 "믿지 못하는 것들을 믿어주는 것.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 세상 살아가면서 필요한 소통에 대한 질문들을 하고 있는 작품이다"라고 전했다. 인물들 사이 관계의 균열과 믿음의 변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 요소다.

제니 역 아이비와 박지연, 샘 역 최영준, 김지철, 로렌 역 방진의, 임강희, 벤 역 차용학, 양승리가 출연한다. 워낙 무대 경험이 많은 배우들이다 보니 특별히 개개인의 연기력을 논할 필요는 없겠다.

대신 벤 역할을 주목해 보길 권한다. 어리숙한 모습에서 나오는 의도치 않은 코믹함이 있다. 때론 날카롭고 논리적인 면도 있어 제대로 반전 매력을 뽐낸다.

한편 '2시 22분'은 오는 9월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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