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동반자가 된 한순서, 이주희 모녀
오북(오고무), 2021년 대한무용협회 명작무 지정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지난 12일 한국문화의집KOUS에서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평남수건춤 보유자 한순서의 공연이 개최됐습니다.

1941년 평양에서 태어난 한순서는 한국전쟁 발발로 부산으로 피난해 춤에 입문합니다. 천부적인 재능으로 17세에 ‘한순서 무용연구소’를 개소했고, 1970년에는 이화여대 부근에서 ‘한순서 무용학원’을 개원했습니다.

공연에서는 승무(강태홍류), 오랑선, 장고춤, 쌍검대무, 평남수건춤(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오북(오고무), 풍류입춤 등을 선보였습니다.

 

승무(강태홍류)로 공연의 시작을 알린 이주희 교수 
승무(강태홍류)로 공연의 시작을 알린 이주희 교수 

 

승무는 한순서의 대를 이어 춤을 추고 있는 이주희 교수가 공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강태홍류 승무는 속세에 대한 미련을 이기지 못하고 장삼을 벗어 던지고, 북가락으로 번뇌를 쏟아낸 후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인간사를 표현한 춤입니다.

장삼을 벗어 던지고 북을 치다 다시 장삼을 들어 올리는 이주희 교수 뒤에 있는 북이 마치 달처럼 보였습니다. 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차가운 정중동의 마음을 다잡은 느낌이었습니다.

 

화려함과 대중성을 겸비한 오랑선
화려함과 대중성을 겸비한 오랑선

 

오랑선은 화관무(궁중식 복식에 화관을 쓰고 추는 춤)와 무고(무고라는 북을 놓고 추는 춤), 길쌈놀이 형식을 더한 춤입니다. 4명의 무용수가 얽히고설키며 아름다운 선을 만들어냈습니다.

 

한순서의 60년 춤벗인 오미자
한순서의 60년 춤벗인 오미자

 

장고춤은 한순서의 60년 춤 벗인 오미자가 출연해 이번 공연의 의미를 더한 춤이었습니다. 여든이 넘은 무용수의 춤은 그 자체로 감탄할 만한 춤이었습니다.

 

한순서의 평남수건춤
한순서의 평남수건춤

 

검술을 겨루는 듯한 쌍검대무 후, 한순서의 평남수건춤이 이어졌습니다. 한순서의 평남수건춤은 과거 스승이 가르쳐준 대로 허리끈으로 치마를 감아서 묶고 춤을 춰 발 놀음이 잘 보이게 하고 있습니다.

수건을 던지고 당겼다 하는 춤사위가 사람의 마음 같았습니다. 팔순 무용수의 희로애락을 수건에 담아 던졌다 당기며, 삶을 회고하는 듯했습니다.

 

타악의 실력이 중요한 오북
타악의 실력이 중요한 오북

 

이어 1950년 한순서가 창작하고 개인무로 전승되다 2021년 대한무용협회 명작무로 지정된 오북(오고무)를 이주희 교수의 무대로 감상했습니다. 무용보다 타악의 실력이 중요한 오북은 타악의 매력을 마음껏 뽐낸 춤입니다.

마지막은 여인들의 마음을 정중동으로 표현한 풍류입춤으로 모든 공연을 마무리됐습니다. 한순서와 이주희 모녀의 춤은 평남수건춤과 오북의 현재이자 역사였습니다.

 

평남수건춤 커튼콜
평남수건춤 커튼콜

 

한국문화재재단에서는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공연을 열고 있습니다. 따뜻한 봄, 한국문화재재단의 공연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를 함께 느꼈으면 합니다.

(사진=한국문화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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