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전동석 작년 이어 더 강렬한 '드라큘라'로 돌아와...
NEW '드라큘라' 배우 신성록의 매혹적인 도전
8년 만에 돌아온 선민의 녹슬지 않은 음색으로 관객들의 귀 사로잡아
연이은 코로나 확진자로 개막 늦춰져
8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뮤지컬 '드라큘라' 포스터(김준수, 박지연) /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드라큘라' 포스터(김준수, 박지연) /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이제는 한 장르가 되어버린 ‘드라큘라’, ‘뱀파이어’. 어딘가에 실존해 우리와 함께 섞여 살아가곤 있지 않을까,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뮤지컬 <드라큘라>에서는 드라큘라에게 한 번 물리게 되면 이 땅에서의 지옥 같은 영생을 얻게 된다. 죽지 않는 영원한 삶, 그 아우성 속 피어오르는 세기의 사랑이 다시 시작되었다.


'드라큘라' 신성록(드라큘라 역), 믿기지 않는 초연 /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드라큘라' 신성록(드라큘라 역), 믿기지 않는 초연 /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섬세한 소품과 화려한 의상, 찰떡같이 소화해내는 배우들

뮤지컬 ‘드라큘라’의 무대는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이곳저곳으로 안내한다. 안내받는 곳마다 섬세하고 정교한 소품과 무대 장치들이 이질감 없이 관객들을 빠져들게 만든다.

극의 배경으로 보이는 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큘라 성은 섬세하고 정교한 작업을 거쳤다. 19세기 유럽 고딕풍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 장식과 조명 등을 적절하게 배치했다. 무대 양옆, 마리아상을 세로로 정렬해 두었는데, 부담스럽다가도 시대적 설명을 나타내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8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만큼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선민(루시 역) /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8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만큼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선민(루시 역) /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극 중 등장하는 인물들의 의상도 관객들의 집중력을 한층 높인다. 예를 들어 미나의 친구 루시가 결혼한 날 빨간 슬립을 입는다. 드라큘라는 미나를 찾기 위해 루시를 먼저 끌어들이고 그녀의 목을 물었다. 피로 붉게 물든 것 같은 루시는 드라큘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의 강을 건너 드라큘라가 되고 만다.

그 후의 선민(루시 역)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보게되는데, 영원할 수 없는 것을 본능적으로 갈구하는 감정을 인상깊게 표현했다.

순수하고 깨끗한 음색과 절제미로 깊은 내면연기를 선보여준 박지연(미나 역) /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순수하고 깨끗한 음색과 절제미로 깊은 내면연기를 선보여준 박지연(미나 역) /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그와 대조되게 미나는 초록, 푸른 계열의 드레스와 하얀색의 슬립을 입고서 등장하는데 이는 그녀의 순결함을 상징해주기도 한다.

또 극에서 나타나는 박지연(미나 역) 특유의 절제미는 미나라는 인물이 겪는 혼동에 이입하게 한다. 이렇게 캐릭터별 특징을 살린 대조적인 색감들이 설명하지 않아도 극의 서사를 끌어주고 집중시킨다.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다채롭게 등장해 화려한 움직임으로 볼거리 선사

더욱 농염해진 연기로 돌아온 김준수(드라큘라 역)
더욱 농염해진 연기로 돌아온 김준수(드라큘라 역)

뮤지컬 <드라큘라>는 국내 최초 4중 턴테이블 기술 장치를 도입하여 스토리 흐름에 맞춰 무대를 전환했다. 무대 위 거대한 기둥이 턴테이블과 함께 회전하며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연출은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플라잉 기술과 스탠딩 기술을 도입해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긴장감을 연출한다. 

위트비 베이 정원, 묘지, 병원 등 다양한 공간을 현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작품 특유의 미스터리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전한다. 그와 동시에 한 공간을 상하로 나눈 것이 인상적이다.

미나와 조나단이 드라큘라 성에서의 꺼름칙한 분위기를 떨쳐내기 위해 처음 만난 운명 같았던 날을 회상한다. <위트비 베이 Whitby bay>넘버를 부르며 과거의 기억으로 끌려가듯 계단을 끝까지 오르는데, 스크린으로 따듯한 해변이 그 둘을 비춘다. 그리곤 다시 내려와 현실로 돌아오는 괴리감을 계단을 통해 나타낸 점이 인상 깊었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폭넓은 감정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울린 임혜영 (미나 역) /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맑고 청아한 목소리와 폭넓은 감정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울린 임혜영 (미나 역) /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드라큘라에게 한 번 물리면 그와 정신을 교통하게 된다. 한편 사랑하는 여자를 잃고 복수를 꿈꾸는 뱀파이어 헌터 반 헬싱이 이를 이용해 미나에게 최면을 걸어 드라큘라의 위치를 알아내려 한다.

자신을 죽이려는 무리를 피해 관속으로 들어간 드라큘라의 생각을 읽으며 메아리처럼 부르는 <트레인 시퀀스 train sequence> 넘버도 마찬가지로 장소의 구분을 상하로 나누었다.

드라큘라가 들어가 있는 관이 플라잉 기술을 이용해 위에서 내려왔다. 미나는 초점 잃은 눈빛으로 소파에 앉아 있고 그사이에 반 헬싱이 최면을 통해 둘의 정신을 교통시켰다.

이 신을 통해 드라큘라를 향한 미나의 혼란스러운 감정이 극에 달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공허한 미나의 시선 끝에 과연 '드라큘라와의 행복한 엔딩이 있을까?', 싶다가도 허공에 매달려 있는 불안정한 상황인 드라큘라와 주저 앉은 미나의 모습에서 과연 이들의 사랑은 멀고도 험할 것임을 예상해 볼 수 있었다.


한편, 공연을 앞두고 지난달 손준호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뒤 신성록, 전동석, 강태을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며 비상이 걸렸다.

이로 인해 지난 20일로 개막을 이틀 연기한 바 있다. 현재는 모두 완치되어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인지 더 간절하고 애틋한 배우들의 감정이 인물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은 아닌지.

뮤지컬 <드라큘라>는 8월 1일(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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