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영 예술감독 첫 안무작, 국립무용단과 함께 선보아는 ‘현대적 한국무용’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환경 파괴와 인간의 삶의 방식 등 질문

2일 오후 열린 '다섯 오' 프레스콜 2막 시연 장면/사진=문화뉴스 
2일 오후 열린 '다섯 오' 프레스콜 2막 시연 장면/사진=문화뉴스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국립무용단이 2일부터 5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동양의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접목한 신작 '다섯 오'를 초연한다.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손인영의 첫 안무작인 '다섯 오'는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손 안무가의 시선을 담았다. 

 

손인영 안무가/사진=국립극장 제공
손인영 안무가/사진=국립극장 제공

 

2일, 국립에서 열린 '다섯 오' 기자간담회에서 손 감독은 "개인적으로 미세먼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그렇게 우리 삶이 피폐해졌다. 이런 문제의식을 작품에 담아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전통과 현대 중 어느 장르에 더 가까운지,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전통이 담긴 무대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위해 어떤 식으로 착안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전통은 전통대로 현대는 현대대로 가르기보다 택견의 힘과 승무의 날림 등을 잃지 않고 보일 수 있도록 하였고, 전통이라는 느낌이 안들 게 하면서도 들게끔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일 오후 열린 '다섯 오' 프레스콜 2막 시연 장면/사진=문화뉴스 
2일 오후 열린 '다섯 오' 프레스콜 2막 시연 장면/사진=문화뉴스 

이어 “결국 전통의 호흡이 느껴지지 않으면 현대 속에서 한국의 것을 보여줄 수 없기에 현대와 전통, 나누지 않고 정의하지 않고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신작 ‘다섯 오’는 인류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동양철학의 기본 원리 중 하나인 음양오행과 접목했다. 

무대·의상·영상디자인을 맡은 정민선 미술감독은 반사가 잘 되는 댄스플로어를 활용해 이면의 세상이기도, 거울 속 또 다른 현실을 보여주는 듯한 공간을 연출했다.

 

정민선 미술감독/사진=국립극장 제공
정민선 미술감독/사진=국립극장 제공

정 감독은 "목, 화, 수, 토, 금은 대표적으로 사계절을 상징하는 원소로 상생 관계를 이룬다"면서 "목은 초록색, 화는 붉은 색, 수는 푸른색이지만 동양에서는 검은색과 흰색, 토는 원톤으로 말한다. 이후 금이 나오고 음양은 색깔보다는 형태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무대는 근본으로 돌아갔다. 사람으로 인해 자연이 훼파된 과정, 치유와 회복의 소망을 꿈꾸는 무대는 결국 ‘사람’이 움직이고, 해내야 할 일임을 말하고 있었다. 

이러한 주제는 음악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주목받은 라예송이 참여해 음양오행의 상징성을 담은 음악을 새롭게 작곡했다.

라예송 음악감독/사진=국립극장 제공
라예송 음악감독/사진=국립극장 제공

라예송 음악감독은 “처음에 이야기를 듣고 무용수분들의 동장이나 안무를 보면서 생각도 많이 했지만, 음양오행에서 각 가지 가지고 있는 요소를 음악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했다. 본 공연에서 라이브로 진행하려고 했지만 무대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 연주자들이 라이브로 연주한 것을 그대로 녹음했기에 더 생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막과 장의 순서에 따라 이전에 나온 악기가 다음 막에 등장하지 않도록 했고, 결국 마지막에는 사람의 목소리로 마무리 된다”고 언급하며, 인격이 등장함으로 우리들의 책임이 뒤따름을 밝혔다.

 

2일 오후 열린 '다섯 오' 프레스콜 2막 시연 장면/사진=문화뉴스 
2일 오후 열린 '다섯 오' 프레스콜 2막 시연 장면/사진=문화뉴스 

무용수 장윤나는 손인영 예술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감독님(손인영 예술감독)께서는 목(木)이면 목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형상을 몸으로 그려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셨고, 추진하셨다. 작은 불씨가 큰 불길로 타오를 때의 과정 속 형상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연습했다”고 말했다.

박기환 무용수는 “코로나로 소수끼리 연습을 해야 했는데 좀 더 밀착되다 보니 세밀한 지도를 받았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며 동작이나 움직임을 예측하지 말고 서로가 주고받은 에너지를 측정하지 말고, 부딪혀도 부딪히는 대로 하라고 했다며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2일 오후 열린 '다섯 오' 프레스콜 2막 시연 장면/사진=문화뉴스 
2일 오후 열린 '다섯 오' 프레스콜 2막 시연 장면/사진=문화뉴스 

무대에 오르는 '다섯 오'는 환경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작은 위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끊임없이 자연을 개발하려는 인간의 욕심에 일침을 가하면서 자연의 중요함을 깨닫게 하는 것 같았다. 한편, '다섯 오'는 오는 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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