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셰익스피어의 걸작을 파워풀한 액션·슬랩스틱·유머·속사포식 화술로 바꾼 연극이 온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올해 처음으로 기획된 '스테이지149'의 마지막 작품인 극공작소 마방진의 '칼로막베스'가 12월 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칼로막베스'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원작으로 한 무협활극이다. 연출가 고선웅과 극공작소 마방진의 단원들이 보름간의 합숙과 5개월간 연습을 통해 2010년 10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초연했으며, 2011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받았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는 그 뛰어난 희곡의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언어의 치환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문화 간의 이질감 등으로 인해 본연의 작품을 온전하게 볼 기회가 자주 없다.

'칼로막베스'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대를 한국적 미래 상황으로 바꾸고 액션을 가미하여 원작의 에너지를 온전히 보여준다. 끊임없는 유머와 슬랩스틱을 섞어 맥베스의 무거운 느낌을 상쇄했지만 진지한 비극성은 그대로 유지했다. 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역동적인 칼싸움 역시 '칼로막베스'만의 강점이다.

다만 캐릭터의 이름은 그대로 빌려 기존의 맥베스를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셰익스피어 언어의 미학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우리의 언어감각에 맞게 다시 고쳐졌다. 속사포 같은 언어와 무협적인 미장센의 조화를 통한 스타일리쉬함이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칼로막베스'는 범죄자들이 수용된 세렝게티베이를 배경으로 칼을 들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를 그리고 있다. 전쟁과 처형, 암살 등 야생의 싸움판과 같은 무력적 충돌을 과장되게 그리며 권력을 쥐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가는 한 인간의 야심이 얼마나 천박하고 격조 없는가를 보여준다. 관객은 이를 통해 어리석은 집착의 허망함을 관조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욕망과 원시성을 사정없는 칼부림 안에 담은 '칼로막베스'. 그 속도감과 긴장감 속에 숨은 비극성과 철학적 물음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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