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연극 '모범생들'이 2년 만에 돌아왔다.

연극 '모범생들'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특목고 고3 학생들을 통해 비뚤어진 교육 현실과 비인간적인 경쟁 사회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그리고 이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는 욕망이 과연 그들 자신의 것인지, 그 모습을 통해 우리는 과연 정당하게 내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2007년 초연 이후로 계속된 질문 속에서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씁쓸함은 더해졌다. 연극 '모범생들'은 2015년 다시 질문을 던진다.

'백색 누아르'를 표방하는 이 작품에는 일반적인 누아르 영화에 등장할 법한 조직 폭력배, 마약 밀매단, 총격전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보다 더한 '무폭력의 폭력'이 있을 뿐이다. 자신의 욕망인지 사회에게 강요받은 욕망인지도 모른 채 신분상승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사회에 의한 또는 스스로에 의한 '백색 전쟁'을 치르는 듯 보인다.

이렇게 현실 비판이라는 진중한 주제를 다루는 긴장감 속에서도 곳곳에 포진된 적재적소의 유머들과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네 명의 캐릭터들이 뱉어내는 현실감 넘치는 대사들의 절묘한 합이 그 무게를 반감하며 극의 균형을 맞춘다.

이번 '모범생들' 공연에선 책상 4개와 의자 4개가 전부인 최소한의 무대세트로 다양한 극적 상황을 표현하고, 이전 공연에선 볼 수 없었던 다채로운 컬러의 교복으로 더욱 세련되고 감각적인 의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배우들의 통일된 군무로 극을 빠르고 리드미컬하게 전개했던 안무는 드라마를 더욱 살리기 위해 일상적인 움직임이 강화된 안무로 수정됐고, 안무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음악과 효과음 또한 긴장감 있게 보완돼 극의 강렬한 에너지를 더한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대훈, 김슬기, 강정우, 김지휘, 박성훈, 강영석, 문성일, 강기둥, 오인하, 양승리 ⓒ 이다엔터테인먼트
이례적으로 비공개 오디션을 통과한 10명의 배우가 다 함께 본 연습 전 리딩을 통해 배역에 맞는 목소리와 연기를 바탕으로 배역을 정해 보다 안정적이고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다.

냉정한 모습 뒤에 그릇된 열등감을 가진 '명준' 역에는 배우 박성훈과 강기둥이 캐스팅됐다. 넉살 좋고 현실적인 모습으로 극의 감초 역할을 하는 '수환' 역은 김슬기와 김지휘가 맡았다. 무식하고 주먹 꽤 쓰지만 가장 진정성 있는 남자 '종태'역에는 최대훈, 양승리, 오인하가, 상위 0.3%로 범접할 수 없는 우월함을 가진 '민영' 역에는 강정우, 문성일, 강영석이 캐스팅돼 10인 10색의 연기를 보여준다.

연극 '모범생들'은 오는 8월 2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한다.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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