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아리아로 꾸며진 축약버전 오페라 '카르멘'
매월 둘째 주 목요일에 만나는 마티네 콘서트

매월 둘째 주 목요일에 열리는 '11시 콘서트'
매월 둘째 주 목요일에 열리는 '11시 콘서트'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11시 콘서트>는 예술의전당이 2004년 9월부터 시작한 시리즈 마티네 콘서트다. 매월 두 번째 목요일에 개최되고 있는데, 6월에는 오페라 ‘카르멘’을 올렸다. 정통 클래식 연주에 친절한 해설을 덧붙이는 것이 특징이지만, 이번에는 오롯이 오페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설을 생략했다. 

6월 마티네 콘서트에서는 축약버전의 콘서트 오페라로 우리 귀에 익숙한 ‘하바네라’, ‘집시의 노래’, ‘투우사의 노래’, ‘꽃노래’ 등의 아리아들이 함께 했다. 

 

장미꽃을 나눠주며 관객과 소통한 카르멘 역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장미꽃을 나눠주며 관객과 소통한 카르멘 역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오페라 ‘카르멘’은 카르멘과 그녀를 사랑한 돈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다. 1875년 초연됐을 때, 파리의 공연계는 패닉에 빠졌었다. 당시 집시는 최하층에 속했고 범죄에 연루되는 일도 잦았다. 익숙하지 않은 소리를 콘서트홀이나 오페라극장 같은 제도권 안으로 들여오는데 반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19세기에는 사실주의 경향이 강했지만, ‘카르멘’에서 유독 심하게 도드라졌다. 원인을 찾는다면, 사회계층 중 가장 낮게 인식된 이유도 있을 듯하다. 

오페라가 시작되기 전, 서곡(극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곡, 서곡이 없는 오페라도 많다)이 흐르고 미카엘라, 돈 호세, 카르멘이 등장한다. 

 

카르멘을 사랑한 돈 호세. 사랑도 소비로 인식하는 카르멘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카르멘을 사랑한 돈 호세. 사랑도 소비로 인식하는 카르멘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미카엘라는 돈 호세와 약혼한 사이다. 정숙한 여성이고 돈 호세를 사랑하지만, 돈 호세는 집시인 카르멘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그녀를 체포해야 할 돈 호세는 카르멘의 유혹에 넘어가 카르멘을 풀어준다. 이 죄로 돈 호세는 두 달간 영창살이를 하게 된다. 

돈 호세는 카르멘을 찾아가고, 카르멘은 돈 호세와 함께 하겠다고 했다. 돈 호세는 군으로 복귀해야 하지만, 이를 거부하고 카르멘과 여정을 떠난다. 카르멘에게 호감이 있던 건 돈 호세만이 아니었다. 카르멘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투우사 에스카미요. 배경이 된 스페인의 색을 더 진하게 만들어주는 ‘투우사의 노래’가 매력적으로 들렸다. 

 

비극으로 끝난 돈 호세와 카르멘의 사랑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비극으로 끝난 돈 호세와 카르멘의 사랑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군인에게 밀수꾼으로 전락한 돈 호세. 카르멘에게 모든 마음을 다하지만, 카르멘은 돈 호세에게 싫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때 약혼자인 미카엘라가 찾아와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한다. 호세는 미카엘라와 길을 떠나고, 둘은 이별하게 된다. 하지만 호세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카르멘이 있었고 투우장에 찾아가 카르멘에게 사랑을 호소한다. 카르멘은 호세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고, 결국 호세는 카르멘의 가슴에 칼을 꽂고 만다. 

카르멘 역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돈 호세 역의 테너 박지민의 연기가 돋보인 ‘카르멘’이었다. 

 

오페라 '카르멘' 커튼콜
오페라 '카르멘' 커튼콜

 

삶에서 감정 소비가 많은 것 중 하나가 연애다. 밀당의 귀재인 카르멘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았지만, 호세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삶을 살았다. 내가 나로 살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비극 카르멘을 통해 반추할 수 있었다.

한편,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는 7월 8일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 8월 19일 뒤카 ‘마법사의 제자’로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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