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글파마·꽃무늬 원피스 파격변신에 '허위매물' 농담도
"케이트, 사랑 많이 받았기에 많이 주는 인물"
"과거 다른 선택 했다면? 그래도 뮤지컬로 왔을 것"
"데뷔 10년 차지만 아직 신인...역량 되는 선에서 받아들이려 해"
'이프덴', 오는 2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사진=뮤지컬 '이프덴' 프로필컷, 배우 이아름솔 / 쇼노트 제공
사진=뮤지컬 '이프덴' 프로필컷, 배우 이아름솔 / 쇼노트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배우 이아름솔이 뮤지컬 '이프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특히 '실비아, 살다', '브론테' 등 앞서 선보인 작품들과는 상반된 분위기라 더욱 눈길을 끈다. 이아름솔에게도 이번 작품은 특별한 '도전'이었다.

'이프덴'은 이혼 후 12년 만에 뉴욕에 돌아온 엘리자베스가 선택에 따라 각각 리즈와 베스라는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이아름솔은 엘리자베스의 친구 케이트 역을 맡았다. 

공연에 대한 주변 반응을 묻자 그는 "관객분들이 '허위매물'이라고 하신다"라며 의아한 얘기를 꺼냈다. 알고 보니 '쿨한 뉴욕 언니' 같은 프로필 사진과 달리 무대에서는 뽀글파마에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나와서라고. 그만큼 확실하게 캐릭터 변신을 선보인 그다.

극은 엘리자베스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들의 서로 다른 두 가지 삶을 그린다. 그러나 케이트는 유독 큰 변화가 없다. 이아름솔은 그 이유에 대해 "케이트는 사랑을 많이 받았기에 많이 주는 인물이다. 리즈와 베스 어느 쪽에서든 늘 격려해준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뮤지컬 '이프덴'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사진=뮤지컬 '이프덴'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관객이 보는 것보다도 더 깊이 있게 캐릭터를 연구했다. 창작진과 함께 많은 얘기를 나눴고 '시골 할머니 손에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오남매 중 둘째, 셋째'라는 디테일한 설명에 '이거다!'라며 무릎을 쳤다고 한다. 

"저도 삼남매 중 둘째인데 형제가 많으면 어쩔 수 없는 생존본능이 있는 것 같아요. 케이트도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을 거예요. 그리고 실제로 사랑을 많이 받았을거고.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니 사랑을 많이 줄 수도 있는 거죠. 대도시인 뉴욕에서 유치원 선생을 하는 이유도 거기서 자라는 아이들은 분명 결핍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용납할 수 없어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아름솔은 자신감 넘치고 당찬 모습이 케이트와 닮아 보였다. 그 역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긍정의 힘이 있다"라며 비슷한 부분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렇게 당찬 케이트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있었다. 동성 연인인 앤과의 사랑. 둘은 결혼을 하고, 다투기도 하는 현실적인 연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아름솔은 "유일하게 케이트의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게 앤인 것 같다. 청혼을 하면서도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실눈으로 말한다. 앤 앞에서는 더 조심성이 더 생긴다"라고 전했다.

사진=뮤지컬 '이프덴'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사진=뮤지컬 '이프덴'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이어 동성애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성애자, 동성애자 상관없이 똑같이 사랑이라고 본다"라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히 내가 겪어보지 못한 동성애에 대해 판단하고 과장할 필요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아름솔은 극 중 케이트의 대표곡 '이건 계시야(IT'S SIGN)',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LOVE WHILE YOU CAN)'를 비롯한 넘버에서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내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브로드웨이 작품에서는 흑인 배우가 맡았던 역할이어서인지 소울풀한 매력이 돋보이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그는 "어릴 때부터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등의 광팬이었다. 듣고 부르는 것에 익숙해져서 흑인 보컬의 노래에 접근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력도 많이 했다. 욕심이 많았다. 그래서 늘 학교 수업 끝나면 연습실에서 연습했다. 또 과제를 완벽히 연습하는 것에 대한 쾌감이 있었다. 그런 시간들이 지금 좋은 자양분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뮤지컬 '이프덴' 연습실스케치, 배우 이아름솔 / 쇼노트 제공
사진=뮤지컬 '이프덴' 연습실스케치, 배우 이아름솔 / 쇼노트 제공

극을 보는 관객이라면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는 상상에 빠지게 된다. 이아름솔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는지 묻자 그는 "'그때의 나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을거야'라고 그냥 과거의 나를 응원하는 편"이라고 쿨하게 답했다.

뮤지컬배우가 된 것도 마찬가지였다. 이아름솔은 중학교 3학년 시절 교회선생님이 뮤지컬 '알타보이즈'를 보여준 것을 계기로 뮤지컬배우의 꿈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이후 영화감독을 꿈꾸던 같은 반 친구가 청소년뮤지컬아카데미 광고를 보고 전해주면서 본격적인 배우로의 꿈을 키워나가게 됐다. 

두 차례 결정적인 순간이 그를 뮤지컬배우의 길로 인도한 듯 보인다. 이아름솔은 "운명처럼 하게 된 것 같다"라면서도 "만약 어긋났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다시 연결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확신을 보였다.

사진=뮤지컬 '이프덴'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사진=뮤지컬 '이프덴' 공연 장면 / 쇼노트 제공

2014년 직접 오디션을 보고 참여한 '셜록홈즈'를 첫 데뷔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올해 데뷔 10년 차를 맞았다. 그동안 꾸준히 작품에 참여해왔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이아름솔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건 비교적 최근이다.

지난 2022년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와 '하데스타운'에 이어 올해 '실비아, 살다', '브론테', '이프덴'에 연달아 출연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노래를 시원시원하게 잘한다며 '천둥호랑이여신'이라는 별명도 얻게 됐다.

하지만 이아름솔은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전했다. 그는 "더 무거운 책임감이 생긴 것 같다. 10년 차지만 아직도 신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신중해진다. 역량이 되는 선에서 욕심부리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감사하게도 연락을 많이 주시는데 욕심껏 다 채우기보다는 할 수 있는 선에서 받아들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주요기사
인터뷰 최신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