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만화보다 더 만화 같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극이다."
바야흐로 멀티의 시대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는 드라마, 공연은 일방향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일례로 지난 2월 19일 방송한 MBC 드라마 '킬미힐미'의 14회 방송을 보자. 설을 맞아 출연진들은 방송 도중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드라마에서 배우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은 그간 금기시되었다. 자칫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고 드라마라는 특성을 반감시킨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는 시청자들에게 참신하다며 환영받았다.
시청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것은 비단 드라마와 같은 방송 매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극이 진행되는 연극과 뮤지컬의 경우 그 정도가 드라마보다 오히려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관객 참여'는 여러 공연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음악극 '유럽블로그'의 경우 길거리 공연 장면에서 관객들에게 돈을 걷는 시늉을 하는데, 실제로 관객들의 참여가 더해져 장면이 완성됐다. 공연 기간 중 초콜릿, 과자, 심지어는 현금까지 여러 가지 물건들이 모였고 공연이 끝난 후 일부를 기부하는 훈훈한 결말을 맞았다. 이처럼 극의 장면 장면을 관객과 함께 풀어감으로써 관객의 재미와 호응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소뿔'은 무협 액션 판타지라는 기묘한 장르를 선택했는데, 무대에 설치된 사각의 링 위에서 태권도, 유도, 가라데, 당수도 등이 뒤섞인 무술과 권법을 쇼하듯 선보인다. 극 중 공연감독의 말처럼 작품은 '쇼 연극 퍼포먼스'를 지향하는데,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관객들이 웃다가도 "어라?" 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한다. 이는 관객이 단순히 보기만 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는 스스로 이야기를 연장케 하는 연출 방식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낸다.
관객 참여가 여러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일회적인 이벤트석에서 벗어나 한 장면이 오롯이 관객과의 호흡으로 진행되고 있다. 보기만 하는 연극에서 실제로 참여하고 그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을 선택해 보는 건 어떨까.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