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 영화 '컨택트'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시간 '양기자의 시네픽업'에선 미국(Arrival), 한국(Contact), 일본(Message)의 영화 제목이 모두 다른 아카데미 시상식 8개 부문 후보작 '컨택트'의 10가지 잡지식을 소개합니다. 전 세계에 날아온 12개의 '쉘'. 그리고 그들이 보내는 의문의 신호를 통해 지구에 온 이유를 밝혀야 하는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아담스)와 물리학자 '이안'(제레미 레너)의 이야기를 보여준 영화 '컨택트'입니다.
 
'루이스'와 '이안'을 연기한 에이미 아담스와 제레미 레너는 외계인의 지구 침략을 보여준 코믹북 원작 슈퍼히어로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에이미 아담스는 사악한 '크립토니언'들이 지구를 침략한 '맨 오브 스틸'에 출연했고, 제레미 레너는 '치타우리'라는 외계인들과 '어벤져스'에서 열심히 싸웠죠.
 
이 영화는 '그을린 사랑', '프리즈너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를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첫 PG-13(한국의 12세·15세) 등급 장편작품입니다. 이 영화의 작업이 끝난 후, 드니 빌뇌브 감독은 올해 10월 개봉 예정인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비록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엔 오르지 못했지만, '컨택트'의 음악은 작품에 잘 녹아들었죠. 영화의 작곡가 요한 요한슨은 "감독이 영화를 만드는 중에 같이 음악 작업을 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이 작품은 촬영 전부터 음악을 녹음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프리즈너스'부터 계속된 요한 요한슨 음악감독과 드니 빌뇌브 감독의 케미는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도 이어집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작품의 내용과 관련한 잡지식을 살펴볼까요? 이 영화의 원작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라는 테드 창의 소설 중 단편 '네 인생의 이야기'입니다. 원작에서 '한나'는 산에서 사고를 당해서 죽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 사고는 '루이스'가 미리 알고 있다면 피할 수 있어 보이지만, 오히려 '루이스'가 '사고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이야기의 더 어두운 느낌을 줍니다. 영화에서 '한나'(줄리아 스칼렛 댄)가 병에 걸려 죽는 것과는 다른 내용이죠.
 
'쉘'에 같이 들어갔던 새장 속의 새는 우주선 내의 공기가 안전한지 확인하기 위해 사용된 것입니다. 이는 광부들이 수 세기 동안 사용해 왔던 수법인데요. 'Canary in a coal mine'(탄광 속 카나리아)이라는 이디엄도 여기서 비롯됩니다. 매우 위험한 상황이 닥친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것을 의미가 있기 때문이죠.
 
'루이스'는 '웨버' 대령(포레스트 휘태커)에게 '캥거루'의 어원은 오해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죠. "뭐라는지 모르겠어요"라는 쿡 선장의 일화가 통설로 잡혀 있었는데요. 나중에 '이안'에게 그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하죠. 쿡 선장의 일화는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였지만, 1970년대에 언어학자 존 해빌랜드로 인해 그 어원이 틀렸다는 게 드러납니다. 사실 캥거루라는 단어는 호주 원주민 단어로 회색 캥거루를 뜻하는 'Gangurru(강구루)'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두 외계인은 '애봇'과 '코스텔로'라고 불립니다. 이 이름은 언어유희 개그인 "1루수가 누구야?"로 유명한 코미디언 버드 애봇과 루 코스텔로의 이름을 따온 것입니다. 이처럼 이름으로 언어유희를 준 코미디언을 그대로 외계인으로 이름 붙인 센스가 재밌습니다.
 
한편, '샹' 장군(티지 마) 아내의 유언을 '루이스'는 중국어로 바로 알려줍니다. 바로 "전쟁엔 승자가 없다. 과부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샹' 장군은 '루이스'가 해준 이 말 때문에 지구에 평화가 왔다고 가능했다고 밝혔죠.
 
9번째 잡지식입니다. 영화 속 인물 '한나'처럼 제레미 레너의 성 '레너(Renner)'도 회문입니다. 회문(回文)은 앞에서부터 읽으나 뒤에서부터 읽으나 동일한 단어나 구를 말합니다. 에이미 아담스의 가운데 이름은 'Lou'인데, 이 이름은 'Louis', 또는 'Louise'의 닉네임이기도 합니다. 에이미 아담스는 '맨 오브 스틸'과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로이스 레인'을 맡았고, 이번 영화에서도 '루이스'라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배우 이름부터 치밀한 캐스팅이었습니다.
 
   
 
 
끝으로 영화에서 '루이스'의 딸은 왜 이름을 '한나'로 지었냐고 묻자, '루이스'는 회문이어서라고 답을 하죠. 이것은 영화의 사건들이 비선형적인 타임라인으로 인해 일어나기 때문인데요. 영화의 이야기가 끝이 나면서도 시작하는 테마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한나'의 이름처럼 영화의 시작에 있는 몇 장면들이 끝에 있기도 합니다.
 
'양기자의 씨네픽업'이 올려지는 '시네마피아'는 문화뉴스와 함께 하는 영화 MCN 채널입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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