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니토드' 넘버 어려워...무대서 가사 실수도"
"역할 크기, 분량 중요하지 않아...책임감 커져"
지난해 뮤지컬'스위니토드', '여신님이 보고 계셔', '엘리자벳' 등 5개 작품 활약

①에 이어서...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안소니 역 배우 진태화 캐릭터포스터 / 오디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안소니 역 배우 진태화 캐릭터포스터 / 오디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작품의 톤과 상반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힘든 건 음악이었다. 스티븐 손드하임이 만든 '스위니토드'의 넘버는 불협화음의 미학을 자랑한다. 반면 배우들에게는 극악의 난이도. 진태화는 "다음 시즌 제의가 들어온다면 고민을 할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음악이 너무 어려워요. 보통의 작품들은 오케스트라 음 안에 제 노래가 들어가죠. 화음이나 멜로디로 도와주고요. 근데 이건 그런 게 하나도 없고 오히려 방해해요. 불협화음이 아름다운 작품인데 무대에서 부르는 배우들은 너무 힘들어요. 또 빠른 박자 안에 전달해야 하는 가사 수도 너무 많고요. 첫 공연 때는 가사 실수도 했어요. 그래서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안소니 역 진태화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안소니 역 진태화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하지만 어려운 일을 해낼수록 얻게 되는 건 더욱 큰 법. 진태화 역시 쉽지 않은 작품이었지만 이번 '스위니토드'를 통해 배우로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안소니가 무대에서 버티는 순간들이 많아요. 그러다 보면 뭔가 찾으려고 하고. 근데 그게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불필요한 동작으로 채우려고 하게 되거든요. 어느 지점에서는 그걸 덜어내는 것들이 필요하더라고요. 마냥 다 표현하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책임감도 더 많이 느꼈고요. 역할의 크기, 분량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은 어울리는 역할을 맡았을 때 그 안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자는 게 목표예요."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가수로 먼저 연예계에 데뷔했던 진태화는 2016년 뮤지컬 '드라큘라'를 통해 뮤지컬배우에 도전했다. 이후 대극장, 소극장, 주연, 조연 가리지 않고 매해 2, 3개 작품에 출연하며 실력을 다져왔다.

지난 2022년에는 '차미', '사의 찬미', '엘리자벳', '여신님이 보고 계셔', '스위니토드'까지 5개 작품에 출연하면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냈다. 3개 작품의 연습 혹은 공연이 동시에 진행되기도 했다. 진태화는 이에 뿌듯함을 느끼면서도 적절한 조절이 필요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5개나 했다는 건 그만큼 절 찾아주셨던 거잖아요. 또 오디션 보면서 역할을 따낸 건 경쟁력이 있었다는 얘기고. 그게 또 '스위니토드'였고요. 사실 이번에 오디션 보고 만족스럽지 못해서 낙담했거든요. 근데 합격 후에 어쩌다 보니 3개 작품을 동시에 준비하게 됐어요. 배우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죠. 근데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기도 하고 작품에 지장을 줄 수도 있어서 앞으로 3개를 동시에 하는 건 다시 안 하려고요."

사진=뮤지컬배우 진태화 / 팜트리아일랜드 제공
사진=뮤지컬배우 진태화 / 팜트리아일랜드 제공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지만 잘생긴 외모 때문인지 유독 왕자님 같은 모습이 그의 대표 이미지로 남아있다. 진태화 역시 배우로서 이미지가 고착되는 것에 고민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히려 자신만의 장점으로 승화하고 입지를 더욱 다지고 싶다는 의지도 전했다.

"이미지에 대한 걱정이 있긴 해요. 그래도 모든 작품마다 어울리는 캐릭터가 하나씩은 있다는 거니까 감사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풍월주'나 '록키호러쇼' 처럼 스펙트럼 깰 수 있는 역할들을 맡으려고도 했던 것 같아요.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면 좋은 작품들을 많이 했더라고요. 항상 감사하고 운이 좋았구나 싶어요."

"소, 중, 대극장 가리지 않고 오갈 수 있는 배우라는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물론 끊임없이 고민이 되기도 하지만, 휘둘리지 않고 그 지점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려고 해요. 그러면 모든 분들이 어느 순간 알아주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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