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창제 후, 용비어천가를 음악으로 완성
5월 국립국악원 다양한 기획 공연 예정

세종의 소리 '여민동락'이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렸습니다.
세종의 소리 '여민동락'이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렸습니다.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지난 21일, 22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세종의 소리 여민동락’ 공연이 열렸습니다. ‘여민동락(與民同樂)’은 맹자 양혜왕장구 하편에 나오는 말로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뜻입니다.

세종대왕은 때의 여민락은 <봉래의>란 악곡에 포함된 곡이었습니다. <봉래의>는 훈민정음을 창제한 후, <용비어천가>를 여민락, 치화평, 취풍형이라는 악곡을 통해 음악적으로 구현한 작품입니다.

<봉래의>는 전인자, 진구호, 여민락, 치화평, 취풍형, 후인자, 퇴구호의 순으로 된 거대악곡이며, 여민락이 한 악곡임을 알 수 있습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은 궁중음악을 전승하는 유일한 국립 예술단체로 이번 공연을 통해 여민락 계통의 4가지 악곡(여민락만, 여만락령, 여민락, 해령)을 연주했습다.

 

당피리 중심의 여민락만, 여민락령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당피리 중심의 여민락만, 여민락령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여민락만(與民樂慢)’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여민락 계열의 음악으로, 조선시대 왕이 출궁할 때, 왕이 밭을 가는 친경례 등에 연주된 곡입니다. ‘여민락령(與民樂令)’은 왕이 환궁할 때, 왕비의 친잠의례 때 연주된 곡입니다. 여민락령에서 해령(解令)이 파생돼 <본령>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여민락만(與民樂慢)’과 ‘여민락령(與民樂令)’은 궁중 행사와 임금의 행차, 왕비의 친잠의례 등에 연주된 곡으로 장중한 느낌으로 연주되며, 두 곡 모두 당피리를 중심으로 사용하는 음악입니다.

국립국악원의 예악당 무대도 궁궐의 모습을 갖추고 있어 연주를 하는 정악단 앞을 걸으면, 마치 조선시대 왕의 느낌을 받을 것만 같았습니다. 

해설을 맡은 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은 조선 전기에는 가사가 있었으나, 조선후기에는 가사가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풍류방에서 연주된 여민락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풍류방에서 연주된 여민락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여민락만과 여민락령이 풍류방으로 퍼져 ‘여민락(與民樂)’이란 이름으로 연주됐습니다. 세종의 정신이 ‘여민동락’이었는데, 풍류방에서 연주된 여민락은 세종의 정신이 구현된 음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민락 전곡은 1시간 20여 분에 달하는 곡이라, 공연에서는 4장과 5장을 연주했습니다. 관악기를 최소화하고 가야금과 거문고의 편성을 늘렸는데, 여민락만과 여민락령을 들어서인지 피리소리가 없었으면 아쉬움을 느낄뻔했습니다.

여민락이 풍류방에서 연주되던 곡이라 정악단도 궁중복식이 아닌 민가의 평상복장으로 연주를 했습니다.

마지막 곡은 여민락 계열의 음악 가운데 가장 늦게 만들어진 ‘해령(解令)’을 연주했습니다. 령(令)을 풀어서(解) 연주한다는 의미로 악곡 이름에 풀 해(解)를 사용합니다. 풀어서 연주한 결과 여민락령보다 긴 음악이 됐고, 음악적으로도 세련된 곡으로 탄생했습니다. 

 

세종의 여민락 정신을 연주한 국립국악원 정악단
세종의 여민락 정신을 연주한 국립국악원 정악단

 

국립국악원은 어린이날 기획공연 <꼬마농부 라비>, 기획공연 <일이관지一以貫之-예술로 꿰뚫다>, 국립민속국악원 <별난 각시>, 창작악단 정기공연 <전통의 재발견> 등의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국악박물관에서는 국악기 개량 60년 회고전 <변화와 확장의 꿈>이 전시 중입니다. 

5월 가정의 달, 국악을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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