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The beautiful days', 9월17일부터 9월30일까지 셀로아트에서
미술작품과 문학작품의 콜라보, 무지개를 담은 신작 시리즈 선보여

 

김연수 작가 개인전 'The beautiful days' 전시 리플렛(사진 = 셀로아트 제공)
김연수 작가 개인전 'The beautiful days' 전시 리플렛(사진 = 셀로아트 제공)

[문화뉴스 박준아 기자] 9월17일 추석연휴를 앞두고 김연수 작가의 개인전 'The beautiful days'가 청담에 위치한 셀로아트에서 개최된다.

기억과 감정 그리고 이를 통해 바라본 풍경의 인상을 담은 풍경화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특히, 작년 '갤러리 In'에서 열린 개인전 ‘초록의 기억’을 통해 바람이 담긴 숲, 소리 없는 바다, 구름이 번지는 산의 풍경 등 김연수 작가만의 감성담긴 작품들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바 있다.      

바쁘게 개인전을 준비하던 김연수 작가를 작업실에서 직접 만나 그녀의 작품세계와 풍경에 담긴 이야기들을 나눠봤다. 


 

김연수 작가
김연수 작가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풍경을 그리고 있는 김연수라고 합니다.

 

Q. 그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어릴 때 주변에 미술을 전공하는 언니들이 있어서 배우게 된 게 시작이었어요. 미술을 배우는 게 재밌기도 했고 전공 할 수도 있다는 걸 그 때 알게 됐어요. 

 

Q. 동양화를 석사까지 하신 후에 독일로 유학을 가셨는데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수묵작업을 계속 해오다가 유럽여행을 다녀왔어요. 여행에서 유학중인 선배들도 만나보면서 이런 곳에서 공부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게 됐어요.

그리고 어느 날 그간 해오던 동양화의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재료, 소재 여러 가지면에서요. 새로운 환경으로 떠나고 싶었어요. 그래야만 새로운 걸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고 재료도 완전히 다른 걸 다루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독일은 학비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는 독일로 마음을 급하게 정하고 정말 3개월 만에 갔어요. 사실은 정말 뭘 몰랐기 때문에 갈 수 있었던 거 같아요(웃음). 

 

뮌헨시립조형예술대학 시절 작품과 김연수 작가 (사진 = 김연수 작가 제공 )
뮌헨시립조형예술대학 시절 작품과 김연수 작가 (사진 = 김연수 작가 제공 )

Q. 유학생활은 어땠나요?
즐거운 일도 많았지만 언어부터가 많이 힘들었고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내 인생에 유럽에서 살아볼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 하고 최대한 즐겁게, 열심히 지내려고 노력했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알바를 하는 게 힘들었지만, 생활하는 패턴이 일 중심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림을 그리려고 일한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열중했어요. 

특히 독일학교는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보다 자율적인으로 하는 게 많은 시스템이어서 알아서 작업을 하고 생활패턴을 만들어야 했어요. 이런 경험들이 작가로서의 마음가짐이나 스스로의 규칙을 세우며 생활하는 현재 작가생활의 뒷받침이 된 것 같아요.

 

Q. 왜 풍경화인건가요? 그리고 어떤 풍경을 그리고 있나요? 
유학시절에 제 작업에 대한 회의가 들었던 시간이 있었어요. 다른 유럽친구들과 비교 하면서 왜 나는 나를 담지 못하고 의미 없는 재현밖에 못하는 걸까? ‘미술의 본질’같은 근본적인 생각을 하면서 방황했어요. 

그림도 손에 안 잡히고 한동안 다른 도시로 여행으로 자주 갔는데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기차나 버스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경들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게 계기가 돼 ‘기억 속에 든 풍경’들을 꺼내서 캔버스에 담기 시작했어요. 

그 풍경들은 사진으로 기록한 걸 재현 하는 것이 아니라 제 기억으로 그리기 때문에 당시 풍경인지 정확하지 않고 ‘그럴 듯하게 보이게’하는 그림을 그리게 되요. 어떤 때는 나무를 그리면서 이 나무가 실재했는지 모르지만 당시의 기억을 재현하면서 나무를 그리는 거죠. 

그런 방법이 당시 풍경에서 받았던 인상, 감정들을 그림에 담아 제 ‘사적인 풍경’을 그리게 됐어요.

 

Q. 요즘에 그리는 그림엔 어떤 게 있나요? 
작년에 초록색의 그림들을 많이 그리게 됐고, ‘초록의 기억’이라는 개인전을 열었어요. 감사하게도 그 작품들로 많이들 기억해 주신 것 같아요.

사실 이번에 하는 전시도 소설책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책과 연계해서 전시를 하는데 제목처럼 제가 그렸던 숲과 연결 돼 선정된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에도 계속 초록색으로 그리면 정말 초록색만 쓰는 작가로 기억될 것 같아서 다른 걸 그리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최근 여행지에서 '무지개가 뜬 노을 진 하늘'을 보게 됐어요. 정말 너무 예뻤고 행복했던 기억을 담아 그 풍경을 그리고 있어요.(웃음)        

 

작품 '어느 아름다운 날' 앞의 김연수 작가(사진 = 김연수 작가 제공)
작품 '어느 아름다운 날' 앞의 김연수 작가(사진 = 김연수 작가 제공)

Q. 이번 개인전에서 무지개를 담은 신작들도 볼 수 있는 건가요? 이번 전시는 어떤 전시인가요?         
네. 이번전시에서 위에서 말씀드렸던 '노을진 하늘의 무지개'를 그린 신작들도 전시합니다. 

이번 개인전 ‘The beautiful days'는 출판사 민음사와 함께 ‘오늘의 젊은 작가’라는 프로젝트로 이루어진 전시에요.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전시고, 저는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이신 조해진 작가님의 장편소설 ‘아무도 보지 못한 숲’과 함께 전시하게 됐어요. 문학작품과 미술작품의 콜라보로 이루어진 흥미로운 전시에요.

 

Q.끝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으신가요?
뻔한 말이지만(웃음) 내공이 있게 오래가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주위, 사회, 사람이나 흐름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오롯이 있을 수 있는 작가로. 또, 그럴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배우 윤여정씨처럼요.(웃음)  


여행지의 이국적인 광장, 어릴 적 살았던 어딘지도 까먹은 옛날 집, 시골집 마당 등 평범하지만 누구에게나 추억 속 특별한 각자의 풍경들이 있다.

김 작가의 풍경에서 나무는 흐릿하게 경계가 지워져 휘청이고, 바다의 소리는 사라져 적막하다. 때로는 바람이 굽이굽이 숲을 훑으며 초록색 산을 뒤흔든다. 

이런 특별한 풍경을 마주하며 관객들은 작가가 느낀 당시 감정을 함께하거나 관객들 저마다의 풍경을 빗대어 추억여행을 하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한편, 청담의 네이처 포엠에 위치한 셀로아트는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조해진 장편소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과 김연수 작가의 작품들을 뷰티풀데이라는 이름으로 9월 17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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