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태, 해나, 이지혜 회차 관람 후기
5월 8일(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지킬앤하이드' 대결(The Confrontation), 카이(지킬/하이드)사진=오디컴퍼니(주) 제공
'지킬앤하이드' 대결(The Confrontation), 카이(지킬/하이드)사진=오디컴퍼니(주) 제공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2004년 코엑스 오디토리움 국내 초연 당시 3주간의 짧은 공연 기간에도 불구하고 전회 매진되었다고 한다.

원래의 대본과 음악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수정, 각색, 번안이 가능한 논 레플리카 제작 방식을 선택해 기존의 뮤지컬과는 차별화된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이며, 2022년 현재까지 ‘지킬앤하이드’가 국내 관객과의 신뢰를 쌓아올 수 있었던 것도 논 레플리카 제작 방식을 선택해서 일 듯하다. 또 초연 배우가 조승우, 류정한 등 그들이 구축한 지킬/하이드는 어떨까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사람을 관객의 길로 인도했을 것이다. 


'지킬앤하이드' 변화(The Transformation) 전동석(지킬,하이드)/사진=오디컴퍼니(주) 제공
'지킬앤하이드' 변화(The Transformation) 전동석(지킬,하이드)/사진=오디컴퍼니(주) 제공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최고의 배우들에게만 허락된 무대라고 한다. 그만큼 보증된 배우가 연기해야 살 수 있는 노래, 대사이기 때문이다.

지킬은 영국 신사이기에 배우들이 나름 연구한 말투들이 있는 것 같다. 하이드와 최대한 대조되게 보이기 위해 지킬의 목소리와 말투를 나긋하게 하거나 자칫 기름진 느낌까지 낸다. 이를 능글맞게 소화하고 말고는 배우의 역량 차이다.

사실 원작 소설에서 지킬/하이드 역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중년이다. 한국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는 그를 젊고 매력적이며 도전적인 캐릭터로 변형했다. 특히,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에는 없는 ‘I Need to Know’ 넘버를 추가해 드라마를 긴장감 있게 변화시켰다.

배우가 공간을 어떻게 얼마만큼 쓰는지에 따라 관객은 그만큼의 에너지를 받는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예리하게 알아채는 관객들이 있다. ‘오늘 저 사람은 무대에 진심이구나’ 하고 말이다.

많은 기회가 있지만, 기적적으로 예매해 단 한 번의 ‘지킬앤하이드’를 담아 가는 관객도 있다. 관람한 회차에 박은태, 해나, 이지혜 배우와 조연, 앙상블까지. 무대가 습관인 사람들에게서 ‘오늘 저 사람은 진심이구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을까.

 

'지킬앤하이드' 가면1(Facade1) 박은태(지킬,/하이드)/사진=오디컴퍼니(주) 제공
'지킬앤하이드' 가면1(Facade1) 박은태(지킬,/하이드)/사진=오디컴퍼니(주) 제공

고대하던 박은태 배우의 지킬/하이드는 생각보다 더 진중했다. 안구(?) 연기를 참 잘하는 것 같다. 그 멀리서 눈이 굴러가는 게, 시선이 바뀌는 게 보인다.

충분히 호흡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대사와 대사 사이 공백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 또 큰 동작과 표정, 시선은 2층 관객에게 보는 재미를 더했을 것이다.

해나 배우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극 속에서 서럽고 한에 맺혀 있다가 그것을 폭발시키는 데에 뜬금없지 않다. 어느새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인물로 만나고 싶다.

‘지킬앤하이드’가 정말 모든 국민이 모를 정도가 되었을 때 인물의 성별을 바꾸거나 역할을 서로 다르게 연기해 보아도 재밌을 것 같다. 조정은, 최수진, 이지혜 배우처럼 맑고 순수한 목소리가 루시를 연기하는 회차가 이벤트처럼 생기길 바라본다.

 

'지킬앤하이드'뜨겁게 온 몸이 달았어(Bring on the Men) 해나(루시)/사진=오디컴퍼니(주) 제공
'지킬앤하이드' 뜨겁게 온 몸이 달았어(Bring on the Men) 해나(루시)/사진=오디컴퍼니(주) 제공

또 박은태, 카이, 전동석과 함께 1인 2역을 소화해내는 스트라이드/스파이더 역에 김늘봄과 비콘스필드/기네비어 나정숙, 새비지/풀 역에 전걸까지 이들의 연기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앙상블과 주·조연 배우의 호흡은 무대의 완성도를 결정한다.

한편, 지킬/하이드 역 박은태, 카이, 전동석과 루시 역에 선민, 정유지, 해나, 엠마 역 조정은, 최수진, 이지혜, 김봉환, 윤영석, 김늘봄, 나정숙, 황이건, 이형준, 김이삭, 전걸이 출연하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샤롯데씨어터에서 2022년 5월 8일(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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