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소주병을 따기 전 우리는 무의식 중에 소주병을 한 번 흔들게 된다. 하지만 이 소주를 흔드는 행동은 생각해보면 매우 이상한 행동이다. 식혜나 막걸리처럼 내부에 다른 내용물이 있는 음료의 경우 먹기 전에 병을 흔드는 행동이 이해가 되지만 소주는 안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흔들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소주병을 흔들게 되었을까?

 

소주병을 흔드는 행동은 소주병이 지금의 모습이 아니던 시절부터 전해져 내려왔다. 과거의 소주병은 뚜껑이 지금과 같은 재질이 안니었다. 과거의 소주병의 뚜껑은 와인병 등에 이용되는 코르크 마개였다.  

 

코르크 마개는 병을 세워서 보관할 경우 코르크가 조금씩 부스러지면서 내부에 코르크 가루가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옛날 코르크 마개를 뚜껑으로 쓰던 소주병의 경우 소주에 코로크 가루가 떠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소주를 따르기 전에 코르크 가루를 제거해야 했고, 병을 흔든 뒤 병 목을 쳐서 소주를 조금 흘려버리는 행동을 하게 되었다. 오늘날에도 하고 있는 소주의 병 목을 치는 행동과 소주를 뒤집어 병 바닥을 치는 행동 모두가 소주 속 코르크 가루를 제거하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 

 

또한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의 설명에 따르면 알칼리 환원수로 만들어진 소주 '처음처럼'의 경우 병을 흔들면 잘게 쪼개진 물 입자 사이로 알코올이 스며들어 일반 목넘김이 부드러워진다고 한다. 

 

이제는 소주병에 코르크 마개가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병을 흔드는 행동이 꼭 필요하지 않게 되었으나 병을 흔드는 행동이나 소주병 목을 치는 행동 등은 술자리의 분위기를 흥겹게 만들기 때문에 오랫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뉴스 콘텐츠에디터 이누리 press@mhns.co.kr